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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와 샐리, 오바마가 만난‘워싱턴 스퀘어 파크’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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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1호 편집팀⁄ 2009.06.09 16:11:04

송영순 자유기고가 sys5602@hotmail.com 워싱턴 스퀘어 파크(Washington Square Park)는 수도 워싱턴이 아닌 뉴욕에 있다. 그리고 뉴욕 1700여 개의 공원 중 3만9,500㎡(9.75에이커)의 면적을 가지고 있는 가장 유명한 곳이다. 여기는 남녀노소와 인종차별이 없는 만남의 장소이고, 문화활동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유명한 ‘그리니치 빌리지’와 함께 맨해튼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곳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는 지난 2007년 9월 27일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버락 오바마가 집회를 열었는데, 공원 역사상 처음으로 2만여 명이 모인 성공적인 집회였다고 한다. 아마도 뉴욕대와 뉴욕주립대의 학생들과 맨해튼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고 생각된다 저 앞으로는 프랑스의 개선문을 연상케 하는 아치 형태의 회색 건축물이 보인다. 음~, 크고 멋있군! 여기서부터 5번가가 시작된다지. 마치 개선문 같기도 하고 독립문 같기도 한 그것은 높이 23.3m의 아치로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1789’의 취임 100주년을 기념해 1889년에 워싱턴도 아닌 뉴욕의 한 공원에 세워진 것이다. 워싱턴 아치가 처음 만들어질 때는 나무로 완성되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를 것이다. 그리고 스탠포드 화이트에 의해 제작된 아치는 1895년에 77피트(23.4m)의 대리석 아치로 바뀌게 된다. 워싱턴의 조각상도 동시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장군상(군인으로서의 워싱턴)은 1916년에, 대통령상(정치인으로서의 워싱턴)은 1918년에 만들어졌다. 그리고 아치 밑으로 차가 다녔다고 한다면 믿겠는가? 1971년까지는 자동차가 이 아치 밑을 통과하기도 했지만, 로버트 니콜이 다시 워싱턴 아치를 수리한 뒤로는 뉴욕시는 자동차가 다니지 못하도록 하였다. 강한 미국의 원동력이 된 조지 워싱턴의 리더십 조지 워싱턴!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꼽히며, 미국을 만든 사람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미국 독립전쟁 당시 독립군을 이끌던 워싱턴의 강력한 리더십은 결국 지금의 미국이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독재 이미지가 강한 이승만 대통령과는 사뭇 다른 것 같다. 그러고 보면 미국의 대통령은 군인 출신들이 많다.

그런데 세계의 여행객들에게도 소개되고 뉴욕대의 졸업식장으로 사용되기도 하는 이곳이 공동묘지였다고 한다면 과연 믿을까? 그렇다. 1826년 공원으로 만들어지기 이전에 이 지역은 공동묘지로 사용되었다. 즉, 북쪽은 독일인들의 묘지였고, 남쪽은 공동묘지였다. 게다가 나중에는 공개 교수형 지역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 공원에는 두 개의 동상이 더 있다. 하나는 이탈리아의 애국자이자 영웅인 가리발디 동상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의 철강산업을 일으킨 리만 홀리의 동상이다. 그런데 가리발리의 동상이 이탈리아에 있지 않고 왜 여기에 있을까? 뉴욕과는 무슨 인연일까? 그는 이탈리아의 위대한 영웅이었지만, 말기에는 프랑스·호주 연합군에게 대패한 뒤 1849년에 모로코로 망명하였다가 1851년에 다시 미국 뉴욕 스테이튼 아일랜드(staten island)로 옮기게 된다. 가리발디는 그곳에서 양초를 만들면서 시간을 보내다, 1853년 11월에 뉴욕을 떠나 이탈리아로 돌아가는데, 이때 스테이튼에 있었던 것이 인연이 된 모양이다. 가리발디의 동상 아래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마치 가족 야유회를 나온 듯하다. 여기서는 무엇을 하든지 이상하게 보는 시선은 없다. 그냥 자유롭게 행동하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그러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분수대는 지난 1852년에 처음 만들어졌으며, 1872년에 교체된 것이다. 뉴욕대의 학생들인지는 몰라도 제법 미인도 보인다.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마구 장난을 치는데 재미있다. 무슨 머리카락이 저러냐? 마치 대걸레(레게 머리)처럼 펼치고 다닌다. 개성인가보다. 여기의 젊은 여학생들은 청바지가 터져 나갈 것처럼 꼭 끼이게 입는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엉덩이가 오리 궁둥이처럼 생긴데다 복숭아 씨처럼 예쁘게 튀어나와 있다. 탱탱하게 보이는 게 부럽기도 하다(너희들도 나이 먹어봐라!).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노인 부부는 기타를 치면서 시간을 보내고, 공원의 한쪽에서는 노인들이 공굴리기인지 운동시합을 하고 있었다. 워싱턴 스퀘어 파크를 이야기하면서 공원과 바로 인근에 있는 그리니치 빌리지와 소호를 빼먹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리니치 빌리지(Greenwich Village)는 맨해튼 14번가, 라파예트 스트리트, 휴스턴 스트리트, 허드슨 강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리니치 빌리지의 중앙은 비싼 학비로 유명한 뉴욕대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 대학은 워싱턴 스퀘어 파크로 둘러싸인 토지를 대부분 소유하고 있다. 그리니치 빌리지는 남북전쟁 이후 뉴욕에서 가장 흑인이 많이 사는 거리가 되었지만, 1920년대 초반에 다수가 할렘으로 이주해 간 후 20세기 초에 많은 예술가와 문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1940년대까지 이 지역은 게이들이 주로 모이는 장소로 알려지기도 했다 소호(SOHO)는 SOuth of HOuston 의 머릿글자를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1960년대를 지나면서 임대료가 싼 창고는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으로 활용되면서 예술의 거리로 부상하기 시작했으며, 1970년대까지 주거·상업·예술 지구로 변모시키면서 독특한 지역공동체로 발전했다. 해리와 샐리가 작별인사 나누던 횡단보도 아 참, 여기는 미국 영화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할리우드 다음으로 영화가 많이 촬영된 도시는 뉴욕이라는 사실. <티파니에서 아침을><러브스토리><여인의 향기><폴링 인 러브><나 홀로 집에><킹콩> 등 엄청나게 많은 영화가 촬영되었다. 아마 지금도 뉴욕 센트럴파크와 타임 스퀘어,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 촬영을 진행하고 있을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모를 수도 있겠지만,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최고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1989년작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맨해튼이 중심 배경이고, 워싱턴 스퀘어 파크도 그 중의 하나이다. 영화 서두에 시카고대학에서 출발해 밤새 자동차를 타고 달려온 샐리(맥 라이언)와 해리(빌리 크리스털)가 헤어지는 장면을 촬영한 곳은 그리니치 빌리지 관문으로 통하는 워싱턴 스퀘어 파크 지역이고, 지금도 영화 속의 분위기 그대로이다. 해리가 샐리를 내려주기 위해 진입한 도로와 초대 대통령 취임 100주년 기념 개선문, 두 사람이 작별 인사를 나누던 횡단보도와 신호등 하나까지 영화 속의 장면과 꼭 같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저 멀리 보이던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9·11 테러로 무너져 영원히 볼 수 없게 된 것뿐이다. 그리고 2007년에 개봉한 미국 영화 <어거스트 러시(August Rush)>(감독: 커스틴 셰리단)에서도 워싱턴 스퀘어 파크와 센트럴 파크의 대규모 야회 음악회 등 뉴욕의 아름답고 자유로운 에너지가 팔팔 넘치는 모습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나는 전설이다>에서도 주인공 네빌이 번화가인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과 워싱턴 스퀘어 파크, 맨해튼 5번가를 홀로 배회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행은 즐겁다. 신난다. 그러나 걱정은 된다. 바로 돈! 돈!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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