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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의 감독 16명의 배우

‘에로스’ 주제의 옴니버스 영화 <오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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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5호 이우인⁄ 2009.07.07 15:33:58

대한민국의 중견급 감독 5명과 톱스타 및 라이징(rising) 스타 16명이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화제가 된 영화 <오감도>가 베일을 벗었다. 에로스(Eros)라는 하나의 공통된 주제로 다섯 감독 각자의 개성에 의해 제작된 영화 <오감도>는 개봉 전부터 여성의 전신 누드를 담은 포스터, 상반신을 파격적으로 노출한 포스터 등 자극적인 내용이 담긴 홍보물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하듯 6월 30일 열린 영화 <오감도>의 언론·배급 시사회는 많은 취재진 및 배급 관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하지만, 너무 많은 감독과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가족(?) 행사인 만큼, 당초 시간보다 20여 분 늦어진 지각 시사회,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서둘러 막을 내린 기자 간담회 등 진행상 문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7월 9일 개봉. 다섯 색깔, 각기 다른 에로스 첫 번째 이야기…(변혁 감독/ 장혁·차현정 주연) 부산행 KTX를 타는 그(장혁 분)는 앞자리에 앉은 매력적인 그녀(차현정 분)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그녀를 무작정 따라 내린 그는 결국 그녀의 연락처를 받아내고, 며칠 뒤 그녀와의 특별한 두 번째 만남을 계획하는데…. 두 번째 이야기…<나, 여기 있어요>(허진호 감독/ 김강우·차수연 주연) 아픈 아내를 걱정하는 자상한 남편 현우(김강우 분)와 홀로 남겨질 남편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늘 미안한 아내 혜림(차수연 분). 죽음을 앞둔 사랑하는 부부의 안타까운 숨바꼭질. 세 번째 이야기…<33번째 남자>(유영식 감독/ 배종옥·김수로·김민선 주연) 영화 촬영 현장. 풋풋한 신인 여배우 미진(김민선 분)과 카리스마 넘치는 선배 여배우 화란(배종옥 분)은 고집 세고 괴팍한 성격의 감독(김수로 분) 때문에 골머리가 아프다. 급기야 선배 화란은 후배 미진을 요염하고 섹시한 매력녀로 변화시켜 감독을 ‘꼬시게’ 유도한다. 네 번째 이야기…<끝과 시작>(민규동 감독/ 엄정화·황정민·김효진 주연) 정하(엄정화 분)는 남편(황정민 분)이 차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과 함께, 남편이 자신의 후배 나루(김효진 분)와 밀회 중이었다는 사실에 충격받는다. 사고 후 나루는 선배 정하를 찾아와 자신의 무조건적인 헌신을 약속하며 동거를 제안하는데…. 다섯 번째 이야기…<순간을 믿어요>(오기환 감독/ 이시영·김동욱·신세경·정의철·이성민·송중기 주연) 지운(김동욱 분)과 윤정(이성민 분), 상민(정의철 분)과 세은(이시영 분), 재혁(송중기 분)과 수정(신세경 분). 세 쌍의 고등학생 커플들은 친한 친구 사이이다. 상대방의 사랑에 대한 확신이 없던 세 커플은 딱 하루 동안만 서로의 파트너를 바꿔보는 아슬아슬한 데이트를 시작하게 된다. 다섯 감독이 말하는 <오감도> <오감도>에 참여한 소감을 들려 달라. 10억 원의 예산으로 관객과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기획하게 된 작품이다. 가장 큰 공은 5명의 감독과 16명의 배우들, 300여 명의 충무로 스태프들에게 있다. 조금 모자라더라도 즐겁고 재밌게 봐 달라(유영식). 작고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영화를 만드는 기회라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 작은 그릇에 더 넓고 깊은 세계가 담길 수 있다고 믿었다(민규동). 개인적으로 초심으로 돌아가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대학교 영화과의 신입생이 된 마음으로 참여했다. 개인적으로 만족한다(오기환). 술자리에서만 만났던 분들과 작품으로 만나게 돼 즐거웠다(변혁).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어서 재밌는 자리였다(허진호). ‘에로스’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특별히 에로스라는 틀에 가두고 작업하지는 않았다(변혁). ‘기억’에 대한 접근을 가지고 에로스를 떠올려봤다. 후각이나 촉각에서 느껴지는 것이 바로 지금의 경험이 아닌, 이전의 기억을 가지고 환기되는 부분들을 에로스라는 테마에 맞게 생각해보았다(허진호). 각자 상상의 세계로. 현실이 비현실이고, 비현실이 현실이 될지니, 관념이 현실로 오면 멜로도, 호러도, 서사도, 비극도, 코미디도 이 모두 에로스가 될 수 있다(유영식). 인간 맘속 깊이 침전된 욕망이 그걸 껄끄러워하는 관습과 시스템에 부딪칠 때 나는 매혹적인 마찰음(민규동). ‘어느 시간, 어느 장소, 어느 이미지를 보고 사람의 맘이 요동치고 흥분되는 바로 그 순간’이 바로 에로스 아닐까요(오기환)? 영화 개봉 시기가 여름 시즌인데다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을 비롯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 영화와의 대결이 불가피하게 됐다. 기분이 어떤가?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웃음). 작은 영화, 색다른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리라 믿는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허진호). 영화를 만들 당시에는 ‘변신 로봇’(영화 <트랜스포머2>)에 대한 걱정을 전혀 하지 못했지만, 핑계거리도 생길 수 있고 다행인 것 같다(변혁). 그쪽(영화 <트랜스포머2>)이 변신 로봇이라면, 우리는 독수리 오형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웃음). 영화는 크기의 싸움이 아니라, 관객들이 어떤 것을 원하느냐의 싸움이다. 우리가 서서히 역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오기환). 작지만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다양하게 만든 영화이다. 카운터 파트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느낌으로 관객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유영식). 처음 만들 때는 개봉이 걱정됐다. 지금은 개봉된 것이 마냥 신기하고 행복하다(민규동). 서로에게 배울 점은 무엇이었나? 유심히 보면 각 에피소드마다 특징이 있다(유영식). 다섯 감독이 모였지만, 내가 가장 천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 업그레이드된 감독이 되어야겠다고 반성했다(오기환). 작가적 연출가로서 존경스러운 부분이다. 제작 노하우에도 배울 점이 많았다. 평상시에는 작가로 활동하고, 언제부턴가는 투자를 끌어들이는 기획 프로듀서가 되고, 현장에서는 감독 타이틀로 앉아 있는 것이 감독의 위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극이 되는 한편, 씁쓸하단 생각도 들었다(변혁). 감독이 가지고 있는 색깔이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처음에 이야기를 기획하면서 각자의 상상력 등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허진호).

배우들과 함께한 언론·배급 시사회 영화 <오감도> 언론·배급 시사회에는 민규동·유영식·오기환·변혁·허진호 등 다섯 감독을 비롯하여 의 장혁·차현정, <나, 여기 있어요>의 김강우·차수연, <33번째 남자>의 김민선, <끝과 시작>의 김효진, <순간을 믿어요>의 이시영·송중기·신세경·이성민·정의철 등 배우들이 참석했다. 최근 들어 가장 많은 등장 배우들이 시사회를 찾은 광경이다. 이날 취재진에게 주어진 질문 시간은 고작 10여 분. 지난해 <미인도>로 파격적인 노출을 감행한 배우 김민선의 단독 질문과 전체 배우들의 출연료 관련 질문 겨우 두 질문이었다. 김민선은 유영식 감독의 <33번째 남자>에서 신인 배우 ‘미진’으로 출연, 중견 배우 배종옥과 거침없고 도발적인 행각을 벌였다. 그는 실제 배종옥 씨와의 선후배 사이를 묻는 질문에, “극중 ‘화란’은 무게 있는 선배 배우로 나오지만, 실제 배종옥 선배는 후배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분”이라면서, “그래서 마음 놓고 이것저것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에로스를 주제로 하여 대한민국 톱 배우 16명이 출연하고 5명의 국내 중견급 영화감독이 총 제작비 10억 원을 들여 공동 연출한 영화 <오감도>에 출연한 배우들 각자의 출연료는 얼마일까? 첫 스타트를 끊은 사람은 신인 배우 송중기. 그는 “출연료는 (나의) 권한 밖의 일이라 잘 모르겠다”며, “신인 입장에 가릴 처지는 아니다. 당연히 출연해야 했다”고 솔직히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재 MBC 수목극 <트리플>에서 쇼트트랙 국가대표 금메달리스트 ‘지풍호’ 역을 맡아 주목받은 송중기는 오기환 편 <순간을 믿어요>에서 ‘재혁’으로 분했다. 재혁은 여자친구 ‘수정’(신세경 분)과 함께 유학을 준비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확실히 알고 싶어 커플 체인지 게임을 제안하는 인물이다. 이어, 정의철은 “출연료보다 작품을 위해 참여했다”면서,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너무 러브 신 수위가 높아 처음에는 고등학생 역이 아닌 줄 알았다. 그런데 오히려 그 점이 더 재밌었고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허진호 감독의 <나, 여기 있어요>의 주인공 김강우는 “장편이 120분인데, 내가 출연한 영화는 20~30분”이라며, “1/3 정도의 출연료를 받았다고 보면 되겠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끝으로, 변혁 감독이 연출한 에서 평범한 회사원으로 분한 장혁도 “김강우 씨와 마찬가지로 비슷한 출연료를 받았다”고 밝히며, “이 영화의 기획 의도가 영화 시장이 안 좋아지는 상황에 옴니버스 식으로 여러 감독과 배우들이 무언가 변화를 가져보자는 데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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