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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클리닉]술! 적당히 마시면 심혈관 질환 예방하고 사망률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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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6호 편집팀⁄ 2009.07.14 16:00:32

이종구(이종구심장내과 원장·예술의전당 후원회장) 과음은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패가망신의 원인이자 건강과 행복의 적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적당량의 술(moderate drinking)은 심혈관 질환뿐만 아니라 중풍의 예방과 장수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술 특히 와인(win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발표된 많은 연구결과에 의하면, 알코올(alcohol)을 하루에 30g 이하씩 규칙적으로 마시면 심근경색증·심부전증·뇌경색·치매·당뇨병 그리고 골다공증의 발생률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연구에서 술의 단위(잔)는 양주 1온스(ounce)를 말하는데, 양주의 알코올 함량을 45%로 볼 때, 이는 13.5g의 알코올에 해당한다. 따라서 양주 2잔이 적당량(moderate)으로 평가받는데, 와인의 알코올 함량은 12.5%이므로 하루에 2~3잔, 소주(22%)는 3~4잔(2홉짜리 1/2병), 맥주(4%)는 2잔으로 환산할 수 있다. 술과 심근경색증 술은 특히 당뇨가 있는 사람에게 나쁘다고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8만7,938명의 남성 의사들을 상대로 5.5년 간 시행한 ‘의료인 건강 조사(Physician's Health Survey)’에 의하면, 적당량의 음주는 모든 남성에게서, 특히 당뇨병이 있는 남성에게서 심혈관 질환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

<표1>에서 보듯이, 술을 거의 매일 마시는 남성 의사의 경우, CHD의 발생률이 당뇨가 없는 사람은 39% 감소하였으며, 당뇨가 있는 사람은 58%나 감소하였다. 한편, 여성 간호사 3만92명을 상대로 조사한 ‘간호사 건강 조사(Nurses's Health Survey)’에 의하면,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여성에 비해 술을 하루에 0.1~4.9g(이 연구에서 술 한 잔의 알코올 함량은 평균 11g) 마시는 여성에서 허혈성 심장병의 상대적 위험도는 0.74(26% 감소), 술을 하루에 5g 이상 마시는 여성에서 상대적 위험도는 0.48(52%)로 감소하였다. 또 하나의 연구에서 3만77명의 의료인 남성을 12년 간 추적한 결과,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술을 1주일에 3~4일 마시는 사람에서 상대적 위험률(RR)은 0.63으로 낮았으며, 이 ‘혜택’은 1일 음주량이 10g에서 30g으로 증가하였을 때에도 같았다. 이 연구에서도 간헐적으로 술을 마시는 군(群)보다 술을 매일 소량으로 마시는 군에서 더 효과적이었다. 재미있는 사실의 하나는 질병 발생률은 알코올 산화에 관여하는 유전자(gene:Alcohol Dehydrogenase Type 3, ADH 3)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알코올 산화가 서서히 진행되는 군(群)은 알코올 산화가 빠른 군에 비해 RR은 0.65였다. 즉, 술이 약한 사람에게서 술의 효과가 더 좋았다는 의미이다. 이는 알코올 산화가 느린 사람에게는 알코올이 체내에 더 오래 남아 있으면서 더 좋은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술과 심부전증 과음은 심부전증과 심방세동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적당량의 음주는 심부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술은 특히 노인들에게 해롭다고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평균연령 73.7세의 남녀 2,235명을 14년까지 추적한 결과, 적당한 양의 음주(1주일에 8~14잔)는 심부전증의 발생률을 47% 감소시켰다. 프레이밍햄(Framingham) 연구에서도 술을 1주일에 8~14잔 마시는 군은 금주자나 1주일에 1잔 이하를 마시는 군에 비해 심부전증 발생률이 51% 감소하였다(RR 0.49).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부전증 연구에서 2,594명은 술을 1일 1~14잔씩 마셨고, 3,719명은 금주하였다. 이 연구에서 이 정도의 음주는 안전하였을 뿐만 아니라, 심근경색의 재발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술과 뇌경색증 및 치매 과음은 특히 뇌출혈의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나 적당량의 음주는 뇌경색증의 발생률을 유의하게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99년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매일 1~2잔의 음주는 뇌경색 발생률을 49% 감소시켰다. 그러나 음주량이 1일 7잔을 초과할 때 뇌경색 발생률은 2.96배로 증가하였다.<그림1> 이 연구에서는 술의 종류가 뇌졸중의 발생률과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당량의 음주는 치매의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55세 이상인 5,395명을 6년 간 추적한 결과, 술을 1일 1~3잔 마시는 사람들은 금주자에 비해 치매의 발생률이 42% 감소하였으며, 특히 혈관성 치매의 발생은 더 감소하였다. 술과 당뇨병 및 골다공증 일반인은 물론 많은 의사들도 음주는 당뇨병을 유발시키고 또 악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영국에서 17년 간 시행한 음주와 당뇨병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적당한 음주는 당뇨병 발생률을 유의하게 감소시킬 수 있었다. 이 결과는 운동습관과 흡연과 기존의 심혈관 질환을 교정하고 얻은 것이다. 음주는 혈청 인슐린(insulin)을 감소시키고 HDL-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켰지만, 이것은 이 효과의 작은 부문(20%)만을 설명할 수 있었으므로, 그 외에 다른 어떤 기전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간호사 건강 조사’에서는 1주일에 술을 75g 이상 마신 여성들이 금주자에 비해 척추골의 골밀도가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폐경 후 에스트로겐(estrogen) 사용자에서도 골밀도가 증가하였다. 유럽의 19개국에서 시행된 연구에 의하면, 65세 이상의 1만4,237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1주일에 5일 음주를 한 사람은 금주자에 비해 성·BMI·흡연·운동습관·골절의 과거력 등을 교정할 때 척추골의 이상이 35%(OR 0.65) 감소하였다. 이 연구에서도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게서 허혈성 심장병의 발생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과 사망률 이처럼 적당량의 술이 건강에 좋다면, 사망률도 감소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의료인 건강 조사’에서 하루에 술을 2~4잔 마시는 남성들의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RR 0.73). 그러나 하루에 술을 6잔 이상 마시는 사람들의 사망률은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연령 및 다른 관상동맥 위험인자를 교정한 후에도, 술을 하루에 한 잔 이상 마시는 군(群)은 금주자에 비해 사망률이 18% 감소하였다. 영국에서도 의사들을 조사한 유사 연구가 발표되었는데, 50~90세의 남성 의사들 중 술을 1주일에 8~14잔 마시는 군에서 전체적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심혈관 질환 사망률은 음주량과 상관없이 음주자의 사망률이 비음주자에 비해 낮았다. 그러나 1주일에 14잔 이상을 마시는 사람들의 사망률은 증가하였다. 적당량의 음주가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는 덴마크에서도 발표되었는데, 이들은 29~98세의 남자 1만3,064명과 여성 1만1,459명을 30년 이상 추적하였다. 이 연구에서도 음주량과 사망률은 J 커브 모양을 이루었다. 즉, 금주자에 비해 소량의 음주자(주당 1~7잔)에서는 사망률이 18% 감소하는 반면, 주당 35잔 이상의 대량 음주자(매일 5잔 이상)에서는 사망률이 10% 증가하였다. 그리고 포도주를 주당 8~12잔 마시는 군에서는 포도주를 마시지 않는 군에 비해 전체적 사망률이 24% 감소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이런 연구를 종합해볼 때, 술을 1일 2~3잔씩 1주일에 4~5일 정도 마시면 심혈관 질환과 전체적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음주의 효과는 다른 약의 효과와 같을 것이다. 소량으로 매일 마시는 것이 간헐적으로 대량 마시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것이다. 최근에는 특히 적포도주가 맥주나 양주·소주보다 더 좋다고 인식되면서 와인의 소비량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다음호에는 이 주장이 과연 사실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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