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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이 택한‘연극열전2’ 마지막 주자

초연 창작극 <민들레 바람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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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91호 이우인⁄ 2008.11.04 17:29:16

2007년부터 유료 관객 15만 명을 기록하며 숨가쁘게 달려온 ‘연극열전2’의 종지부를 찍을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가 11월 7일부터 2009년 1월 4일까지 서울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열전2’를 통해 연극의 대중화를 이뤄내고 있는 ‘프로그래머’ 조재현이 2007년 연극 <경숙이, 경숙아버지> 이후 약 2년 만에 무대에 서는 <민들레 바람되어>는 신예작가 박춘근과, 조재현과는 20년 지기 선후배 사이 김낙형 연출이 콤비를 이룬 작품이다. 또한, 이 작품은 ‘연극열전2’의 다섯 번째 작품인 <돌아온 엄사장> 이후 ‘연극열전2’가 내놓은 두 번째 창작 초연작인 이유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10월 28일 서울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민들레 바람되어>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조재현은 “‘연극열전2’가 선보인 작품 대부분이 좋은 성과를 낳았기 때문에, 마지막을 장식할 이번 연극의 성과가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마지막 작품으로 검증되지 않은 신예작가의 창작극을 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늘근 도둑 이야기>의 이상우 작가와 북한산을 등반하다 신인작가의 프로젝트도 있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이 쓴 다섯 작품을 추천받아 최종적으로 택한 작품이 <민들레 바람되어>”라며, “형식과 연극성 또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도 마음에 들었다”고 <민들레 바람 되어>의 장점을 덧붙였다. 김낙형 연출은 <민들레 바람되어>를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연극”이라고 정의하며,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있지만, 일련의 사건을 통해 그조차도 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전달한다. 누구나 나이가 들어 인생을 되돌아볼 때, 자신에게도 힘들었지만 아름다운 시절도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연극”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연기자 이한위가 바쁜 스케줄을 뒤로 하고 동네 주민이자 동료 배우 조재현을 위해 연극무대에 선다. 조재현은 “지금 한위 형의 스케줄은 젝스키스가 한창일 때처럼 살인적”이라며 출연을 흔쾌히 받아준 이한위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민들레 바람되어>는 아내를 향한 남편의 독백 형식으로 한 남자의 일생과 사랑 이야기가 이어지는 독특한 구성의 연극이다. 조재현·이한위 외에도 연극배우 이승준·이지하·김상규·황영희가 출연한다. 특히, 황영희는 수목극 최강자 MBC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혁권’(정석용 분)의 임신한 아내로 출연, 주목을 받고 있다. ■ <민들레 바람되어> 등장인물 사랑을 그리워하다 그 사랑을 의심하게 되는 남편 ‘안중기’ 역…조재현/이승준 평범한 은행원이자 한 여자의 남편이며 어린 딸을 둔 아버지인 안중기. 소심한 성격과 어눌한 말투 때문에 아내를 위하는 마음과 달리 곧잘 오해를 받는다. 직장에서의 고됨과 가정에서의 소외감을 위로받기 위해 늘 아내가 머무는 곳으로 향하지만, 듣지 못할 대답만을 가슴에 안고 돌아간다. 평생 한 여자만을 사랑하다 그 사랑을 의심하게 되지만, 의심과 오해로 멀어진 부부의 거리감 속에서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으려 노력한다. 민들레 꽃을 닮은 소녀 같은 아내 ‘오지영’ 역…이지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푹 빠져 딸 이름을 애리라고 지을 정도로 순수한 여자 오지영. 그녀는 멈춰버린 시간 속에 홀로 남아 남편에게 닿지 못하는 마음을 끌어안은 채 늘 한자리에 머물며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의도치 않았던 과거의 사건으로 남편의 일방적인 의심과 자조 섞인 말 앞에 그녀는 ‘미안하다’는 말조차 건네지 못한 채 눈물만 흘릴 뿐이다. 천상 바람둥이 멋쟁이 할아버지 ‘노인’ 역…이한위/김상규 한때 수많은 여자들과 숱한 염문을 뿌리며 인물값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부인의 죽음을 앞두고 평생 변치 않을 것 같던 바람기를 버리고 아내를 돌본다. 부인의 죽음 후에도 용서를 구하기 위해 정성을 다한다. 옛날 일만 생각하면 울컥, 참견쟁이 할머니 ‘노부인’ 역…황영희 너무 잘생긴 남편을 둔 덕분에 마음고생했다. 평생 눈물 잘 날 없는 세월을 보내다,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갑자기 변해버린 남편을 죽는 순간까지도 믿지 않는다. 그러나 죽음 후에도 그 정성의 변치 않음을 알고 마음을 연다. ■ <민들레 바람되어> 줄거리 평범한 은행원인 남편 ‘안중기’(조재현 분)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민들레를 좋아하는 소녀 같은 여자 ‘오지영’(이지하 분)을 만나 결혼해 아이를 낳고, 한평생 그녀를 사랑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자신은 나이가 들어가는 반면, 아내는 젊은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둘의 엇갈린 대화 속에서 조금씩 드러나는 아내의 비밀에 자신이 믿어 왔던 사랑이 진실한 것이었는지, 과연 그 사랑이 존재는 한 것이었는지 혼란스러워한다. 한편, 한평생 애증으로 살아온 노부부가 무덤가에 새로이 들어오고, 남편과 아내는 그들을 보며 많이 늦었지만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 <민들레 바람되어> 웃음 만발 인터뷰 Q&A 10월 28일 서울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제작발표회. ‘연극열전’의 프로그래머이자 배우 조재현을 비롯하여 이한위·황영희·이승준·이지하, 김낙형 연출, 박춘근 작가가 참석한 이날 제작발표회는 평소 연예계의 달변가로 소문난 조재현과 이한위의 입담으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주위의 많은 분들이 (제가) 드라마 2개와 영화를 하고 있으면서 연극을 택한 사실에 대해 불가사의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지만, 관객들을 만날 기회가 저한테 주어진 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런 판을 벌여준 동네 주민인 조재현 씨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이한위).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인 것 같다. 여성 캐릭터와 남성 캐릭터의 매력이 무엇인지? 여성 캐릭터는 제 아내를 생각하고 쓰기 시작했는데, 수정을 반복하면서 어느새 저의 이상형이 되어 있더군요. 남성 캐릭터는 저랑 비슷합니다. 평범하고 소심하고 쪼잔한 면 말이죠(박춘근 작가). 2년 만에 창작극으로 무대에 오르는 소감은? 2년 전 <경숙이, 경숙아버지> 이후 ‘연극열전2’를 계속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대에서 떨어져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은 한 남자의 독특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창작 초연극인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현재 대학로에서 많은 공연이 이뤄지고 있지만, 창작극을 가지고 자체적으로 두 달 이상 공연하는 일은 아마 없을 겁니다. 더욱이 신인작가의 작품을 어떠한 지원도 받지 않고 무대에 올리는 일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연극열전2’는 요즘 무대에 주로 올려지는 외국의 검증된 번역작들과 다르게, 원석과 같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관객들을 만날 겁니다. 배우·연출·관객 모두에게 애정을 갖고 봐주셔야 합니다. <민들레 바람되어>는 ‘연극열전2’가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 장점을 부디 잘 봐주셨으면 합니다(조재현). 이한위씨를 캐스팅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이유요? 없습니다(웃음). 한위 형의 대단한 점은 연극에 완전히 몸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끊임없이 무대에 마음을 열고 겸허한 자세를 가지는 모습입니다(조재현). 조재현씨가 어떻게 말하면서 캐스팅했나? <경숙이, 경숙아버지> 때도 그랬지만, 대본에 제가 분명 뭔가 할 만한 역할이 있으니 제의를 했겠죠. 바쁜데 웬 연극이냐 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조직’이란 하자고 하면 무조건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민하는 건 제가 생각하는 조직의 개념에서 벗어납니다(이한위). ‘연극열전2’의 종지부를 찍는 기분은 어떤가? 떨려 죽겠습니다. 마무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만 드네요(조재현). <민들레 바람되어>의 안중기는 예전에 연기해온 캐릭터와 많이 다른데…. 한번은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가 (저더러) “왜 이렇게 젊으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원래 젊다”고 대답했는데, 또 말을 시키는 거예요. “드라마랑 영화에서는 나쁘게 나오는데 어쩜 이렇게 착하게 생겼냐”고 말이죠. 그래서 “원래 착하다”고 대답했습니다. 읽을 게 있어서 귀찮았지만, 한편으론 (택시에서) 내리면서 기분 좋아 천 원을 더 드렸습니다. 강한 역을 많이 맡아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 동료들은 제가 어떤지 잘 알아요. 그리고 방송에서 남의 차 빌려 타고 기름 안 넣고 돌려주는 등, 제가 짠돌이로 많이 비쳐지는데, 짠돌이의 모습 역시 제 안에 있기 때문에 할 수 있습니다(조재현). 이번 작품에서 새로운 연극 형식을 경험할 거라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남자의 독백 형식이지만, 그 독백은 실은 죽은 아내와의 대화로 진행됩니다. 아내가 결혼하고 나서 얼마 후에 죽게 되는데, 죽은 모습으로 무대에 계속 등장해 일상처럼 행동합니다. 남자가 독백을 하지만 이 독백은 독백 같으면서 대화인 것 같고, 또 대화 같지만 독백인 것 같기도 한 독특한 기분을 느끼게 할 것입니다(김낙형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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