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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뜨거” 연말 퓨전사극 3파전

<쌍화점> <미인도> <1724 기방난동사건> 경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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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96호 이우인⁄ 2008.12.09 12:33:22

<미인도> <1724 기방난동사건>에 이어 2008년 말 퓨전 사극 전쟁에 불을 지피는 영화 <쌍화점>이 12월 30일 개봉을 앞두고 11월 25일 서울 중구 장충동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그 동안 베일에 싸여 온 영화를 한 꺼풀 벗겨냈다. 영화 <쌍화점>은 자유분방한 연인들을 묘사한 동명의 고려가요(고려 25대 충렬왕 때 지어짐)에서 제목을 따 온 것으로, 그 동안 한국 영화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했다. 조선시대에는 ‘霜花店’이란 노래의 내용이 음탕하기 이를 데 없다 하여 ‘남녀상열지사’로 배척됐다. ‘쌍화점’이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는 고려 왕실의 은밀한 이면을 담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고려의 31대 왕 ‘공민왕’에 얽힌 비사에 초점을 맞췄다. <쌍화점>은 고려 말, 대외적으로는 원나라로부터 자주성을 회복하고 내부적으로는 권문세족으로부터 왕권강화를 꾀한 것으로 알려진 공민왕과 그의 재위시절에 존재했다는 특별관청 ‘자제위’(子弟衛)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이 자제위가 <쌍화점>에서는 36인의 미소년 친위부대 ‘건룡위’로 묘사되고 있다. 수장인 홍림 역의 조인성을 비롯하여, 부총관 승기 역의 심지호, 대원인 임주환(한백 역), 여욱환(임보 역) 등 평균 신장 180cm가 넘는 꽃미남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2001), <말죽거리 잔혹사>(2004), <비열한 거리>(2006) 등을 통해 평단과 관객에게 호평을 받은 유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은 <쌍화점>은, <미녀는 괴로워> <사랑>을 통해 흥행과 연기의 맛을 제대로 본 영화배우 주진모가 ‘공민왕’으로 분했고, 조인성이 왕의 호위무사 ‘홍림’으로 출연해 왕후 역의 송지효와 파격적인 정사 신과 노출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 <미인도>vs<1724 기방난동사건>vs<쌍화점> # 퓨전 사극 <쌍화점>이 기대작으로 떠오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11월 13일 개봉한 <미인도>와 12월 4일 개봉한 <1724 기방난동사건>과 더불어 퓨전 사극이라는 점에 있다. <미인도>는 조선시대 최고 화가로 일컬어지는 혜원 신윤복이 ‘여자였다’는 상상력을 더해 그녀(?)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네 남녀의 은밀하고 치명적인 사랑을 그린 센세이션 조선 멜로이다. <미인도>와 같이 조선시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익스트림’ 퓨전 사극 <1724 기방난동사건>은 조선왕조실록에 차마 기록하지 못했던 상상초월 조선의 비사(?)를 영화화했다. 1724년 지금의 시청 앞인 조선의 마포거리를 휘젓고 다닌 ‘물건’들의 웃지 못 할 예측불허 사건들이 펼쳐진다. 이처럼 두 영화가 모두 조선시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반면, <쌍화점>은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쌍화점>은 원나라의 간섭과 왕권의 동요가 만연한 당시 사회상을 풍자한 고려가요를 모티브로 하여, 한때는 뜨겁고 열정적이었지만 차갑게 식어버리는 인간의 감정과, 그로 인해 잉태되는 배신과 운명을 그리고 있다. # 파격적인 노출 및 정사 신 세 작품이 모두 예의를 중시하고 남녀노소의 구별이 지금보다 뚜렷했던 과거를 배경으로 한 퓨전 사극이지만, 요즘 작품들에 비견할 수 없을 만큼 파격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조선의 에로티시즘을 그린 <미인도>는 김민선의 올 누드와, 김남길과 김영호가 펼치는 적나라한 정사 신으로 이미 화제를 모았으며, <1724 기방난동사건>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선시대의 기방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색(色)을 피할 수 없다. <쌍화점> 역시 조인성과 송지효의 파격적인 정사 신과 노출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으며, “<결혼은 미친 짓이다>보다 야하다”고 밝힌 유하 감독의 언급으로 관객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 베테랑 연출자와 배우들의 합작품(?) <미인도> <1724 기방난동사건> <쌍화점>은 국내 굴지의 연출자와 배우들이 합심해 그 순위를 가릴 수 없다. <미인도>의 전윤수 감독은 이미숙·전광렬 주연 <베사메무쵸>로 2002년 제25회 황금촬영상 시상식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의 연출력이 주목받기 시작한 작품은 지난해 300만 관객을 돌파한 <식객>이었다. 전 감독이 그린 아름다운 동양화라고도 칭송되는 <미인도> 역시 개봉 3주 만에 185만 관객 동원에 성공하며 <식객>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인도>에서 에로티시즘에 눈을 뜬 신윤복을 연기한 김민선은 그 동안 많은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했지만, 그다지 주목받는 연기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그는 신윤복의 흔들리는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고, 과감한 노출 연기를 선보여 충무로의 꽃으로 떠오르고 있다. 함께 출연한 김남길·김영호·추자현 등도 <미인도>에서 새로운 연기를 시도해 연기자로써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724 기방난동사건>의 여균동 감독은 배우 겸 감독으로 활약해 얼굴이 가장 많이 알려졌다. 여 감독은 1994년 <너에게 나를 보낸다>로 청룡영화제 신인연기자상을 수상했으며, 연출 데뷔작 <세상 밖으로>로 1995년 제33회 대종상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그는 <맨> <죽이는 이야기> <미인> <여섯 개의 시선> <비단구두> 등의 영화에서 연기자로 혹은 연출가로 활약해 왔다. 여 감독은 <1724 기방난동사건>에서 자신의 주종목인 코미디와 풍자를 녹여냈다. <1724 기방난동사건>의 출연진 역시 화려하다. 이정재·김석훈·이원종 등은 영화판을 너무도 잘 아는 베테랑 배우들이다. 여기에 얼짱 스타 김옥빈은 이 작품에서 과격한(?) 팜므파탈 연기를 선보였으며, 2009년 개봉 예정인 박찬욱 감독의 <박쥐>에서 여 주인공으로 낙점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쌍화점>의 유하 감독은 시인·각본가·연출자 등 다재다능한 실력을 지녔다. 그는 2001년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주목을 받았고, 이후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등을 통해 결혼제도·학교폭력·조폭세계 등 사회의 폐부를 찌르는 문제적 시선과 밀도 있는 연출력으로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구현해 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그는 <말죽거리 잔혹사>로 제40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시나리오상(2004)을, <비열한 거리>로 제2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감독상(2006)을 수상했다. <쌍화점>의 세 주인공 조인성·주진모·송지효는 연예계에서도 특히나 외모가 출중한 인물들로, 특히 조인성은 유하 감독의 전작 <비열한 거리>로 제5회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남우주연상(2006)을 거머쥐며 ‘브라운관에만 통하는 배우’라는 오명을 씻는데 성공했다. 조인성의 <쌍화점> 출연은 유하 감독의 ‘페르소나’로 입지를 굳히는 두 번째 작품이어서 눈길을 끈다. ■ <쌍화점>…인간관계의 원초성 담은 이야기 “사모하는 왕을 시해하려는 음모 세력을 파헤치다” 고려 말, 원나라의 정치적 압박은 거세지고, 정체불명의 자객들은 왕(주진모 분)의 목숨을 위협한다. 어린 시절부터 왕의 최측근에서 호위해온 건룡위의 수장 ‘홍림’(조인성 분)은 그런 왕을 보필하며, 비밀리에 왕을 시해하려는 음모 세력을 파헤친다. 그러나, 왕의 후사문제를 빌미로 원나라의 무리한 요구는 계속되고, 왕권에 도전하는 무리들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왕은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왕후의 남자가 되라는 끔찍한 명을 받들다” 왕의 명령이라면 목숨처럼 따르는 홍림은 왕으로부터 고려의 왕위를 이을 원자를 얻기 위해 왕후(송지효 분)와의 대리합궁을 명령받는다. 망연자실한 홍림과 원치 않는 합궁을 해야하는 비운의 왕후. 그리고, 이들을 불안한 눈빛으로 지켜보는 왕. 충격과 욕망이 뒤섞인 그날 밤, 세 사람의 운명은 서서히 휘청이기 시작한다. “왕과 홍림 사이에 커다란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다” 합궁 이후, 홍림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고, 누구도 끼어들 수 없었던 왕과 홍림 사이에도 균열이 생긴다. 그리고 반역의 음모가 밝혀지면서 왕의 분노는 극에 달한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홍림과 왕·왕후. 이들을 둘러싼 운명의 대서사가 펼쳐진다. ■ <쌍화점> 제작발표회 Q&A 11월 25일 서울 중구 장충동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영화 <쌍화점>의 제작발표회. 유하 감독을 비롯하여 조인성ㆍ주진모ㆍ송지효 등 주연배우가 참석한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국내외 취재진과 해외 팬들까지 대거 몰려 뜨거워진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았다. 세 배우를 캐스팅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인성 씨는 <비열한 거리>에서 맺은 인연으로, 시나리오 단계부터 인성 씨를 염두에 두고 썼습니다. 진모 씨는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이렇게 인연이 됐구요. 지효 씨는 <말죽거리 잔혹사> 때 인연이 있었고, 소박한 몽고 출신 왕후를 잘 소화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캐스팅했습니다. 세 사람 모두 120% 잘해줬기 때문에 만족합니다. 만일, 영화가 잘 안 된다 하더라도, 그건 감독의 문제라 생각합니다(유하 감독). 사극은 첫 출연인데, 어땠나?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컸어요. 특히, 분장과 의상이 저한테 어울릴까라는 생각과, 대사체 때문에 고민했어요. 그래서 감독님에게 늘 의지했고, 감독님도 캐릭터를 저에게 맞춰주셨습니다(조인성). 연기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극중 왕후는 굉장히 강한 캐릭터로 나오는데, 과연 제가 소화할 수 있을까 하고 늘 의문점을 두면서 촬영에 임했습니다. 하지만, 촬영을 마친 후 저를 보면서 스스로 왕후스러워졌다는 생각을 했고, 연기에도 깊이가 생겼습니다. 힘들었지만,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송지효).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나? 이번 작품에서는 지금까지 제가 해온 연기 방식과 욕심을 다 버렸습니다. 영화를 보시면서 저를 다르게 보실 거라 믿습니다(주진모). 시대적 배경으로 고려시대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사극을 많이 보는 편이 아니어서, 사극 촬영 스타일을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개인적으로 변화를 도모해보고 싶었습니다. 고려시대를 택한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고려사의 공민왕 이야기를 보다 자연스럽게 <쌍화점>의 근간이 되는 내러티브(narrative)를 떠올리게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조선시대의 정적인 느낌보다는 고려시대가 다이내믹하고 탐미주의적인 느낌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고려시대에 대한 사료가 많지 않아 전반적으로 상상에 의존했습니다(유하 감독). 여배우로서 노출과 정사 신에 대한 결정은 쉽지 않았을 텐데…. <쌍화점>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베드 신 수위에 깜짝 놀랐어요. 하지만, 자극적인 내용보다는 영화가 드라마에 치중되는 점이 더 컸기 때문에 택했습니다. 관객들도 저처럼 베드 신보다 드라마에 집중하게 될 거예요(송지효). <쌍화점>을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있었나? 이번 영화에서는 최근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트렌스젠더’의 문제를 다루고 싶었습니다. 성 정체성으로 장애에 부딪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여기에 사극의 스토리를 도입해 현실의 이야기를 비추고 싶기도 했구요(유하 감독). 끝으로,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새로 태어난 기분입니다. 그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제껏 해 온 작품보다 더 큰 용기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주진모). 곧 개봉하는데, 굉장히 멋있게 잘 나온 것 같아요.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송지효). 약 6개월을 촬영했는데, 열정적으로 임한 것 같아요. 경기도 어렵고 한국 영화도 어렵다 보니, 더더욱 책임감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열심히 찍은 만큼 보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조인성). 이야기는 낡은 행위이지만, 그 이야기를 관객에게 납득시키는 일은 여전히 어렵고 새롭습니다. 이번 작품은 말 되는 이야기로 관객에게 전달되기를 바랍니다(유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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