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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졸속 경인운하사업 제2의 시화호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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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11호 심원섭⁄ 2009.03.31 13:53:35

“우리 국민의 혈세 2조 원 이상이 쓰여질 경인운하사업이 객관적 검증과 사회적 합의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면서 예산 낭비와 환경파괴로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경제위기로 실업자와 빈곤층이 급증하는 마당에 목적 타당성이 부족한 운하사업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기 때문에 당장 중단해야 한다.” 경인운하 건설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의 주장이다. 유 의원은 3월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경인운하 착공반대 기자회견을 통해 “경인운하가 육로수송보다 경제성이 없고, 하천법·환경정책기본법·환경영향평가법 등 법절차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3월 26일 오전 ‘경인운하착공반대대책위원회’ 위원인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이 과 가진 인터뷰 내용이다. 많은 논란 속에 경인운하가 착공됐다.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대다수 국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25일 경인운하를 착공함으로써 끝내 이 사업을 밀어붙일 모양이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경인운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는 기본적으로 6개월 이상~1년 정도로 4계절의 변화에 따라 환경적 검토사항인 자연생태·대기문제·수질·해양환경 등 무엇이 문제인지 면밀히 관찰하고 조사하는 과정이 진행되어야 한다. 경인운하는 서해안의 갯벌을 매립하고 준설하는 과정에서 해양생태계 피해 문제, 해사부두(바다모래 야적장)의 문제 등 풀리지 않는 문제점들이 수없이 산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자원공사에서는 1월 23일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환경부에 제출한 후 3월 5일 최종 본안서를 환경부에 제출하였고, 환경부는 2개월도 안 돼 급조된 환경영향평가서를 바탕으로 사업의 타당성을 인정하는 의견서를 수자원공사에 보내 25일 사업 착공을 시작하게 하는 명분을 주었다. KDI의 사업타당성 용역에서도 그랬듯이, 환경영향평가도 모두 사업을 밀어붙이기 위해 짜맞추었다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데, 사업 착공을 위한 절차적 정당성도 부족한 사업을 착공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삽질 토건정책의 오만과 독선에서 비롯된 것이다. 경인운하사업은 아직 충분하게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본다. 그런데 정부에서 일사천리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을 보면,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나도록 국민적 지지를 받는 실적을 내지 못했고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에 치적을 홍보하고자 하는 조급성의 발로라고 본다. 우리는 양양공항·울진공항·새만금사업 등에서 보듯이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되지 않았던 사업이 얼마나 막대한 국고를 낭비하고 애물단지로 변해 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경인운하라는 또 다른 대형 국책사업이 실패로 끝나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참으로 안타깝다. 부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환경적 재앙이 될 경인운하사업 공사를 중지해야 하며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 정당성을 확보한 후에 사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많은 단체나 인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경인운하 공사를 강행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21세기 현대사회는, 토목이나 건설같이 물리적이고 육체적 인 근로를 통한 경제 활성화가 아니라, 환경을 보존하고 지식사업이나 복지사업 같은 분야에 집중하여 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하는데, 19세기적 발상으로 경기를 부양하려는 정부의 잘못된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여기에 더하여, 백 년을 내다보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집권 임기 동안의 치적을 홍보하기 위한 조급성과 권력 상층부에 잘 보이려는 관료주의도 한몫 한 것 같다. 그래도 이 지역 민심은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인데…. 그것은 한마디로 신기루와 같은 환상일 뿐이다. 우선 당장 땅값이나 집값이 상승하는 등 일시적인 부동산 상승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은 개발호재가 아니라 결국 환경파괴 등으로 인한 엄청난 재앙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시화호에서도 처음에는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시적인 땅값 상승 등 부동산 가격이 요동을 쳤으나, 나중에 담수호의 물이 썩고 악취가 발생하는 등 환경파괴로 인한 많은 문제가 발생하면서 부동산 가격은 폭락하였고 지역주민들은 환경피해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다. 우리는 지난 경험을 통해서 다가올 미래에 대해 충분히 예견할 수 있고, 자연과 환경은 훼손하고 파괴한 만큼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용산 철거민 참사사건 같은 많은 개발사업에서 보듯이, 개발지역의 주민들은 자기 지역이 개발되면 지역경제가 활성화 되고 살림살이도 나아지리라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개발사업이 끝나고 몇 년 지나 보면 개발이익을 향유하는 사람은 건설업체와 토지 소유주, 그리고 개발사업과 관련 있는 일부 업종 종사자들 뿐이다. 그리고 그 지역에 살았던 자영업자나 세입자들은 개발 결과 턱없이 올라버린 땅값과 집값 때문에 삶의 터전을 잃고 주변부나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게 된다. 밀려나는 사람들에게는 경제적 터전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자녀들의 교육, 소중한 꿈도 같이 잃거나 줄게 만드는 것이다. 유 의원을 비롯한 많은 인사나 단체인사들이 경인운하를 반대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경제성 부재, 홍수피해, 환경파괴 논란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또 우리는 국민 혈세 2조 원 이상이 투여될 경인운하사업이 객관적 검증과 사회적 합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환경영향평가 등 행정적 절차에 대한 정당성 마저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막무가내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업 타당성이나 경제성이 없다는 지적을 하였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경인운하를 만드는 토목공사는 대부분 기계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효과가 크지 않다. 창출된 일자리도 일용직이거나 단기적인 비정규직이다. 때문에 세계적인 금융위기·경제위기로 실업자와 빈곤층이 급증하는 마당에, 목적 타당성이 부족한 운하사업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정부는 건설업체만 도울 것이 아니라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업을 해야 한다. 물류시간만 보더라도, 경인운하 18km 구간에서 트럭을 이용하면 20분이면 수송이 가능하지만, 운하를 이용하면 갑문통과시간을 비롯해 4시간이나 걸리는데 경제성이 있을 수 없다. 운하 양쪽은 콘크리트 벽이라 관광도 불가능하다. 겨울철 주운수로가 결빙되면 운하의 근본 목적인 운송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경제성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근거로 드는 KDI와 네덜란드 DHV사의 비용/편익 분석결과는 비용은 줄이고 편익은 늘리는 방법으로 경제성을 과다하게 부풀린 의혹이 있다.

결국 법절차를 무시하고 사회적 합의가 전혀 안돼 있다는 지적인가. 정부는 하천법과 환경정책기본법·환경영향평가법 등 관계법령을 지키지 않고 경인운하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법대로 하면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03년 9월 24일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경인운하사업은 경제성이 없다. 공무원들이 사업 타당성을 의도적으로 조작하려 한 사실이 드러나 담당 공무원 징계와 경인운하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감사원은 요구했다. 또한 사회적 합의를 무시했다. 2005년 건교부(현 국토해양부)와 환경부·지역주민·환경단체는 “경인운하 건설 여부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하고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는 합의문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굴포천유역지속가능발전협의회(이하 협의회)를 구성, 운영해 왔다. 그러나 협의회 안에서 경인운하 추진이 어려워지자, 건교부는 합의사항을 부정함으로써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고 있다. 경인운하 건설의 가장 큰 목적이 홍수예방이라고 들었는데, 저지대 홍수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은 의외이다. 구체적인 문제점은 무엇인가? 지금 경인운하로 사용될 예정인 굴포천은 방수로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다. 한강 범람으로 인한 홍수피해를 막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굴포천을 경인운하로 이용하면, 한강에 홍수가 났을 때 굴포천으로 물을 뺄 수가 없다. 운하는 배가 다닐 수 있도록 물을 가둬 놔야 하기 때문이다. 경인운하는 기존 굴포천 방수로 구간에 3.8km만 추가하는 사업이라는 정부의 주장은 모순이다. 운하와 방수로는 사용목적이 전혀 다르다. 굴포천이 운하로 쓰인다면 한강에 홍수가 발생할 경우 경인지구 한강유역 저지대는 큰 홍수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굴포천은 방수로로만 쓰여야 한다. 해사부두와 운항 선박들에 대한 문제점은 어떤 것인가? 지금 정부는 경인운하 예정구간인 김포터미널 한강 쪽 지점에 바다모래 야적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바다모래가 내뿜는 비산먼지와 염분수 유출로 인해 주민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야적장 주변에는 아파트 단지 등이 들어서 있어 많은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한강 염분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포평야 일대는 현재 신곡수중보의 물을 이용하여 농사를 짓고 있는데, 만약 신곡수중보 인근 한강물의 염분농도가 증가하면 농수로 사용할 수가 없게 되기 때문에 농수 부족 현상도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운항 선박에도 문제가 있다. 지금 정부는 경인운하에 5,000톤급 RS선(River-Sea Barge)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재미있는 것은 5,000톤급 RS선이 경인운하를 지나 600km가 넘는 중국까지 운행한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같은 해운국도 RS선은 주로 수십km의 연안 운송에 이용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주장하는 5,000톤급 RS선으로 600km가 넘는 중국까지 운행한다는 발상은 비현실적이다. 환경과 생태계 파괴에 대한 문제점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서울시가 최근 인공적으로 조성해 좋은 강서생태습지는 원래 자연적으로 형성된 버드나무 군락지가 있었고, 갈대와 같은 습지식물이 번성해 있었는데, 서울시는 이 버드나무를 없애고 하천변에 어울리지 않은 느티나무를 옮겨 심고 돌로 축대를 쌓아 습지를 최소화해버렸다. 따라서 예전에 문수산에서 능선을 타고 넘어와 강서습지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고라니와 너구리는 지금은 아예 볼 수가 없게 되었고, 맹꽁이의 집단 서식지는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 한강 하구는 2006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는데, 특히 김포터미널의 위치는 환경부가 지정한 한강 하구 생태변화 관찰지역이며, 천연기념물 제203호 재두루미의 취식지이자 천연기념물 제324호 쇠부엉이의 월동지이다. 또한 한강하구는 우리나라 4대강 중 유일하게 하굿둑으로 막히지 않아 민물과 바닷물이 자유롭게 뒤섞이는 곳으로, 담수생태계와 해양생태계가 만나 독특한 기수역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세계적 생태계의 보고이다. 그 동안 군사적인 이유로 민간인의 접근이 금지되면서 재두루미·저어새·황조롱이·흰꼬리수리 등 천연기념물과 환경부 멸종위기종인 매화마름·흰목물떼새·말똥가리 등 야생 동식물들의 낙원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내가 지난 2월 22일 장항습지에 현장조사를 갔을 때 수십 마리의 고라니가 뛰놀고 수만 마리의 겨울철새들이 비상하는 장관을 볼 수 있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는 경인운하사업과 연계하여 이산포 터미널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신곡수중보를 철거하고 이산포 하류 지점인 김포시 하성면 석탄리에 새로운 수중보를 신설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경우 이산포 인근에 형성되어 있는 장항습지는 물에 잠기게 되며, 한강 하구의 세계적인 생태계의 보고가 사라지게 될 우려가 크다. 하늘에서 인천을 내려다보면 온통 콘크리트 회색 사이에서 S자 모양의 희미한 녹색선을 찾을 수 있다. 이 S자 녹지축은 북쪽의 가현산을 시작으로 계양산·철마산·원적산·만월산으로 이어지는 인천 유일의 자연녹지로, 한남정맥의 인천구간이기도 하다. 한강의 남쪽 산줄기인 한남정맥은 백두대간의 속리산에서 시작된 산줄기가 안성 칠장산에서 금북정맥과 갈라진 경인 서남부 지역의 핵심녹지이며 생태축이고 문화역사 공간이다. 한남정맥은 이미 각종 개발로 훼손이 심각하고 수많은 도로로 단절되어 있다. 경인운하 건설 현장에 가보면 한남정맥이 벼랑처럼 잘려버린 것을 목도할 수 있지 않은가. 녹지축 단절만 문제가 아니라, 도로개설로 자동차 등에 의한 오염물질은 한남정맥에서 발원한 수많은 하천과 지하수를 오염시킬 것이다. 한남정맥을 수차례 관통하는 도로는 비점오염원에 의한 하천오염을 유발시킬 것이고, 인천지역 하천뿐 아니라 한강, 서해 앞바다까지 오염시킬 것이다. 이러한 지적들을 정부와 구체적으로 상의해보지는 않았는가? 나는 어떤 사안이든 무조건 찬성하거나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는다. 찬성의견도 있을 수 있고, 반대의견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쪽의 의견을 모두 듣고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원의 도리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경인운하사업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1월에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들로부터 경인운하사업에 대한 업무보고를 들었는데, 이 자리에서 경제학자와 환경단체 대표와 같이 토론을 해보려고 했으나 정부 관계자들은 전문가나 시민단체와 자리를 함께 하는 것을 꺼려했다. 그래서 경인운하사업을 추진하는 측의 의견을 듣고, 반대하는 측의 의견을 따로 들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이 사업의 근거를 알아보기 위해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KDI 등 관계부처에 수차례에 걸쳐 해당 자료를 요청했으나, 핵심을 벗어나는 자료만 받아볼 수 있었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2월에 4차례에 걸쳐 진행된 주민설명회와 한 차례 공청회도 보좌진을 보내 진행상황을 파악해보았다. 5차례의 행사가 모두 찬성 측 주민들에 의해 반대 측 주민들의 출입이 원천봉쇄된 행사였다. 따라서 나는 이 모두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된 행사라고 인정할 수가 없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해줄 것을 공문으로 요청했다. 경인운하는 이미 착공됐다. 정부나 관계기관과 머리를 맞대고 문제점들을 제거하면서 경인운하를 그대로 건설하는 방법은 전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지금이라도 정부는 대규모 국책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말고,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고 공개적인 토론을 거쳐 최선의 방책을 찾아야 될 것이다. 정부는 엊그제 3월 25일 착공을 시작한 경인운하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경인운하처럼 논란이 큰 국책사업은 사회적 합의기구를 마련해 객관적인 검증 절차부터 거쳐야 한다. 그래서 나는 지난 3월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사회적 합의기구로 정부·정당·시민단체·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국책사업심의국민위원회’(약칭 국책사업심의위원회) 구성과 법제화를 제안했다. 국책사업심의위원회는 각계 각층이 참여하는 사회적합의 기구로서 사업의 타당성 검증, 예산의 적정성, 국민여론 수렴 등의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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