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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황정민 웃음에 몽땅 걸다

‘연극열전2’ 9번째 작품 <웃음의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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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89호 이우인⁄ 2008.10.21 17:22:12

영화배우 황정민이 출연하는 <연극열전2>의 9번째 작품 <웃음의 대학>이 10월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서울 혜화동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전란의 시대에, 쓸데없이 민중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희극을 모두 없애버리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냉정한 검열관이, 웃음에 모든 것을 건 ‘웃음의 대학’이라는 극단의 작가가 쓴 대본을 검열하면서 생기는 7일 간의 해프닝을 그린 작품이다. 한국에서도 상영됐던 영화 <웰컴 미스터 맥도널드>의 일본 작가 ‘미타니 코우키’의 웃음 철학을 그대로 담아낸 작품으로, 1996년 초연 당시 요미우리 연극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후 일본·러시아·프랑스·영국 등에서 끊임없이 공연되며 전세계를 웃음과 감동으로 몰아넣고 있는 걸작이다. 평범 속에서 비범을 낳는 작가, 일본 최고의 스타 작가, 웃음의 연금술사, 웃음을 만드는 천재, 미타니 월드의 교주 등 미타니 코우키에게는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연극학과를 졸업한 미타니 코우키는 재학시절부터 ‘동경 선샤인 보이즈’라는 극단을 결성해 직접 작품을 쓰고 연출하며 기량을 쌓아 왔다. 재기 발랄한 문체와 독특한 상황설정으로 일본에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그는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인정받는 작가다. 미타니 코우키의 작품들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바로 ‘웃음’이다. 그의 작품에는 언제나 상상을 초월하는 해프닝과 그에 따른 웃음이 스며들어 있다. 하지만, 그의 웃음은 단순히 재미만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의 작품에 담긴 웃음 속에는 뭉클한 감동과 씁쓸한 감정이 함께 공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연극보다 영화로 먼저 알려지기 시작했다. 영화 <웃음의 대학>은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영화의 창’부문에 초청돼 관객으로부터 찬사를 받은 바 있다. 대학로에서 공연될 연극 <웃음의 대학>은 <연극열전2>의 일곱 번째 작품 <쉐이프>의 각색과 연출을 맡았던 이해제가 연출을 맡는다. <흉가에 볕들어라> <육분의 륙> <악녀 신데렐라> <몽타주 엘리베이터> <로빈슨 크루소의 성생활> <코코샤넬> 등 그 동안 독특한 작품을 선보여 온 이해제 연출은 다양한 장르의 연극을 기막힌 이야기로 풀어내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그의 작품들은 한국적이며 실험적인 느낌이 많이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쏟아지는 영화배우 황정민과 웃음이 왠지 어색할 것 같은 배우 송영창이 각각 작가와 검열관으로 콤비를 이룬다. 관객 또한 웃겨야 사는 작가 황정민의 기분이 되어 검열관의 변화를 살피는 일이 관람 포인트다. ■ 웃긴다 VS 안 웃어…<웃음의 대학> 두 주인공 “웃음만이 희망을 줄 수 있다” - 웃음에 모든 걸 건 작가 역 황정민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출신인 영화배우 황정민은 극단 ‘학전’에서 연기생활을 시작하여, <지하철 1호선> <의형제> <토미> <브로드웨이 42번가> <나인> 등 다수의 뮤지컬 작품으로 무대에 올랐다. 황정민은 <와이키키 브라더스>(감독 임순례)를 시작으로 영화판에 등장했으며, 동성애를 소재로 한 <로드무비>에서의 인상적인 연기로 2002년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대중에 알렸다. 이후 그는 <달콤한 인생> <너는 내 운명>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사생결단> 등의 작품으로 관객들을 웃고 울리는 대한민국 최고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황정민은 <웃음의 대학>에서 극작가로 분해 억지스러운 검열관의 요구에도 꿋꿋하게 작업하며 결국 검열관까지 웃게 만드는 진정한 예술가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전란 시대에 웃음은 사치다” - 웃을 수 없는 냉정한 검열관 역 송영창 1990년대 후반 극단 ‘산울림’ 단원으로 연기를 시작해 최근까지도 연극·뮤지컬·영화 등의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 연기자 송영창은 최근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서 잔인할 정도로 악랄한 회장 김현태 역을 맡아 소름 돋는 악역을 보여줬다. 또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는 친일파 조선인 갑부 김판주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영화뿐 아니라 연극과 뮤지컬에서도 활발히 활동해 온 그는 2006년 동숭아트씨어터 컴퍼니가 제작한 연극 <노이즈 오프>에서 ‘피’소리만 들어도 현기증을 내며 쓰러지고, 동기를 찾지 못하면 참지 못하는 소심한 남자 ‘필립’ 역을 맡아, 그 동안 선보였던 다소 무거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관객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작품마다 다른 캐릭터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하는 그는 중견 연기자답게 내공 쌓인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미움을 사기도 하고,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한편, <웃음의 대학>에서는 평소 웃음을 모르던 검열관 역을 맡아 천연덕스럽게 무표정한 얼굴로 관객을 웃기고 울릴 예정이다.

■ 웃어서는 안 되는 <웃음의 대학> 이야기 “웃음이 非웃음을 만났다”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 모두가 웃음을 잃어버린 비극의 시대. 극단 ‘웃음의 대학’ 전속작가는 힘든 시대를 살고 있는 관객에게 웃음을 전하기 위한 작품을 공연하려고 검열을 신청한다. 담당자는 이런 시대에 희극 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냉정한 검열관으로, 그는 ‘웃음의 대학’의 문을 닫게 하기 위해 대본 안에 ‘웃음’이 있는 장면은 모두 삭제하라고 강요한다. “검열관 웃음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다” 한편, 작가는 공연 허가를 얻기 위해 검열관의 무리한 모든 요구를 받아들이며 수정하는데, 대본은 오히려 더 재밌어진다. 이러한 놀라운 사실에 흥미를 느낀 검열관은 작가와 함께 희극 대본을 수정하면서, 작가의 열정에 감복하고 웃음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며 마침내 희곡 각본이 탄생하게 되는데, 이 순간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는 전쟁의 조짐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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