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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구렁이 담 넘듯이 오르는 대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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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15호 편집팀⁄ 2009.04.27 14:12:19

봄의 기운이 완연한 4월! 옛날부터 4월이면 저절로 따스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경험을 사람들은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오래 전에는 봄과 여름의 경계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골이 사라졌는지 봄인지 초여름인지 알 수가 없다. 기지개를 펴면서 인터넷을 두드려 (필자는 강남에 살지 않지만) 강남지역에서 가까이에, 그리고 쉽게 갈 수 있는 산을 검색했다. 요즘 식욕이 당겨 많이 먹었더니 좀 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모산이 눈에 들어 왔다. 무리를 하지 않고도 구렁이 담 넘듯이 갈 수 있는 산인 것 같다. ■대모산(大母山)은 할미산? 여자 앞가슴? 서울 강남구 개포동 산 53-22에 있는 높이 293m의 나지막한 산. 그 모양이 늙은 할미와 같다 하여 ‘할미산’으로 명명되다가, 태종의 헌릉을 모신 후 어명으로 ‘대모산’으로 고쳐졌다고 한다. 또한, 구전에 의하면 산 모양이 여승의 앉은 모습과 같다는 설과, 여자의 앞가슴 모양과 같다 해서 대모산이라는 설도 있고, ‘국수봉’이라 불리기도 했다. 대모산 정상부에는 동서 방향으로 조성된 산성의 흔적이 있는데, 일부 구간에서 석축 성벽이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통일신라 시대의 토기가 출토되기도 했지만, 성곽의 돌을 이용하여 예비군 훈련용 참호를 만드는 등의 행위로 훼손되는 바람에 문화재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낮은 산이라고 해서 너무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그래도 명색이 산이다. 바삐 올라가다 보면 헉헉대면서 지치기 마련이다. 인근의 청계산과 비교해 자그마치 약 300m가 낮은 산이길래 뛰어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내 신체기관은 녹슨 것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삐거덕거리기만 했다. 그렇지만 운동 삼아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면서 매일 아침 오르락내리락하면 좋을 것 같다.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산 입구 쪽에는 각종 희귀 나무 등을 심어 놓은 자연학습장이 있어 학생들의 야외 교육장 및 주민들의 산책·등산로로 사랑받고 있다. 부자 동네가 즐비한 것도 특징이다. 대치동·도곡동·일원동·타워팰리스…우와 좋겠다! ■산중에 웬 독도? 강남이라서 그런지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대모산 입구에서 조금 올라가다 보면, 강남구 일원본동 산 52-13 외 3필지 1만㎡에 만들어 놓은 체력단련장이 보인다. 조성한 지 15년이 되어서 그런지 낡은 티가 나지만, 많은 등산객들이 이용한다. 여기의 시설물은 목재로 만든 체력 단련 시설들인데, 등반 오르기 등 11종과 등산객들이 잠시 쉬거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의자들이 많고 삼림욕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대모산 입구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특이한 모형이 발견된다. 오! 독도…독도가 바다에 있지 않고 왜 여기에 있지? 필자도 이 동네 사람이 아니라 처음 봤는데, 신기하게 생각되었다. 설명문을 보니, 이 구조물은 SBS에서 제작한 독도 모형물로, 촬영 때 사용하던 암벽 구조물을 기증받아 설치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로프를 잡고 등반훈련도 할 수 있도록 설치되어 있다고 했는데, 필자가 본 오늘은 등반훈련을 할 수 있는 로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모두 치워버린 모양이다. 어쨌든 신기하다. ■여기가 정상 맞아? 부지런히 올라갔다. 팻말을 보면서 정상임을 짐작했다. 강남의 부자동네에 있는 산이라고 해서 잔뜩 기대를 했는데, 정상에 올라와 보니 흔히 볼 수 있는 산이다. 산의 높이와 이름이 적혀 있는 표지석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단지 헬기장 표시가 되어 있는 것을 보고 대충 정상이라고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무슨 송신탑이 하나 있고. 다소 실망!

그래도 어쨌든 야호~! 조망대에서 보는 서울 강남과 서초·송파의 모습은 웅장했다. 타워팰리스가 역시 크게 보이기는 한다. 꽉 들어찬 아파트와 건물·도로, 그리고 사람들의 점 같은 모습들을 보면서 “이 많은 아파트 중 내 집은 어디에?”라는 생각으로 괜히 우울해진다. 그리고 어떤 분이 고인돌이라고 주장하는 바위를 봤는데, 필자가 보기에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그냥 신기하게 생겼다 ■유서 깊은 사찰 불국사 이 산에는 유서 깊은 사찰인 ‘불국사’(약사절)라는 절이 있다. 물론 경주 불국사와는 다르다. 고려 공민왕 2년(1353)에 진정국사가 창건한 절로서, 창건 당시 사찰 이름은 ‘약사절’이었다고 한다. 그 유래를 보면, 농부가 밭을 갈다 땅 속에서 돌로 만든 부처님을 발견해 마을 뒷산에 모시고 있었는데, 진정국사가 현 위치에 절을 지으면서 약사 부처님을 모신 절이라 해서 약사절로 명명되다가, 조선 말 고종황제가 불국정토를 이루라는 뜻에서 불국사란 절 이름을 내림으로써 현재의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모산에 오면 인근 헌인릉에 가보자 헌릉(獻陵)은 조선 3대 태종과 그의 비 원경왕후 민 씨의 능이며, 이 능을 바라보아 왼쪽에 있는 인릉(仁陵)은 23대 순조와 그의 비 순원왕후 김 씨의 능이다. 이 헌릉과 인릉을 합쳐 ‘헌인릉’이라고 부르는데, 헌릉은 왕과 왕비의 봉분을 나란히 마련한 쌍봉릉(雙封陵)의 형식이며, 인릉은 왕과 왕비를 하나의 봉분에 합장한 합장릉(合葬陵)이라고 할 수 있다. 태종은 56세로 승하했고, 순조는 11세에 즉위하여 재위 34년에 45세로 승하했으며, 순원왕후는 69세로 승하하였다. 음~, 여자가 오래 살기는 오래 사는가보다. ■개포동의 유래(?) 대모산의 입구라고 자처하는 개포동을 모른 체하고 넘어가기가 아쉬워 유래를 살펴본다. 개포동은 예전에 갯벌 지역이어서 ‘갯벌’이라 하던 명칭이 변하여 ‘개패’ 또는 한자명으로 ‘개포(開浦)’〃라 하였으며, 지금도 이런 옛 지명이 전해지고 있다. (그냥 우스갯 소리로 ‘개도 포기한 동네’라고 했는데 ㅎㅎ - I am sorry. )

■대모산으로 가는 길 ① 서울 지하철 3호선 수서역 4번 출구로 나와 수서교회 팻말이 있는 진입로로 들어가면 정면에 산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거기서부터 산길이 시작된다 ② 다른 코스는 개포 7단지에서 시작하여 불국사를 거쳐 정상에 올랐다가 수서동으로 내려오거나, 양재동에서 시작하여 구룡사-안부-정상을 거쳐 수서동으로 내려오는 길이 있다. ③ 일원동에서 가자면, 일원터널을 지나기 전 사거리에서 보면 대모산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차를 가지고 갈 경우에는, 일원터널을 지나자마자 우회전을 하면 교회가 보인다. 교회 옆에 차를 세우고 놀이터를 지나 산으로 올라가면 된다 ④ 대모산입구역(大母山入口驛)은 분당선의 역이다. 인근에 대모산이 있어 이러한 역명이 부여되었으나, 실제로 영동대로상에 위치하고 있고, 대모산은 3호선 일원역에서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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