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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질주 요지경 드라마

2009년 상반기 뒤흔드는 막장 드라마의 문제점과 그 해결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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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6호 이우인⁄ 2009.02.25 09:49:05

2009년 상반기는 ‘막장 드라마’ 열풍이다. 막장 드라마는 ‘불륜’ ‘출생의 비밀’ ‘재벌’ 등 막장 소재를 다룬 드라마를 말한다. 막장 드라마 문제가 요즘처럼 뜨거운 감자로 거론되는 이유에 대해 “언론이 유행처럼 다루기 때문”이라고 미디어 비평가들은 말한다. 막장 드라마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고 시청자는 늘 그랬듯이 욕하면서 지금까지도 별 탈 없이 시청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막장 드라마 하면 불과 몇 년 전에 방영됐던 <인어 아가씨> <하늘이시여> <조강지처클럽> 등이 어렵지 않게 떠오를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시청자의 사랑을 반영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그만큼 시청자의 욕도 많이 먹은 드라마란 점이다. 당시에도 많은 언론에서 막장 드라마의 특징과 문제점을 꼬집고 해법을 모색했었다. 하지만 요즘 드라마를 보면 언론의 쓴소리도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전보다 막장의 강도만 높아졌기 때문이다. ■ 2009년을 빛낼 ‘막장 드라마’ 최근 방영되고 있는 KBS 월화극 <꽃보다 남자>와 SBS <아내의 유혹>은 2009년 상반기를 대표하는 막장 드라마임에 이견이 없다. # <꽃보다 남자>…물질만능주의를 밑에 깔고 비현실성·범죄 등 첩첩 <꽃보다 남자>의 여주인공 금잔디(구혜선 분)는 세탁소를 운영하는 아버지와 목욕탕에서 카운터를 보는 어머니의 양육 아래 서민 집안에서 자란 평범한 여고생이다. 우연한 계기로 상류층 고등학교에 들어간 잔디는 이 학교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부잣집 아들 F4 리더 구준표(이민호 분)의 심기를 건드리면서 집단 따돌림을 당한다. 여기서 F4는 이 고교에서도 특히 집안과 재력·외모 등에서 월등한 네 명의 남학생을 지칭하는데, 학생들은 이들의 말이라면 껌벅 죽는다. F4한테 사정없이 맞아도 찍 소리도 못하고 벌벌 떤다. F4가 붙인 레드 카드에 신들린 듯 따돌림 놀이(?)에 빠지는 일은 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유일한 낙(樂)처럼 보인다. 이처럼 <꽃보다 남자>는 상하 계급이 뚜렷이 나뉘는 드라마이다. 계급의 기준은 오로지 돈과 권력을 누가 더 많이 가졌느냐 하는 데에 있다. 물질만능주의가 밑바탕에 널리 깔렸다. <꽃보다 남자>는 효(孝)와 도덕·법 등을 무시한 드라마로 비난을 받았다. 부잣집 아들 준표는 잔디의 집에 첫 방문한 날 구두를 신은 채 집에 들어온다. 잔디의 가난뱅이 부모는 이런 그를 꾸짖기는커녕 오히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의자에 앉은 준표를 우러러 본다. 딸까지 돈과 맞바꾸려는 부모의 욕심도 드러낸다. 준표 엄마 강희수(이혜영 분)가 돈을 들고 찾아와 잔디를 모욕하고 돌아간 뒤, “재벌이 겨우 3억 갖고 흥정을 하려 드느냐”고 기막혀하며 “준표와 결혼하면 잔디 네가 신화의 안주인인데”라고 읊조리는 모습은 친부모라고 상상하기 힘들 정도. 뿐만 아니라, 고등학생이 부모의 동의 없이 해외여행을 다니고, 호텔을 드나들고, 자동차를 운전하고, 나이트클럽에서 음주가무를 즐기는 등 현실을 초월한 이야기와, 폭력·납치·살인미수 등 범죄를 버젓이 저지르고도 죄값을 치르는 장면은 단 한 컷도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이 드라마가 막장이라 부를 수밖에 없는 필요충분조건을 제공한다. # <아내의 유혹>…막장 소재 난무, 그래도 “재밌으니까 본다” 퇴근 시간인 오후 7시 20분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40%를 넘으며 ‘귀가의 유혹’으로도 불리고 있는 SBS 일일극 <아내의 유혹>은 불륜·출생의 비밀·재벌 등 막장 드라마의 요소를 전부 갖춘 작품으로, 이 밖에도 고성(高聲)·남의 남편 빼앗기·패륜·폭력·납치·살인·강간·절도 등의 막나가는 소재를 파노라마처럼 등장시키며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아내의 유혹>은 막장 드라마이지만, 대부분의 시청자로부터 “재밌으니까 본다”는 동일한 답변을 들을 만큼 빠른 전개와 재밌는 에피소드 등이 매회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이제껏 복수극 하면 착한 여주인공이 복수를 하는 과정에서 나약해지거나 오히려 상대에게 당하는 바보 같은 모습 때문에 시청자의 마음을 답답하게 한 반면, <아내의 유혹>의 복수는 통쾌하다. 한 가지 에피소드를 갖고 몇 회에 걸쳐 우려먹던 기존의 드라마들과 다르게, <아내의 유혹>은 한 회에도 몇 가지 에피소드를 한꺼번에 등장시켜 시청자가 다음 내용을 상상할 시간적인 여유를 주지 않는다. 당연히 시청자들은 매회 급변하는 드라마에 정신을 팔게 된다. 또, 민소희로 탈바꿈한 구은재(장서희 분)는 신애리(김서형 분)에게 절대 당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준다. 애리에게 당했다 하더라도 그 좌절이 눈 깜짝할 사이 전화위복임을 시청자에게 확인시켜주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개봉된 프랑스 영화 <테이큰>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는 극중 전직 특수요원 출신 아버지 브라이언(리암 니슨 분)이 프랑스에서 인신매매당한 딸 킴(매기 그레이스 분)을 구출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브라이언은 혼자 수십 수백 명을 상대하는데, 그 실력이 신의 경지에 가깝다. 구출 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파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아버지는 대단했다”는 말로 설명할 수 있는 통쾌한 영화이다. 은재도 브라이언처럼 신의 힘을 발휘한다. 오죽하면 네티즌들이 구은재를 전지전능하신 ‘구느님’(구은재+하느님)으로 부르겠는가. ■ 시청자의 선택은 막장 드라마…왜? 욕하면서도 본다는 막장 드라마. <개그콘서트-봉숭아학당>에서 왕비호의 독설을 듣지 않으면 톱스타가 아니라는 말이 있듯이, 요즘 드라마 역시 시청자의 욕을 듣지 않으면 잘나가는 드라마가 아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막장 드라마가 대세다. 왕비호의 독설을 맞은 스타가 이슈가 되는 것처럼, 욕을 많이 먹는 드라마일수록 화제가 되고 시청률에서 우위를 차지한다. <아내의 유혹>은 40%를 넘나들며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으며, <꽃보다 남자>는 라이벌 MBC <에덴의 동쪽>을 추월하며 30%대의 시청률로 월화극에서 1위를 차지했다. 불륜과 재벌, 출생의 비밀 등 방영 전부터 막장 드라마 대열에 합류한 KBS2 수목극 <미워도 다시 한 번>은 2월 11일 첫 방송에서 17.8%(TNS미디어 코리아 집계)를 기록하며 <돌아온 일지매>(MBC), <스타의 연인>(SBS)을 가볍게 누르고 수목극 최강자가 됐다. 백혈병과 비현실적인 설정으로 ‘너는 내 골수’로 불리던 일일극 <너는 내 운명>도 40.6%(TNS미디어)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시청자가 막장 드라마에 빠지는 이유는 뭘까? 답은 간단하다. 뛰어난 흡인력 때문이다. 막장 드라마의 소재는 진부하지만, 그 소재의 쓰임새는 천차만별이다. 이지혜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 부장은 “막장 드라마는 재벌·불륜 등 대개 진부한 내용과 구도로 이뤄져 있는데, 뻔한 내용에서 차별성을 찾다 보니 더 악독하고 자극적인 장면이 나온다”며 막장 드라마가 양산되는 원인을 밝히고 “악독하고 자극적인 소재는 시청자의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라고 덧붙인다. 인천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전용우 교수는 “경기가 어렵고 사는 게 힘들수록 시청자는 평범하지 않은 자극적인 드라마를 선호한다”고 사회현상에 빗대며 “암울한 현실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자극적인 드라마를 통해 대리 발산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풀이한다.

■ 알면서도 만들 수밖에…막장 드라마 만드는 이유 막장 드라마를 비난하는 글 중에는 “이런 저질드라마를 쓰다니, 작가의 자질이 의심스럽다” “이런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진의 뇌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 등 작가 및 스태프에게 쓴소리를 하는 내용도 적지 않다. 과연 작가와 스태프의 뇌는 우리처럼 보통 사람과는 다르게 생겼을까? 그렇지 않다. 그들에게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정서와 일반적인 기준이 있다. 하지만, 어째서 욕먹을 짓을 알면서도 하는 것일까? 열이면 열 명의 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꼽는 이유는 광고를 따내는 척도인 ‘시청률’이다. 권지연 여성민우회 모니터 분과장은 “과도한 시청률 경쟁이 막장 드라마를 조장한다”며 더욱이 “작년부터 광고시장이 축소되면서 이러한 경쟁이 심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막장 내용을 쓰고, 인기 있는 드라마도 회를 연장하면서 무리한 스토리를 끌어오는 등 작가에게 한계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며 드라마 제작 환경을 비꼰다. 실제 국내 드라마 환경은 시청률과 광고 등 상업적 이익을 발생하는 부분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첫째 사전제작 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에 내용이 유동적이며, 둘째 시청률에 따라 광고가 떨어지거나 붙는 정도가 심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 수 있다. 시청률이 낮으면 낮을수록 그나마 있던 광고도 줄어든다. 드라마는 작품이 아니라 비즈니스이다. <꽃보다 남자>의 경우 첫 회에서는 3개였던 광고가, 2회에서 8개, 3회(16개), 4회(21개), 5회째에 접어들면서 28개의 광고가 붙었으며, 12회부터는 30개의 광고를 내보내는 돈 버는 효자 드라마가 됐다. 전용우 교수는 “시청자가 비난을 하든 말든 제작사 측은 어쩔 수 없다”며 “만일 비난을 받고 시청률이 떨어진다면 개선이 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막장 드라마를 개선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시청자가 해당 드라마에 관심을 끊는 것”이라면서 “제작사는 시청자의 트렌드에 맞춰 만드는 것일 뿐, 모든 사람들이 건전한 드라마를 좋아하면 이런 막장 드라마 역시 만들어질 리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이지혜 부장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나흘씩이나 <꽃보다 남자>와 <미워도 다시 한 번> 등 막장 소재가 난무하는 드라마를 방송하는 공영방송이 일단 문제”라고 지적하며 “공영방송은 이런 드라마를 제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막장의 수위가 이보다 더 심해지면 정말 욕하면서도 안보는 드라마도 생길 수 있다는 데에 경각심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 ‘막장’이라고 떠들어 봤자 공염불…작가ㆍ제작진, 시청자 의견 살필 여유 없어 막장 드라마가 수면에 오르면 덩달아 작가 자질론도 거론되기 마련이다. 작가들은 과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규정을 모르는 걸까?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에 확인해 본 바에 의하면, 관련 교과과정은 없다고 한다. 드라마 작가가 되는 자격 역시 없단다. 누구든 드라마 작가가 될 수 있다. 물론 한국방송작가협회의 회원이 되려면 공중파에서 단막극 두 편 이상, 미니 시리즈 한 편 이상을 쓴 경력이 있어야 한다. 케이블 작가는 공중파 경력의 두 배를 쌓아야 협회에 들어갈 수 있다. 공중파에서 방송되는 드라마가 외주제작사에 의해 제작되는 환경이다 보니, 공중파에서 매회 치르던 극본공모도 의미를 상실했다. 이전에 참신한 신인작가 및 신인배우를 발굴하는 <드라마게임>(KBS) <베스트극장>(MBC) 등의 짧은 단막극이 사라진 마당에 공모에 당선된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한국방송작가협회 관계자에 의하면, 극본공모에 당선된 신인작가에게는 소정의 상금 외에 특별한 혜택은 주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드라마 작가 또한 연예인처럼 수입이 들쑥날쑥한 불안정한 직업이다. 자신의 작품이 전파를 타기 전까지는 집필 환경도 생계 자금도 자급자족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마저도 드라마가 제작 중단되거나 방송이 되지 않으면 돌려받을 수 없다. 2월 14일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막장 드라마의 역사를 다시 쓴다는 의미로 <무한도전 쪽대본 드라마>를 방송해 시청자의 공감을 자아냈다. 총 6회로 구성된 매회마다 한 명씩 돌아가며 쪽대본을 쓰고, 나머지는 이 쪽대본에 맞게 정해진 시간 안에 연기를 해야 한다. 이는 국내 드라마 제작 현실을 풍자한 것이다. 이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드라마 작가가 쓴 완성된 대본으로 작품을 만들면 이런 막장 드라마도 나오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놓는다. 하지만 이는 국내의 드라마 환경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하는 소리에 불과하다. 전용우 교수는 “사전제작은 실질적으로 어렵다”며 시청률에 따라 바뀌는 드라마 내용을 예로 들었다. <꽃보다 남자> 제작사인 그룹에이트의 한 관계자는 “대본이 거의 완성된 상태에서 촬영을 시작했지만, 광고시간 때문에 엔딩을 수정해야 할 때가 있고, 촬영장에 인파가 몰리면서 찍지 못하는 신도 있어 그 부분은 수정을 하는 등 손이 많이 간다”는 고충을 전했다. 이렇듯 시간과 돈에 쫓기는데, 시청자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용도의 시청자 게시판은 쓰임이 있을까? 한국방송작가협회 관계자는 “자신의 드라마를 모니터할 시간도 없는데, 그거 볼 시간이 있겠느냐”고 말한다. KBS2 <그들이 사는 세상>을 쓴 노희경 작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극중 드라마 작가로 나오는 이서우(김여진 분)처럼 “극본을 집필하는 동안은 링거를 꽂고 일한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그만큼 드라마 작가의 정신적·육체적 고통은 시청자의 고충을 헤아릴 아량을 빼앗는다. 제작진 역시 시간 부족을 드라마 제작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는다. 특히 촬영장에 수백·수천 명의 인파가 몰리는 <꽃보다 남자>의 제작진은 “사전에 장소를 알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이 발달하다 보니, 촬영 현장을 목격한 사람의 ‘꽃남 떴다’는 글 하나에도 30~40분 단위로 팬들이 현장으로 모여 든다”며 “동시녹음이 불가능해 촬영이 중단되는 사태도 발생한다”고 전했다. 촬영을 하기에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시청자의 의견을 들어주는 일은 애당초 무리였다. ■ 웰메이드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시도…사전제작 드라마 사실상 불가능 “예전의 드라마 작가들은 토씨 하나도 바꾸면 안 될 정도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당시의 작가들은 문인으로 등단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죠. (작품에 손상을 입힐까봐) 그들은 촬영장에서 우리의 연기를 지켜보곤 했습니다.” 이는 지난 1월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원로배우 이순재가 과거 TBC방송국(지금의 한국방송)이 있던 당시의 추억을 회상하던 중 드라마 작가에 대해 언급한 대목이다. 2월 9일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가 기자회견에서 “요즘 노래에는 흥만 있고 정이 없다”고 한 말도 이와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이다. 필히 드라마를 제작하는 작가·스태프가 귀 기울여야 하는 말이기도 하다. 요즘 드라마에는 재미만 있고 작가·스태프의 정신은 없다. 작가와 PD가 혼연일체가 되어 만든 웰메이드 드라마 <다모>(2003)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웰메이드 드라마가 나오려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이지혜 본부장은 “우선은 드라마의 열악한 제작환경이 개선되고, 소재와 내용도 다양화된 드라마가 많이 나와야 그 속에서 막장 드라마도 점점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사전제작제에 대해서는 “이러한 논의는 예전부터 많이 나왔지만 여태 안 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 같다”고 비관한다. 권지연 과장은 “사전에 제작을 해 놓고 시청자에게 평가를 받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제작을 하는 동안 모니터 요원을 두고 그들이 내리는 결과를 두고 보는 방법은 어떨 것 같으냐”는 대안을 내놓는다. 드라마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과연 이 드라마와 5년 혹은 10년 후에 다시 마주하게 된다면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하고 말이다. 그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재밌는 드라마’ ‘감동 있는 드라마’가 떠오른다면 그 드라마는 절반의 성공은 이룬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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