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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희망 통해 행복 전해주는 ‘산’

거칠지만 따뜻한 내면의 울림 전한다…경향갤러리, 김인숙 초대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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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15호 김대희⁄ 2009.04.27 14:06:52

자연은 인간에게 너무나 이로운 존재다. 자연은 인간이 있기 전부터 생명을 지닌 모든 생명체와 함께하고 있다. 이러한 자연의 소중함과 친화(親和)는 개인을 떠나 국가적으로 아니 전 세계적으로 주요 화두가 되고 있다. 친환경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일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은 미술작품 속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단골 모델이다. 이는 오래 전부터 인간과 함께 해 왔으며, 미술 속에서 아름다움으로 승화되면서 모두에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순간 시원한 느낌과 함께 작품 하나하나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로 인해 알 수 없는 기운이 샘솟음을 느끼게 된다.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이라는 작품명에서 짐작하듯, 무엇보다 작가가 고집하는 화두가 산과 소나무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할지도 모른다. 서울 중구 정동 경향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김인숙 초대전은 꿈과 희망으로 소망을 부르고 그로 인해 행복을 전해준다. 푸르른 산이 작품의 외적 포인트라면, 위에서 말한 꿈과 희망 그리고 소망에서 행복으로 이어지는 내면의 울림은 바로 내적 포인트가 된다. 작가는 산을 그리기 위해 직접 산을 오르는 열정을 보인다. 작품에서 느껴지는 에너지의 원천은 바로 작가가 산에서 느낀 감동과 희망을 주고자 하는 의지가 섞여 화면에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김인숙의 작품은 두터운 마티에르를 작품 표면에 무의식적으로 그은 붓 자국이 어우러지면서 하나의 큰 형상을 만든다. 산이 주는 웅장함과 찬란함을 울트라 마린 블루 색을 이용해 푸른빛의 다양한 색채 변화로 이미지를 완성시킨다.

산에 숨은 아름다움을 찾아 화폭에 담는 작가는 구상과 추상을 넘나든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거친 필선에 의한 자유분방함과 시각을 사로잡는 단순함, 푸르른 빛이 강하게 자리 잡은 회화작품 40 여점을 선보였다. 대상을 예리하게 해석해내는 시각 아래 에너지가 물씬한 화면이 인상적인 그의 작품들은 보편적 인식 아래 구현되는 구상성을 충분히 희석시킨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한결 간결해진 형상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산의 이미지를 넘어 보이지 않는 부분마저도 읽혀지게 하는 이유로 작용한다. 바로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찾기 위한 작가의 노력이다. ‘블루 마운틴’이라는 연작의 명제에서 알 수 있듯, 그가 주로 사용하는 청색은 자유의지를 밑바탕으로 하는 희망과 염원의 색감이며, 이는 곧 행복을 향한 이상향의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전시작 중 블루 마운틴의 연작이지만, 전작과 느낌이 확연히 다른 작품이 있다. 작가가 새롭게 추구하는 ‘춤추는 산’이다. 붓이나 스크래퍼 등의 터치에서 오는 강렬한 느낌은 여타 작품과 마찬가지지만, 밝은 색상에 반짝이는 소재를 첨가해 생동감이 넘친다. 기존의 기운에 마치 춤을 추듯 율동을 가미해 그 느낌은 배가된다. 자유로운 붓 터치와 대담한 생략으로 그만의 특징이 잘 살아나고 있는 김인숙의 ‘블루 마운틴’ 연작을 가슴속 깊은 희망의 푸름으로 읽을 수 있다면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경기불황으로 마음속에 무거운 근심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활기찬 에너지와 희망을 안겨주는 삶의 활력소가 된다. 4월 22부터 28일까지. 문의 : 02) 6731-6751

■ 김인숙 작가 Mini Interview. 작품의 주요 포인트는 무엇입니까? 꿈과 희망이 있으면 소망이 있습니다. 이는 작품에서 보이는 푸른 산을 얘기하는 것으로, 푸른 꿈과 희망으로 소망이 생기고 그로 인해 행복해진다는 말입니다. 좋은 것을 보면 기운이 샘솟고 의욕이 생겨 행복해지는 것과도 같습니다. ‘블루 마운틴’을 통해 모든 사람이 꿈과 희망과 소망이 생겨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산을 오른다고 들었습니다. 산을 그리기 위해 직접 산에 올라 그림을 그렸습니다. 모든 것들은 머리속에 담아 그림으로 그리는 것입니다. 그 동안 산에 숨어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아름다움은 결코 쉽게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산에 오르면 알 수 없는 많은 감동들을 느끼며, 그 감동을 섞어 작품으로 토해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1993년에는 헬기를 타고 해발 약 5,400m에 이르는 러시아 텐산(天山)에 올라 만년설 위에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 감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4월 30일에는 다시 한 번 감동을 받으러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 히말라야로 떠납니다. 모든 작품에 항상 소나무가 나옵니다. 소나무는 우리 민족에게 무척이나 가까운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소나무 하면 왠지 기운이 넘치고 오래 사는 나무로 인식되는데, 소나무의 기운을 받아 보는 이들도 기운이 넘쳤으면 합니다. 구상작업을 할 때 소나무 하나하나가 띠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사실 멀리서 보면 산이지만 다가갈수록 각각의 나무들로 구성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모두가 한데 어우러지고 묻히며 살아가기에 큰 산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어떤 모습의 산이 나올지 궁금합니다. 30여 년이 넘도록 (산)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생동감이 넘치는 춤추는 산을 그릴 계획입니다. 작업을 하다 보면 손끝으로 전율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내 자신이 행복해지고 저절로 그림이 그려지는 순간입니다. 이렇게 춤을 추듯 그림을 그리고 이러한 기운과 힘을 모두에게 전함으로써 결국은 다 함께 행복해지기를 궁극적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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