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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워싱턴 DC의 명물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관’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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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2호 편집팀⁄ 2009.06.17 09:03:06

송영순 자유기고가 sys5602@hotmail.com 미국에는 볼거리가 많다. 시간이 없어서 보지 못할 뿐…여행을 좋아하는 필자에게는 미국은 딱 맞는 코스가 아닐까 싶다. 조만간 6.25가 다가오기에 이번에는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관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기념관은 건물로 호화찬란하게 지어진 곳이 아니다. 지상이고 야외이다. 그냥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고 감상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해 둔 배려이다. 미국 의회가 지난 1986년 10월 28일에 승인한 후 6년이 지난 1992년 6월 14일에 기공식을 했으며, 1995년 7월 27일 준공을 하였다. 비용은 1,650만 달러가 소요되었다고 한다. 기념관을 짓는데 대한민국에서 지원한 것은 없을까 하여 살펴보니, 삼성이 500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한다. 역시 삼성! 삼성의 메모리얼 지원은 미국 사회에서 대한민국과 삼성이라는 기업의 이미지를 올리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들린다. 예술성 가미된 조형물들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관(Korean War Veterans Memorial)의 기념 조형물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도록 되어 있다. 역사성을 제외한다면 제품 하나 하나가 예술적인 견지에서 만들어져 자연과 첨단이 어우러져 있음을 느끼게 된다.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흐릿한 듯하면서도 선명한 조각들은 마음에 천천히 와 닿는데, 마치 한 걸음씩 나를 향해 쳐다보며 오는 기분이다. 그 조각들은 미국의 성조기를 향해서 비옷을 입은 한 소대가 전진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고, 조각상 양쪽의 벽에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2,500명의 얼굴들이 레이저로 새겨져 있다.

이 조각이 있는 벽은 루이스 넬슨이라는 사람이 만들었다고 하는데, 164피트짜리 41개의 대리석 패널로 구성되어 있다. 넬슨은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국립문서보관소에 있는 한국전쟁 사진 1만5,000장을 참고하고, 이를 다시 컴퓨터 작업과 전문가들의 사진 합성을 통해 2,400여 개의 이미지로 만들었다고 한다. 대단한 작업이 아닐 수 없다. 넬슨 작가는 남북한의 경계인 38선을 의식해 38개의 동상과 38선이라는 상징, 38개월의 전쟁을 나타내도록 했다. 그 배경은 멀리서 볼 때 한국의 산악지대 모양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어떤 충동이 그를 자극했을까? 빤질빤질 윤기가 나는 검은 대리색 기념비에 거의 6만 명에 달하는 전몰장병의 이름이 1959년에서 1975년까지 연대순으로 새겨져 있었으니, 그 정성이 놀라운 뿐이다. 6·25, 불과 60년 전 일 벌써 잊혀져

이곳을 구경하며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면서 불과 60년 전을 생각해본다. 실제로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부모로부터 당시의 전쟁 상황을 생생하게 들었다. 빗발치는 총알…여기저기서 포탄이 터져 날아 흩어지는 파편들… 옆에서 쓰러지는 민간인과 군인들....걷고 또 걸으면서 끝없이 이어지는 고난의 피난행렬…. 우리 세대는 전쟁의 아픔을 직접 겪지는 못했지만, 부모로부터 듣고 배웠다. 그리고 다시는 그러한 참혹한 일이 재연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도 배웠다. 그런데 미국에는 6.25 즉 한국전쟁과 관련된 기념비들이 각 주마다 설치되어 공원화되어 있다는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놀랐다. 필자가 잠시 머물던 뉴저지의 조그만 마을에도 한국전쟁 참전기념비들이 깨끗하게 조성되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하였다. 거기엔 이념 갈등은 보이지 않는다. 그냥 당시의 아픔을 생각하고 위로하는 것이다. 부끄러운 자화상, 우리는 무엇을 지켰는가

그런데 우리는 무엇을 했을까? 부끄러운 시간만 보낸 것 같다. 지난 10년 동안 북한을 의식해 한국전쟁의 아픈 기억과 국내외 젊은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애써 감추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김대중 정부 때는 한국전쟁 기념 50주년 행사도 취소되거나 축소되었다. 오호 통재라! 요즘 우리 사회는 너무 왜곡되었다는 감정을 추스르기가 곤란할 지경이다. 은혜를 모르는, 자기만 아는 나라 대한민국? 이것은 미국을 비롯한 한국전쟁 참전 UN 국가에서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이다. 6·25 때 김일성과 그 도당은 소련과 중국의 비호 아래 수십, 수백만의 동족을 칼로 찌르고 총으로 쏘았으며, 당시 UN 참전국들은 동양의 조그마한 나라를 구하고자 자국의 젊은이들을 희생시켰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때의 참상과 교훈을 너무나 쉽게 잊는 것은 아닌지 두고 볼 일이다. 너무 쉽게 잊는 것과 용서는 엄연히 다르다.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면 한국전쟁 참전기념관을 당연히 찾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를 위해 숭고한 피땀을 흘린 젊은이들에게 그 동안 진심으로 헌화조차 하지 못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하면서, 적어도 은혜를 모르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는 진심이 전달되었으면 한다. 해외에 있는 한국전쟁 기념비 및 기념관 1. 파리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 : 파리 세느강 마레다리 근처에 위치 2. 호주 캔버라 Korean War Memorial, Canberra : 한국전쟁 가평전투에 참가 3. 캐나다 Wall of Remembrance(Brampton, Ontario), 한국전쟁 기념비 4. 워싱턴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관(Korean War Veterans Memorial) 5. 뉴욕 맨해튼 한국전쟁 참전기념비 6. Connecticut(코네티컷) West Haven의 한국전쟁 참전기념비 7. Atlantic City 한국전쟁 참전기념비 8. Staten Island에 위치한 Korean War Veterans Parkway 9. 보스톤 한국전쟁 기념비 10. 뉴저지 한국전쟁 기념비 11. 조지아 주 콜럼비아 시 한국전쟁 기념관 12. 남아공의 케이프타운 한국전쟁 참전기념비 13. 터키 한국전쟁 참전기념탑 14.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촌(한국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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