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流 휴머니즘을 만끽하라 <범인 없는 살인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윤성원 옮김 / 이우인 기자 jarrje@cnbnews.com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은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이자, 추리의 재미와 함께 서스펜스와 인물들의 농도 깊은 심리 드라마를 다루는 저자의 작품 세계를 잘 보여주는 수작이다. 이 책에 수록된 일곱 편의 단편들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빠르게 진행되는 흥미진진한 수수께끼와 그 뒤에 숨겨진 경악할 진실은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아주 작은 고의, 희미한 연정, 무심코 나온 사투리, 잘못된 믿음 등 사소하게 빗나간 욕망과 이해관계로 인해 빚어진 끔찍한 비극들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마음속 어두운 욕망을 바라보는 저자의 날카롭고 독특한 시각을 잘 보여준다. 숨 막히는 긴장감과 허를 찌르는 결말이 주는 극적 재미와 묵직하게 여운을 남기는 인간 드라마가 공존하는 단편들을 통해 히가시노 게이고 식 휴머니즘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고등학교를 무대로 사춘기 청소년들의 마음속에 깃든 뜻밖의 살의를 그려낸 〈작은 고의에 관한 이야기〉, 유아 살해 이면에 감춰진 가족붕괴의 비극을 그린 〈어둠 속의 두 사람〉은 평범한 사람들의 아주 작은 동기가 어떻게 끔찍한 사건으로 연결되는지 잘 보여준다.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한 〈하얀 흉기〉는 한 개인의 삶 속에서 흡연이 야기하는 극단적인 불행을 보여주며, 타이틀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은 치밀한 구성, 화려한 트릭, 추측할 수 없는 반전에 이은 충격적인 진실로 장편 못지 않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빠르게 진행되는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으며, 전혀 다른 주제들은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일본 최고의 이야기꾼 히가시노 게이고가 선사하는 균형 잡힌 단편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10,000원
<박쥐> 박찬욱ㆍ정서경ㆍ최인 지음 <박쥐>의 스토리는 에밀 졸라의 소설 <테레즈 라캥>에 ‘아주 느슨하게’ 기초하고 있다. 흡혈귀가 된 신부와 그 친구의 아내. 극한의 상황에서 만난 두 남녀의 위험한 사랑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잔혹한 사건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내면에 공존하는 선과 악, 죄의식과 욕망의 다양한 양상을 잔혹하면서도 아름답게 그려냈다. 그책 펴냄. 12.000원
<예지몽>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양억관 옮김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현대 작가’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용의자 X의 헌신> 시리즈 제2탄이다. <예지몽>은 ‘오컬트’(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와 ‘미스터리’라는 두 개의 장르를 ‘과학’이라는 연결고리로 절묘하게 조합시켜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과학은 지적인 재미와 더불어 감동을 안겨준다. 레드박스 펴냄. 13,000원
<죽음의 해부> 로렌스 골드스톤 지음 / 임옥희 옮김 역사적 사실과 시대상, 법의학적 디테일이 완벽하게 조합된 매력적인 의학 팩션이다. <외과의사>로 잘 알려진 의사 출신 의학 미스터리 작가 테스 게리첸이 “당신은 이 소설에 중독될 것이다”라고 호평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지난해 미국 출간 이후 수개월 동안 아마존 소설 베스트 20위권 안에서 꾸준히 인기를 모았다. 레드박스 펴냄. 13,000원
<셜록 홈즈 최후의 해결책> 마이클 셰이본 지음 / 최준영 옮김 셜록 홈즈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된, 코난 도일에게 바치는 헌정작들을 모은 <새로운 셜록 홈즈 이야기>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퓰리처 상 수상 작가 마이클 셰이본은 이 작품을 통해 노년의 셜록 홈즈의 모습을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셜록 홈즈 전집이 9권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아쉬워할 독자들에게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황금가지 펴냄. 9,000원
“MB 정부의 뉴딜은 진보적 사회정책” <이준구 교수의 쿠오바디스 한국경제> 이준구 지음 / 15,000원 <이준구 교수의 쿠오바디스 한국경제>는 경제학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미시경제학>과 ‘미네르바’의 경제학 교본이었다는 <경제학 원론>의 저자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의 첫 경제시론집이다. 26년 동안 강단을 지키며 교육과 연구에 전념하면서 그 밖의 활동과는 거리를 유지해 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뜨거운 이슈인 대운하사업, 종합부동산세 개편, 한미 FTA, 주택정책, 경기부양책, 교육개혁 등을 날카롭게 통찰한다. 스스로를 시장주의자로 규정하는 ‘교과서 경제학자’ 이준구 교수에 있어 정책을 판단하는 잣대는 단순하고 명쾌하다. ‘경제학의 정설과 원칙’ 그리고 ‘정책 판단의 잣대는 이념이 아니라 합리성이어야만 한다’는 원칙이다. 따라서 현 정부의 시장에 대한 맹목적 믿음은 우리 사회를 도그마 시장주의, 무원칙 실용주의로 몰아 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현 정부가 펼치고 있는 ‘뉴딜’이 실제로는 토목공사가 아닌 진보적 사회정책이라고 말하며, 참여정부와 현 정부 그리고 한국 경제의 미래 판도를 뒤흔들 한미 FTA는 체결하는 쪽이 이익이라고 지적한다. 저자의 판단 근거가 ‘이념이 아닌 합리성’임을 확인하게 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은 강단을 지켜 온 교과서 경제학자의 저서답게 경제정책들의 타당성과 정당성을 가늠할 보편적 기준으로서 경제학의 정설들―조세정책의 원칙, 시장과 정부의 힘의 균형, 경제적 타당성 검토의 원칙―을 논거로 튼실하게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 정책에 따라 현재의 삶의 질과 미래가 결정되는 국민으로서 쏟아져 나오는 경제정책들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인식의 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푸른숲 펴냄. 327쪽.
<일상, 그 매혹적인 예술> 에릭 부스 지음 / 강주헌 옮김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걸작으로 만드는 예술가들의 창조적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다. 줄리어드음대의 예술교육학 교수인 저자 에릭 부스는 수년 간의 강의 경험과 통계자료 분석을 통해 걸작을 만들어낸 동력이 된 위대한 예술가들의 ‘창조 행위 과정’을 밝혀내고, 이를 일상에 적용시킴으로써 평범한 삶을 위대한 작품으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안내한다. 에코의서재 펴냄. 15,000원
<천황제 국가의 지배원리> 후지타 쇼조 지음 / 김석근 옮김 이 책은 천황제 비판 혹은 폐지를 요구하는 의견이 활발한 가운데 쓰여졌다. 근대 일본의 천황제, 전체주의 등에 대해 독창적인 분석과 업적을 남긴 후지타 쇼조는 권력을 개개의 대립이나 마찰이 아닌, 실사(實事)에 대한 상호 주체적인 연관성 속에서 권력이 껴안은 ‘지배원리’ 자체의 모순이라고 객관적 차원으로 분석한다. 논형 펴냄. 20,000원
<전태일 평전> 조영래 지음 돌베게 출판사에서 펴내던 <전태일 평전>을 새롭게 개정해 펴냈다. 이 책에는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사회를 올바로 바라보며 살아가는데 힘이 되는 지혜와 용기의 사상이 담겨 있다. 21세기에도 전태일은 우리의 잠자는 양심을 세차게 두들기며 한국 사회를 비롯, 지구촌 곳곳을 찾아가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고 외칠 것이다. (사)전태일기념사업회 펴냄. 13,000원
<위기를 기회로> 김윤영 지음 / 김찬웅 옮김 2010년은 ‘돈병철’ 호암 이병철 회장이 태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호암은 모두가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에 남다른 식견과 강한 의지로 한국 경제와 산업을 든든한 바탕 위에 올려놓은 신화적 인물이다. 이 책은 한국 경제의 ‘영웅’ 호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의 혼을 되살리고, 정신과 역사(役事)를 널리 알리고자 발간됐다. 칭찬메아리 펴냄.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