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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 브라운관 속으로…

MBC 주말기획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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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3호 이우인⁄ 2009.06.23 22:13:27

87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의 신화 <친구>가 드라마 무대 위에 펼쳐진다. 오는 27일부터 방송되는 MBC 주말기획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20부작)은 영화 <친구>의 기본 골격을 가져온 작품이다.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극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스태프 전원이 영화 제작 스태프이다. 약 75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약 95% ‘사전제작’하여 퀄리티와 스케일 면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드라마 내용은 친구들의 진한 우정과 갈등을 다룬다는 점에서 영화 줄거리와 같으며, “내가 니 시다바리가” “니가 가라 하와이” 등 영화 속 명대사도 그대로 등장한다. 6월 17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 제작발표회에서, 곽경택 감독은 “드라마가 가진 또 다른 이야기를 다뤘으며, (영화를) 고쳐서 간다는 기본적인 전략을 취했다”고 밝혔다. 영화 <친구>는 유오성ㆍ장동건ㆍ정운택ㆍ서태화ㆍ김보경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출연하여 멋진 명장면과 명대사를 만들어냈다. 특히, 장동건은 <친구>를 통해 잘생긴 스타의 이미지를 벗고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를 다는 데 성공했다. 드라마에는 현빈ㆍ김민준ㆍ서도영ㆍ왕지혜ㆍ이시언ㆍ정유미ㆍ배그린 등이 등장한다. 현빈과 김민준이 각각 장동건ㆍ유오성이 맡은 역할로 출연해 카리스마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친구, 우리들의 전설>을 빛낼 인물들 “장동건과 비교 예상한 일”…현빈-한동수 역

귀공자 현빈이 거친 남자로 변신한다. 현빈이 극중 맡은 역할은 외로운 반항아 ‘한동수’ 역으로, 영화에서 장동건이 소화해낸 배역이다. 때문에, 같은 역을 두고 장동건과 비교될 소지가 많다. 이에 대해, 현빈은 “비교될 거라 예상했다. 이 때문에 (출연에 대해) 반대하는 분들도 많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는 “9년 전 영화 <친구>를 봤을 때 이런 작품을 꼭 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가졌었다”면서 자신의 선택이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한, “나에게 좋은 기회가 주어져 반대를 무릅쓰고 도전했고 후회한 적은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현빈은 동수로 태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복싱 선수로 나오는 동수와 닮기 위해 현빈은 서울의 트레이닝 코치를 부산까지 데려가 격투기를 배우고, 평소 트레이너의 매서운 눈빛을 습득했다. 뿐만 아니라, 곽경택 감독이 직접 녹음한 사투리 테이프를 테이프가 늘어날 때까지 반복해 들어 사투리를 익혔다. 영화 <친구>는 무려 20~30번을 봤다고 한다. “나는 항해 떠나는 배”…김민준-이준석 역

70년대 당시 부산 최고의 조직이던 ‘혁신파’의 두목인 아버지와 재일동포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준석’ 역의 김민준은 이번 드라마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자신을 ‘항해를 떠나는 배’와 비교했다. 김민준은 “9년 전 곽경택 선장을 중심으로 항해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영화 <친구>를 완성시켰다면, 지금은 항해 일지가 머리에 고스란히 있는 스태프·감독과 작업하는 (운 좋은) 배우이다. 우리는 좋은 항로와 선례가 있기 때문에 연기하는데 몰입되고 즐겁다”고 말했다. 김민준이 맡은 이준석이란 역할을 영화에서는 영화배우 유오성이 연기했다. 유오성의 준석과 다른 김민준의 준석은 어떤 느낌일까? 이에 대해, 김민준은 “드라마의 특성을 살려 유오성에 비해 더 입체적이고 다각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분명, 강원도 출신인 유오성에 비해 부산 출신인 김민준이 사투리에서는 유오성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준 역시 “부산 사투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어느 정도 이점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기에 곽경택 감독이 준 사투리 녹음 테이프가 자신에게 다른 방향의 내비게이터 같은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부산 사투리 완벽 구사”…서도영-정상택 역

극중 유일한 브레인 ‘정상택’ 역을 맡은 서도영은 부산 사투리 실력을 묻는 질문에, “사투리는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며 자신을 보였다. 그의 수준급 사투리 실력에는 곽경택 감독의 영향이 컸다. 서도영은 곽 감독이 몸소 연기한 부산 사투리가 담긴 테이프를 늘어날 때까지 들으며 연습했다. 두 달 간 사투리 교사와 합숙 생활을 하기도 했다. 영화에서 화자(話者)에 가까웠던 상택은 드라마에서는 사건의 중심에 있을 예정이다. 자신의 배역에 대해 서도영은 “영화 속 상택은 때 묻지 않고 순수한 느낌인 반면, 드라마 속 상택은 욕심과 열정·성취욕이 많은 인물로, 시청자들이 보기에 현실적으로 더 와 닿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상태는 어린 시절 친구들이 성장 과정에서 조직폭력배의 길을 걷는 것을 보면서도 우정을 잃지 않는 진정한 엘리트이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완벽에 가까운 사전제작을 경험한 서도영은 “한두 달 전부터 대본이 나왔기 때문에 대본을 미리 숙지할 수 있었으며, 부산에서 합숙 촬영을 해서 이동하는 부분에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며, “이번 드라마가 사전제작에 큰 선례를 남기지 않았나 싶다”고 평가했다. “영화 <친구>, 부산 출신 내겐 전설”…이시언-김중호 역

연극배우 출신 연기자 이시언의 영화 <친구>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9년 전인 고등학생 때 몰래 <친구>의 개봉 날에 영화를 봤다는 이시언은 “나한테는 최고의 영화이자 전설이었다”고 열변을 토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자신이 부산 출신임을 밝히며 “이전까지는 <친구>처럼 부산을 크게 소재로 하거나 남자들의 진한 우정을 다룬 영화가 없었던 것 같다“며, “영화는 고향을 생각하게 해준 계기가 됐으며, 정말 엄청난 충격이었다”고 칭찬의 샘을 뿜어냈다. 이시언에겐 이번 작품이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 알리는 첫 기회이다. 때문에, 이시언은 ‘김중호’ 역을 소화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펼쳤다. 그는 중호가 네 명의 친구와 두루두루 친한 캐릭터임을 중요시해 현빈·김민준·서도영 등 다른 배우들에게 서슴없이 들이댔다고 밝혔다. 또한, 중호처럼 남을 웃길 수 있는 경지에도 도달했다고 동료 배우 정유미와 배그린은 “시언 오빠가 중호 그 자체”라고 증언했다. “공연 개봉 박두”…레인보우 3인방, 왕지혜ㆍ정유미ㆍ배그린

영화 <친구> 속 밴드 ‘레인보우’의 음악과 복고풍 스타일은 영화 개봉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드라마 속 레인보우 3인방은 왕지혜·배그린·정유미가 맡는다. 세 사람의 공통점은 이름과 얼굴이 단번에 연결될 만큼의 유명 배우는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이들은 얼굴의 골격부터 생김새·말투 등이 많이 닮아 있었다. 세 배우가 실제로도 매우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레인보우’의 보컬 ‘최진숙’ 역의 왕지혜는 “첫 리딩 때 감독님이 10만 원짜리 수표를 주시더니 ‘레인보우’ 멤버들과 커피를 마시며 서먹함을 없애라고 말씀해주셨다”면서, “덕분에 첫 만남의 경계를 없애고 멤버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드라마가 남성들의 갈등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여성들의 갈등을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반’을 맡은 ‘민은지’ 역의 정유미는 “감독님이 친구들끼리의 우정을 그린 작품이라면서, 호흡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여자는 여자들끼리, 오빠들은 오빠들끼리, 다 같이 등 평소 호흡을 맞춘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6개월 동안 베이스 기타를 배웠다는 배그린은 “언니들과 신나게 촬영했다”면서 ‘레인보우’의 공연 장면을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그가 맡은 ‘성애’는 홀어머니의 외동딸로 남부러움 없이 선머슴처럼 성장한 보이시 걸이다. 그는 중호와 티격태격 사랑을 나눌 예정이다. 영화가 드라마로(?)…글쎄~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과 같이 최근 들어 성공한 영화를 드라마로 제작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개봉되며 83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차태현·박보영·왕석현 주연 영화 <과속 스캔들>은 곧 드라마로 새 옷을 입을 예정이다. 반면에, 윤은혜·공유·이선균·채정안 주연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은 영화 <커피프린스>로 오는 10월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영화가 드라마로 제작된 작품 대부분은 씁쓸한 결과를 낳았다. 허영만 만화 원작 <식객>만이 영화(250만 관객 동원)와 드라마(평균 20% 안팎의 시청률) 모두 무난한 관심을 받았을 뿐이다. 2006년 685만 명을 동원한 조승우·김혜수·백윤식·김윤석 주연의 영화 <타짜>는 지난해 장혁·김민준·강성연·한예슬 등 톱스타를 내세워 드라마로 제작됐으나, 연출·배우들의 연기가 영화와 비교되며 외면받았다. 또한, 이현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장호 감독의 영화 <이장호의 외인구단>(1986년 개봉)은 2년 뒤 속편까지 제작되며 큰 인기를 누렸다. 안성기·이보희·최재성·맹상훈·이응경·천호진·나한일 등 캐스팅도 화려했다. 반면, 윤태영·김민정 주연의 주말기획 드라마 <2009 외인구단>은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을 브라운관으로 화려하게 부활시켜 화제가 됐으나, 10%에도 못 미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이는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은 스토리 전개에서 오는 식상함, 영화보다 훨씬 떨어지는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력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선례 때문일까?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에 대한 관심 역시 기대보다는 우려에 가깝다. 연일 “과연 드라마 <친구>도 성공할까?”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이처럼 영화와 드라마를 두고 벌이는 논쟁은 드라마가 시작되고 진행되는 동안, 또 종영되고 나서도 당분간 따라다닐 것이다. 하지만, <친구>는 100%에 가까운 사전제작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점, 영화와 드라마의 감독·작가·스태프가 같다는 점 등이 다른 ‘영화 출신’ 드라마와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기대를 해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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