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회원권 차압, 해외여행 출국금지

국세청이 고액 세금체납 자산가들로부터 가장 빠르게 세금을 징수하는 방법으로 골프 회원권을 압류하는 방법을 도입하여 효과를 보고 있다. 국세청은 금년 1월부터 4월까지 세금체납자 1269명이 골프 회원권 1747계좌를 소유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지렛대 삼아 715명으로부터 139억 원의 체납세금을 현금으로 징수하였다고 한다. 나머지 500여 명 세금체납자들의 골프 회원권도 압류하여 공매절차를 거쳐 세금을 징수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2008년도에는 골프 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1300여 명이 세금을 미뤄 오다 1700여 개 회원권을 국세청에 압류당했고, 이들 고액 체납자로부터 골프 회원권을 추적 색출하여 7조1000억 원을 현금으로 징수하였다고 한다. 골프 회원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체납된 세금을 내는 고소득자들을 볼 때 가증스럽고 양심 없는 인간으로밖에 볼 수 없다. 골프 회원권은 우리 사회의 부의 상징이요 신분과시 증명서나 마찬가지여서 여간해서 내놓기가 싫은 것이다. 회원권의 가격이 최고 20억 원대에서 최하 5000만 원까지 되다 보니 회원권은 재산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당장 골프를 치러 나가야 하는 마당에 회원권을 압류당하면 당장 불편할 뿐더러 골프장에도 통고가 되어 회원으로서 명예에 먹칠을 하고 비즈니스에까지 영향이 있기 때문에 고액 소득자들이 서둘러 체납된 세금을 내는 것으로 판단된다. 회원권을 압류하면 대부분이 3일 이내에 신속하게 밀린 세금을 낸다는 것이다. 국세청의 이러한 발상은 참으로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서, 계속 이 방법을 도입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본다. 옛날부터 있는 자들은 어떻게든 국가 세금을 안 내고 적당히 버티든지 뒷거래를 하여 액수를 줄이려는 수법을 써 왔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대신, 고액 수입자들은 이용료나 수가를 받을 때 카드 대신 현금을 내라고 종용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카드를 사용하면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고, 현금을 내면 할인을 해준다고 회유를 한다. 이런 고액 수입자들이 선순위 압류 대상인 부동산은 타인 명의로 해 놓고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세금을 체납하면서 해외 여행이나 골프 투어를 나가는 몰염치를 보고 일반인들은 손가락질을 하면서 저주를 한다. 또한 국세청은 자주 해외 여행을 다니는 5000만 원 이상 체납자에게 출국금지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와 같이 부자들의 세금체납 징수의 아킬레스건은 골프 회원권과 해외 여행 출국금지가 가장 특효약이라는 것이다. 골프 회원권 보유자는 대부분 납부능력이 있는 부자로서, 회원권을 압류하면 신속하게 세금을 낸다는 것이 국세청 관계자의 말이다. 이런 회원권을 가압류당한 체납자들일수록 골프장에서는 으스대며 모범시민인 양 과시를 하면서 매너를 찾고 사회정의를 토로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몰염치한 골퍼들은 속으로 울분을 삭이면서 드라이버와 퍼트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골퍼들은 안톤 슈낙의 수필에 나오는 “우리를 슬프게 하는 인간들”일 것이다. 다시 한 번 국세청의 기발한 세금징수 아이디어에 찬사를 보낸다. 골프가 가끔은 이렇게 국가 세금 징수에 일익을 한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