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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볼일 없는 인생, 주식 한 방으로 날려볼까

국내 최초로 주식을 소재로 다룬 영화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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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4호 이우인⁄ 2009.02.10 14:24:11

영화 <작전>(The Scam)은 별 볼일 없는 인생, 한 방에 갈아타기 위해 주식에 뛰어든 한 평범한 남자가 작전(作戰: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유가증권의 시세를 인위적으로 조정해 이득을 취하는 행위)세력에 엮여 모든 것을 건 승부를 펼치는 이야기이다. 국내 최초로 주식을 소재로 다룬 영화여서 화제가 됐다. 주식이라는 단어는 자칫 주식을 모르는 관객에게 이질감을 주기도 하지만, 이 영화는 주식을 모르는 관객에게도 공감을 자아내는 주제를 갖고 있다. 영화에서 관객이 주목할 점은 어려운 용어와 복잡한 숫자가 난무하는 주식이 아니라, 돈에 울고 웃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그 욕망을 위해 온갖 수단을 가리지 않는 인간의 비열한 모습이다. 이는 <타짜> <식객> <하얀 거탑> <뉴 하트>처럼 전문적인 직업 환경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관객 혹은 시청자는 도박을 몰라도 의학을 몰라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 그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대체적으로 인간의 욕망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권력암투, 욕망을 이루기 위한 인간의 비열함 등이기 때문이다. 또한, “요즘 대학 졸업장 누가 쳐다나 보는 줄 알아? 고만고만한 대학, 고만고만한 회사, 고만고만한 아파트. 남들은 주식이다 부동산이다 저만치 달려가는데, 우린 이게 뭐냐고” “이러니 맨날 개미들만 죽어라 털리지”(강현수), “계약직, 파리 목숨인 거 몰라서 그래? 어머니 칠순잔치를 ‘김밥천국’에서 할 순 없잖아”(강현수 친구), “아무리 발악을 해도 되는 놈만 되는 게 세상이야”(황종구) 등 지금의 현실을 잘 반영한 극중 대사는 관객의 공감을 자아낸다. 영화 <작전>은 한류 스타 박용하가 극도로 초라한 모습으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그가 맡은 역은 “인생은 한 방이다”라고 믿는 백수 ‘강현수’. 백수의 모습을 묘사하기 위해 박용하는 김민정의 의상 한 벌 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렴한 의상을 입고 연기한다. 헤어스타일도 유난히 앞머리가 짧고 일자 모양인 일명 ‘바가지 머리’이니, 럭셔리한 분위기의 다른 출연자와 비교되며 수많은 일본 팬의 가슴을 후벼 팠을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작전>은 김민정(유서연 역)·박희순(황종구 역)·김무열(조민형 역)·조덕현(박창주 역)·김준성(브라이언 최 역)·전국환(마산창투 역)·신현종(우 박사 역) 등 각자의 캐릭터에 빠진 배우들의 연기도 볼만한 영화다. 특히, 박희순은 비열한 악역이지만 코믹스런 대사와 모습으로 관객의 웃음을 독차지한다. 그리고 실제 미국 유학파이고 억대 연봉을 받았던 증권 브로커의 경력이 있는 김준성의 연기는 실감 난다. 국내외 단편영화제에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장편영화는 이번 작품이 처음인 이호재 감독의 신선한 연출도 눈여겨볼 만하다. <추격자> <영화는 영화다> <과속스캔들> 등 지난해 개봉되며 큰 성공을 거둔 영화의 감독들도 모두 신인이다. 또 한 명의 거물급 신인 감독의 탄생을 지켜보는 데에도 의미가 있는 영화가 될 것이다. 2월 12일 개봉. ■ 1分1秒가 숨막히는 이야기 인생 역전 한 방을 노리던 강현수는 지금의 초라한 인생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용카드로 대출을 받아 주식에 도전하지만, 순식간에 신용불량자 신세가 된다. 이후 현수는 죽을 힘을 다해 주식 독학 5년으로 실력을 갖춘 개미가 되어 마침내 작전주 하나를 추격, 한 번에 수천만 원을 손에 넣는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현수가 건드린 것은 전직 조폭 출신 황종구(박희순 분)가 작업 중인 작전주였다. 납치된 현수는 황종구의 작전을 망친 능력을 인정받아 600억 원 작전의 일원이 된다. 현수가 아마추어 개미라면, 이번 작전에 가담한 멤버들은 대한민국의 경제를 돌리는 거물급 프로들. 오랜 조폭 생활을 청산하고 DGS홀딩스(전 안산 독가스파)를 차려 주식작전 세계에 뛰어든 황종구, 탈세를 원하는 졸부, 비자금을 축적한 정치인 등 상류층의 자산뿐 아니라 비밀까지도 철저하게 관리해주는 유서연, ‘서진에셋’에서 높은 실적으로 승진 가도를 달리고 있는 증권 브로커 조민형, 그리고 작전의 시발점인 ‘대산토건’의 대주주 박창주까지 최고의 멤버가 구성된다. 이들이 벌일 판은 부실한 건설회사 대산토건. 작전의 최적 아이템인 ‘환경기술’을 이용하여 ‘수질개선 박테리아 연구’를 하고 있는 ‘한결벤처’에 투자해 유서연의 고객 중 한 명이자 굴리는 돈이 웬만한 기업보다 커 ‘마산창투’라 불리는 완벽한 ‘쩐주’의 돈을 미끼로 대산토건 주식을 사들인다. 여기에 언론에 출연하며 족집게 분석으로 유명한 애널리스트 김승범의 여론몰이와 검은 머리 외국인 브라이언 최를 통해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며 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가고, 눈먼 개미들의 돈을 쓸어 모으기 시작한다. 대박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너무나 완벽하게 진행되는 작전. 하지만 작전 멤버들 간에 쫓고 쫓기는 또 다른 물밑 작전이 시작되는데, 과연 작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 영화 <작전> 심의전쟁 중 영화 <작전>은 1월 21일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로부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받았다. 영등위는 폭력성·모방위험·대사 등을 <작전>의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 주요 이유로 밝혔다. 이에 대해 <작전> 측은 심의등급의 애매모호한 기준을 지적하고 영화제작 및 산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며 행정소송 등 법적인 조치도 강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작전>의 한 관계자는 “영화 <작전>은 선정성·폭력성보다는 영화 전반에 걸쳐 가치투자, 사람에 대한 투자를 궁극적으로 담고 있어 사회에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며,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이번 판정은 한국 영화산업이 퇴행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작전>뿐 아니라, 최근 영화계가 때 아닌 심의전쟁에 몸살을 앓고 있다. 중년 운전기사와 소녀의 사랑을 그린 영화 <천국의 전쟁>은 2005년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호평을 받았으며,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술영화 선정작으로 꼽히기도 했다. <천국의 전쟁>은 지난해 7월 31일 국내 영화계 최초로 헌법재판소로부터 “2005년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본 영화에 내린 제한상영 가 등급을 부여하도록 규정한 법률조항이 헌법불일치이다”는 결정을 받았다. 이후 11월 26일 서울행정법원은 분쟁의 신속한 해결을 위한 조정권고`안을 내렸지만, 영등위는 현재까지도 등급분류처분을 취소하지 않고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엄태웅·박용우 주연의 <핸드폰>이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선정성·폭력성·모방위험 등의 이유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핸드폰>은 핸드폰 없이는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는 연예기획사 대표가 소속 여배우의 섹스 동영상이 담긴 핸드폰을 분실하면서 핸드폰을 주운 남자에게 협박을 받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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