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1호 박현군⁄ 2009.03.31 13:58:15
자금압박설에 시달렸던 아시아나항공(사장 윤영두)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을 통한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3월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19일 보도자료에서 BW를 통해 1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 후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3월 13일에는 계열사인 아시아나공항개발의 지분 320만6600주 전량(지분율 100%)을 552억3000만 원을 받고 대한통운에 매각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생명 지분 매각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생명 1370만7695주(23.14%)를 3월 20일 매도가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총 매각금액은 794억 원에 해당된다. 금호생명 매각이 최종 결정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BW 조달 및 아시아나공항개발 매각금액 1552억3000만 원과 금호생명 매각대금 795억 원을 합쳐 2347억4000만 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자금확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은 자금압박설을 비롯한 안티형 루머들을 일소하고 이미지 제고 및 공격적 투자확대 등에 나서는 거점을 확보한 셈이다. 이번 자금확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이후까지 금융위기 및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자금 수요가 예상치 못하게 급증할 수 있다”며 “현재 자금은 충분한 상태이지만 이 같은 위험을 대비하고자 충분한 실탄을 준비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 1000억 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아시아나항공이 1000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다. 이번에 발행 예정인 1000억 원의 자금은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사채권자에게 사채 발행 이후에 기채회사가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미리 약정된 가격에 따라 일정한 수의 신주 인수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는 사채이다. 신주 발행이 없거나 신주 발행 이후 시가가 발행가액보다 높으면 일반 회사채와 같이 일정한 이자를 받으며, 만기에 금액을 상환받을 수 있고, 주식 시가가 회사채 발행가액보다 높으면 회사 측에 신주의 발행을 청구할 수 있다. 대우증권을 대표주관사로 하여 대신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공동주관사, 금호종합금융이 인수단으로 참여하는 이번 BW 발행은 아시아나항공 설립 이후 처음이다. 청약 및 납입일은 25,26일 양일이며, 발행조건은 만기 3년(1.5년 이후 조기상환 가능)으로, 쿠폰 7%에 만기보장 수익률 10%수준이고,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0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의 어려운 자금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이번 BW 발행에 대해 잠재 투자자들의 반응이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분위기이다. 메리츠증권 김승철 애널리스트는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5월 대한통운의 유상감자로 신규 유입될 7,113억 원의 자금을 부채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며, 이는 아시아나항공 측에 연간 이자비용으로만 600억 원 가량의 절감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투자증권의 송재학 애널리스트는 “2009년 항공유가의 급락으로 2008년 대비 약 3,200억 원의 유류비 절감효과가 기대되며, 환율이 점차 안정되고 있어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경우,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저평가 메리트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어, 10% 수준의 금리를 수취하면서 향후 warrant를 통해 추가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는 조건이다. ■ 아시아나공항개발의 인수 또 아시아나항공이 확보한 현금 중 524억 원은 자회사인 아시아나공항개발을 대한통운에 매각해 확보한 것이다. 아시아나공항개발은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비행기 물류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물류회사이다.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속한 금호아시아나그룹 중 물류사업의 맏형은 대한통운. 금호아시아나그룹 역시 삼성그룹·현대차그룹·SK그룹 등 여타 기업군과 마찬가지로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 중에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아시아나공항개발을 대한통운에 매각한 것은 2분기 대비를 위한 현금확보라는 측면과,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통운으로 이원화돼 있는 그룹의 물류사업 부문을 대한통운으로 통합한다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는 것. 특히 대한통운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기업환경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377억4000만 원이라는 경이적인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2007년 760억 원 대비 181.2%에 달하는 수치. 이 같은 영업의 성공으로 인해 대한통운은 지난해 초 286억9000만 원이던 보유현금이 371억 원으로 늘어났다. 대한통운에 따르면, 자체보유현금에 대한 순수 은행이자만 1000억 원에 달한다는 것. 대한통운은 수출물량이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환율 등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한통운의 입장에서 아시아나공항개발의 인수는 저평가된 회사의 인수를 통해 항공특송 등의 사업부문을 강화하면서 그룹 내 물류사업 부문을 장악함으로써 자 사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 ■ 금호생명의 매각 또한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생명 보유지분 매각도 검토 중에 있다. 금호생명은 지난해 생명보험사 상장안이 통과되면서 가장 직접적인 수혜주 중 한 곳이라는 평가 속에 장외시장에서 금호생명 주가가 폭등했었다. 그러나 상장 메리트가 사라지고 지난해 상반기 지급여력비율 급락을 경험하면서 주가가 급락하여 현재는 주당 5800억 원 선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아시아나항공이 보유중인 금호생명 지분 총액은 795억463만 원 선. 이는 지난 2007년 기준 1/3에 해당된다.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생명 지분 인수를 망설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