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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을 맞이하는 그린의 신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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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15호 김맹녕⁄ 2009.04.27 14:05:41

새봄이 되니 골프 코스에는 꽃들의 향연이 시작되고 녹색의 푸르름이 날이 갈수록 진해져, 골퍼들은 긴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몸을 추슬러 기지개를 펴고 모두들 녹색의 광장으로 달려가 계절의 진미를 맛보고 있다. 이 계절, 아름다운 꽃과 녹색으로 치장된 골프 코스는 우리 모두 함께 즐기는 공동의 광장이다. 어느 곳에서나 지켜야 할 예의범절이 있듯이, 골프 코스에서도 최소한 지켜야 할 도덕적 행동과 규범이 있다. 골프 코스에 가서 늘 느끼는 점이지만, 한두 사람의 몰상식한 골퍼로 인해 하루종일 기분이 나쁘다. 남을 위한 배려를 전혀 하지 않고 자기 편의를 위해 멋대로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요즈음 봄이 되다 보니 황사 바람도 불고 일교차가 심하여 감기 환자가 늘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가래침을 코스나 그린 주변에 뱉어 뒤따라오는 골퍼들을 심히 불쾌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한번은 페어웨이 우드를 치려고 러프에 놓여 있는 공을 보니 누런 가래침이 바로 옆에 있어, 기겁을 하고 동반자에게 신고를 하여 새 공으로 드롭을 하고 샷을 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더럽고 불쾌하여 두 번 다시 생각하기조차 싫다. 코스에서 소변은 생리적인 현상이어서 어찌할 수가 없다고 이해는 하나, 숲속이나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곳을 찾아 해결하면 좋으련만, 카트 바퀴에다 방뇨를 하여 검은 카트길을 따라 소변이 뱀처럼 흘러가는 것을 보고 캐디가 당황하여 눈을 둘 바를 모르는 것이었다. 골프는 신이 아닌 사람이 하는 게임이어서 실수는 으레 발생하기 마련이고, 누구나 완벽할 수 없다는 것쯤은 다들 알고 있다. 그러나 원하는 대로 공이 나가지를 않고 퍼트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다고 쌍욕을 해대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골퍼를 본 적이 있다. 골프공은 요정이어서 벙커에도 들어가고 물속에도 빠지고 나무 밑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는 것을 다 알고 있을 텐데 말이다. 멀리건은 비공식적으로 첫 홀에서나 허용되나, 마구 멀리건 샷을 남용하여 진행과 동반자의 게임에 영향을 미친다. 봄의 송홧가루나 꽃가루로 인해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이 꽤 있는데, 재채기도 조용하게 했으면 한다. 산이 떠나가도록 연속해서 크게 재채기를 해대는 바람에 계곡의 메아리가 되어 옆 홀의 그린에까지 울려 퍼져 상쾌한 분위기를 흐려놓는다. 그늘집에 들어와 옆 테이블의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기 중간 정산을 하며 “아니다, 기다”를 반복하면서 목청을 높여 다투는 소리를 듣다 보면 간식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이다. 좀 조용히 말하고 행동하여 옆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추었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면 행동도 느려지고 걸음걸이도 시원치 않아 시간이 걸리는데, 여기에다 내기를 한다며 마냥 그린을 차지하고 로스트 볼을 찾으러 다니면 뒷 조에게 영향을 미친다. 눈치껏 흐름이 정지되지 않도록 스피드 있게 행동할 줄 아는 스마트 골퍼가 되어야겠다. 골프는 18홀을 도는 동안 흐름이 여러 번 바뀐다. 건강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대자연으로 나왔으면, 스코어가 좋으면 최상이고 나쁘더라도 성적에 집착하지 않는 여유를 보이며, 여기에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매너를 가지고 라운드를 한다면, 당신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받는 골퍼이리라. 봄에는 만물이 생동하듯이 우리 골퍼들도 새봄을 맞아 신사도의 정신이 더욱 싹트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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