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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광의 아프리카 미술과 친해지기

우간다 - 아느와르(S. Anwar) 여자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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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5호 편집팀⁄ 2009.07.07 15:21:28

아느와르(S. Anwar)는 누구인가? 1986년에 시작된 우간다의 내전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다. 아느와르는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하여 의사의 길을 선택했지만 곧 한계를 절감해야했다. 죽음보다도 더 큰 공포가 무엇인지를 알았기 때문이다. 자신은 물론 가족을 위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이 죽음보다도 더 한 공포임을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그런 막다른 골목에서 아느와르는 그림을 그렸다. 감히 희망을 노래할 수 없었지만, 그의 붓은 절망에 빠지지 않으려는 기도가 되었다. 색은 상처받은 영혼을 감싸는 빛이 되었다. 본업인 의사보다도 오히려 화가로 더 유명하게 된 것이 바로 그런 연유이다. 아느와르가 말하는‘여자’는… 문자가 없던 시절 그림은 조각과 마찬가지로 한 종족의 역사 내지는 전통을 알리고, 통치자의 이데아를 전하는 문자의 역할을 하였다. 예술작품은 예술행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아느와르의 그림에 등장하는 ‘여자’라는 테마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면서도 구체적인 존재가 된다. “신의 사랑을 전하기 위하여 어머니를 세상에 보냈다.”는 아프리카의 신화에서처럼, 여자는 신의 메신저이면서 인간의 소망 그 자체였던 것이다. 그래서 아느와르가 그리는 여자는‘평화의 염원’을 담은 신의 색채가 되고, ‘일상의 행복’을 바라는 기도의 형태가 된다. 아느와르 그림읽기 물고기, 집, 과일들을 통해 사람들의 소박한 욕망을 표현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고 고향을 등졌다. 먹을 것이 부족해 자식들은 굶고 병으로 죽었다. 그런 그들에게 집은 안식처요, 양식은 생명줄과도 같은 것이었다. 전쟁은 끝났지만, 그 상처는 아직도 지속되고 있기에 아느와르의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현실적인 안정감을 갖게 하는 제도적 장치와도 같다. 반복된 원형태의 홈들은 서로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전쟁은 인간의 영혼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종족간의 다름을 인정하며 평화롭게 지내던 사람들이 원수 그 이상이 되어 잔혹한 살육을 긴 시간동안 자행했다. 아느와르는 다름이란 것이 궁극적으로는 같음을 전제로 한다면서 반복된 둥근 원을 통해 근원에 있어서 서로가 하나임을 강조하면서 평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목이 긴 여자와 문양은 미래에의 의지와 생명력을 대변하고 있다. 여자의 목을 길게 표현한 것은 세상을 멀리 보자는 의도이다. 희망을 가지고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여자의 배경화면으로 등장하는 물결무늬나 빗살무늬의 반복은 생명력에 대한 강인한 의지를 담는 것이 된다. 더욱 더 풍요로워질 우간다의 앞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자는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여자란… “신의 사랑을 전하기 위하여 어머니를 세상에 보냈다”는 아프리카의 신화가 있다. 신은 무슨 꿈을 이루기 위하여 어머니 혹은 여자를 세상에 보냈을까? 수단의 화가 아마르는 “아이가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머니라는 존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프리카가 내전에 시달리며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 것도 결국 어머니와 같은 지도자가 없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여자라는 소재는 궁극적으로 ‘평화에의 염원’을 담는 것이 된다. 조각이나 그림에 등장하는 여자, 그것은 신의 꿈이 어떤 모습인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이때 일상으로 드러난 꿈은 그냥 꿈이 아니라 현실세계를 극복하는 구체적인 힘이 된다. 그 힘은 아프리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의 뿌리가 되는 개념적인 성격(identity), 공동체를 유지시키는 서사적인 내용(tolerance) 그리고 새로운 꿈을 꾸게 하는 동력인(intention)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림이나 조각에 등장하는 여자는 많은 사람들이 소망하는 기도의 내용이면서 동시에 또 다른 꿈을 꾸게 하는 가능성의 세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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