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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통하는 男과 女

한일 합작 영화 <오이시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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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5호 이우인⁄ 2009.02.17 13:34:56

언어(言語)는 통하지 않지만 음악(音樂)으로 마음을 나누는 두 남녀의 이야기.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히로인 이케와키 치즈루와 한국의 스타 이민기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영화 <오이시맨>이다. 영화 <오이시맨>은 일본 홋카이도의 몬베츠라는 작은 마을에 여행 온 한 남자의 이야기이자, 그곳에서 외롭게 살아온 한 여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두 남녀는 외모부터 살아온 환경·언어·문화 등 닮은 점이 전혀 없지만, 음악이라는 하나의 코드를 통해 긴밀하게 교류하고 가까워진다. <오이시맨>을 연출한 김정중 감독은 단편 등으로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미국 현지 스태프들과 함께 한 한미 공동제작 작품 <허스>로 2007년 전주영화제에서는 JJ스타상을 수상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탁 트이는 홋카이도의 설원과 유빙이 가득한 바다, 자연이 내는 특유의 소리 등 영화 <오이시맨>에는 자연이 그대로 녹아 있다. 그리고 일본식 여관의 따뜻한 정취와 평범한 삶도 엿볼 수 있다. 영화는 자연 속의 일상을 담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기분마저 느끼게 한다. 이는 감독의 다큐멘터리 제작 경력과도 연관이 있다. 그는 <경공> <바람으로 남자, 징기스칸> <아시아 영화 기행, 중국> 등의 HD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이 영화는 이민기의 가수 도전으로도 화제가 됐다. 실제로 가수가 꿈이었다는 이민기는 지난해 11월 일본의 세계적인 뮤지션 프리템포의 앨범에 참여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또한 ‘민기 리’라는 이름으로 전설적인 시부야계 프로듀서 스즈키 신이치가 결성한 ‘하우스 유닛 위크엔더스’와 함께 싱글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민기의 행보에는 <오이시맨>에서 맡은 역할이 큰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민기와 이케와키 치즈루의 감성적인 내면 연기와 더불어 하얀 설원이 펼쳐지는 영화 <오이시맨>은 2월 19일 개봉된다. ■‘맛있는(오이시:おいしい=맛있다) 남자’ 이야기 ■ 가수 생명에 위기를 맞은 남자 현석(이민기 분)은 한때 ‘네안데르탈인’이라는 곡으로 잘 나가던 록밴드 ‘상처엔밴드’의 리드 보컬이었지만, 지금은 변두리 노래교실에서 강사로 근무하며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가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난데없이 찾아온 이명현상. 평소 생활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가수에게는 음감을 잃게 하는 치명적인 장애이다. 슬럼프에서 헤어 나지 못하던 그는 노래교실 수업을 듣던 재영(정유미 분)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만 선뜻 다가서지 못한다. ■ 일본에서 만난 이상한 여자 더 이상 가수로서 노래하기가 어려워지자, 내면의 소리를 듣기 위해 ‘세상의 끝’에 가까운 일본 홋카이도의 몬베츠로 훌쩍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는 일본의 공항에서 태연하게 다가와 일본어로 담뱃불을 빌려달라는 여자를 만난다. 독특한 옷차림, 거친 말투, 능청스러운 표정이 예사롭지 않은 메구미(이케와키 치즈루 분)다. ■ 음악을 통해 싹트는 사랑 얼떨결에 메구미의 민박집에 묵게 된 현석. 메구미는 이곳에서 친할머니나 다름없는 시미즈와 단 둘이 살고 있다. 모든 게 낯설던 현석은 이곳의 맛있는 음식과 고즈넉한 분위기에 반해 혼자만의 조용한 여행을 시작한다. 그리고 현석과 메구미는 서로 음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한다. 두 사람은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음악으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짧지만 따뜻한 로맨스를 시작한다. <오이시맨> Q&A 영화 <오이시맨>의 언론시사회가 10일 서울 행당동의 왕십리CGV에서 열렸다. 시사회 후 여주인공인 일본 배우 이케와키 치즈루가 내한해 참석한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민기ㆍ정유미와 김정중 감독이 함께 했다. 어째서 제목이 ‘오이시맨’인가? 영화의 원안이 되는 스토리를 말해준 사람이 가수 김C였습니다. 그 첫 제목이 <오이시맨>이었구요. 제목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촬영을 하다 보니 영화가 가지고 있는 삶의 맛을 잘 표현한 제목이란 생각이 들었어요(김정중 감독). 첫인상은 어땠나? 정말 키도 크고 잘생긴 배우지만, 솔직히 이민기 씨를 몰랐어요. 그런데 촬영 현장에서 대하니 대화방식과 언어장벽 등 배려를 잊지 않는 좋은 면을 봤어요. 간단한 일본어를 배워 와 말 한마디에도 진심을 담아 전해줬구요. 한편으로는 좋은 의미에서 고집이 있어 자신이 하려는 것은 관철하려는 면이 인상 깊었어요. 정말 똑똑한 배우라고 생각했습니다(치즈루). 이케와키 치즈루와 공연한 소감은? 이케와키 치즈루 씨는 이번 작품을 하기 전부터 알고 있던 배우였는데, 영화에 몰입하는 정도가 대단하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실제로 그렇더군요.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애를 많이 먹었지만, 짧은 대화라도 진심을 다해 나눴기 때문에 빨리 친해질 수 있었구요(김정중 감독). 고독하고 외로운 연기를 주로 하는 것 같은데, 개인적인 성향인가? 특별히 그런 것은 아니에요. 사람에게는 모두 결핍이 있다고 생각해요(치즈루). 세 배우의 연기에 대해 만족하나? 민기 씨는 작품에 접근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고, 이제까지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부분이 많은 배우라고 생각하구요.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이케와키 치즈루 씨는 상황에 민첩하게 대처하고 지켜야 하는 감정선을 잃지 않는 성숙한 배우입니다. 또, 정유미 씨는 즉흥적인 부분도 있지만, 자기관리를 잘하는 좋은 배우라고 생각합니다(김정중 감독). 가장 좋아하는 한국 요리는? 다 맛있어요. 한국 요리를 너무 좋아해서 직접 만들어서 먹을 정도예요. 특히, <오이시맨> 영화 촬영장에서 나온 김치와 나물이 정말 맛있었어요(치즈루). 가장 좋아하는 일본 요리는? 카레ㆍ라면ㆍ육즙이 나오는 돈까스 등 전부요. 하물며 주먹밥도 맛있던데요. 생맥주는 한국과 달라요. 거품이 정말 부드럽더군요(이민기). <오이시맨> 관객에게 바라는 점은? 여백을 느낄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로맨스란 사람과 사람의 관계뿐 아니라, 사람과 사물, 사람과 얼음, 사람과 눈 등의 공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점을 영화를 보면서 느끼길 바랍니다(김정중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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