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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광의 아프리카 미술과 친해지기

음부티아(James Mbuthia)-케냐‘아프리카로 간 샤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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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19호 편집팀⁄ 2009.05.26 11:56:18

정해광 (아프리카미술관장·철학박사) ■음부티아는 누구인가 음부티아(Mbuthia, 1958~ )는 독학으로 회화의 세계에 입문해서 바나나 힐(Banana Hill) 예술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작품 활동 이외의 시간에는 나이로비 국립병원 소아과에서 미술치료를 하는 등 어린이들을 위한 워크숍에 참여하고 있다. 그의 그림이 유난히 밝고 화사한 것도 바로 아이들을 가까이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음부티아는 케냐의 일상과 자신의 꿈을 희망으로 풀어낸다. 음부티아는 큐비즘과 슈퍼 임포지션(중첩 이미지)을 통하여 상징적이면서도 미래적인 테크닉을 구사한다. 그의 그림은 색상이나 배경에 있어서 샤갈과 흡사하지만, 인물이나 화면을 구성하는 방식은 아프리카적인 스타일을 지향한다. 혹자는 그의 그림이 샤갈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하지만, 바나나힐을 가보면 그의 그림이 왜 그렇게 그려졌는지 이해하게 된다. 그는 자신의 고유한 생각으로 고유한 그림을 그리는 작가이다. ■음부티아는 어떤 그림을 그리는가 음부티아는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케냐를 희망으로 그려낸다. 그러나 서구 미술가들의 평론은 혹평에 가깝다. 케냐의 일상은 비극에 가까운데 너무나 밝게 표현된 것이 작위적이라는 점에서 음부티아는 팔기 위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다. 물론 거리의 작가들은 그들이 경험하지 못한 엽서 속의 눈 쌓인 거리나 유럽의 풍경을 그리면서 팔기 위한 그림을 그린다. 그러나 음부티아는 분명 자기의 시선에 비친 현실을 그려낸다. 그가 살고 있는 바나나 힐을 가보면, 촉촉한 대지와 큰 나무들, 언덕 위의 집들과 교회 그리고 컬러풀한 옷을 입은 사람들의 모습이 그의 그림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발견할 수 있다. 더구나 아이들을 좋아하는 심성을 고려해보면 그의 그림이 왜 동화적인지 쉽게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음부티아는 “내 모든 작품은 고유하다. 캔버스 위에서 내 손은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그 속에서 서로 자연스럽게 색이 융합된다. 만약 내 작품이 서구의 작품과 비슷한 점이 있다면 그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라고 말한다. ■음부티아의 스타일과 색채는 휴머니티의 구체적인 내용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케냐 작가들처럼 그는 열악한 환경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자신을 비극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시선이 낙관적이기 때문이다. 그의 그림에서 젊은 남녀의 얼굴을 중첩시킨 것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함께 지녀야 할 마음의 공통분모이기도 하다. 화면을 여러 개로 분할한 큐비즘에서는 분열된 케냐의 정치적 현실을 하나로 보듬고자 하는 마음의 의지이기도 하다. 화려한 색채의 사용은 결국 현실에 대한 희망으로 직결된다. 그런 점에서 화면을 분할하는 큐비즘이나 인물을 중첩시키는 슈퍼 임포지션 그리고 색채는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휴머니티의 내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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