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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가 난무하는 골프장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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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14호 김맹녕⁄ 2009.04.20 22:49:43

아름다운 우리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로 생긴 골프장의 이름을 보면 외국어 일색이다. 아파트 이름이 그러더니, 골프장명도 이제는 우리 이름보다는 외국어를 쓴 골프장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필자는 매일경제에 골프 영어를 3년 가까이 연재하고, 현재 한국판 에 영어 골프 칼럼을 쓰고 영어책도 발간한 사람이어서, 외국어에 능숙한 편이다. 그런데도 외래어를 붙인 한국의 골프장 이름을 보면 의아해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의 골프장도 회원권 값을 올리고 다른 골프장과의 차별화와 고급화를 위해 별의별 희한한 이름을 붙여 놓아, 골퍼들은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그냥 골프장 이름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이뿐이랴! 유사한 이름의 골프장이 너무 많아, 신경을 바짝 쓰지 않으면 딴 골프장으로 가기 일쑤이다. 파인, 밸리, 힐, 힐스, 레이크 등의 명칭이 앞이나 뒤로 붙은 골프장은 각각 10여 개나 된다. 이런 골프장의 예를 들어보자. 파인밸리,파인리지,샌드파인,파인크리크,양지파인…,히든밸리,프리스틴밸리,이스트밸리,크리스탈밸리,썬밸리…, 레이크힐스, 파미힐스, 임페리얼레이크, 스카이힐제주…등등. 이 외에도 수없이 많다. 일반인들은 뜻도 모르는 외국어로 만든 골프장명을 보고는 좋아하기는커녕 전전긍긍하고 있다. 영어는 물론, 그리스어·불란서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단어를 만들거나 붙여서 작명을 하였기 때문이다. 여주에 있는 아리지 골프장, 춘천에 있는 엘리시안 강촌, 라데나, 경북 칠곡의 라미힐스, 제주 세인트퍼, 호남권의 라온, 에버리스, 기타 필로스, 센테리움, 블루 헤런, 아난타클럽 서울, 시그너스, 렉스필드, 마이다스밸리, 소피아 그린 CC 등등 수도 없이 많다. 반대로, 아름다운 우리말을 그대로 유지한 골프장은 기억하기도 좋고 친근하여 왠지 포근한 느낌이 든다. 남촌골프장, 남서울골프장,송추골프장,한양골프장,수원골프장,통도사골프장,승주골프장, 제주의 오라골프장 등등이다. 순수 한국식 이름으로 골프장명을 붙인 ‘솔모로’ 골프장의 뜻은 여주와 이천의 옛 지명인 ‘소나무의 무리’라고 한다. 현대자동차가 운영하는 ‘해비치 서울’은 “해가 비치는 서울”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외국의 경우 골프장명은 지방도시명을 가장 선호하고, 역 이름이나 오너 이름을 딴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지역 주민과 친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지금은 GPS(위치추적장치)가 자동차마다 달려 있어 별 문제가 없지만, 지방도시에 가서 골프장 위치를 알려달라고 하면 거주민들은 손을 내젓는다. 외국어로 된 골프장명에 대한 반감과 익숙치 않은 골프장명 때문이라고 한다. 기존의 골프장이 외국어로 된 골프장명을 사용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고 그 나름으로 사정이 있음은 충분히 이해하나, 앞으로 신규 골프장들은 신중하게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해서 작명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너무 외국식으로 명명해 놓으면 발음하기도 기억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혼란을 초래하고, 나아가 이미지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는 국수주의·민족주의 경향으로 흘러가 자국 제품 이용하기,자국 비행기 타기,자국 말 사용하기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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