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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웃음·눈물·감동 多 있다

국내 최초의 ‘토종 괴수’ 영화 <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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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6호 이우인⁄ 2009.07.14 15:51:07

국내 최초의 토종 괴수 영화 <차우>(Chaw)가 7월 8일 오후 2시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수많은 언론ㆍ배급사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베일을 벗었다. 인간과 식인 멧돼지의 사투를 그린 <차우>는 2004년 <시실리 2km>로 ‘펑키 호러’라는 독특한 장르를 선보이며 전국 200만 관객을 사로잡은 신정원 감독의 신작이다. <차우>가 세상의 빛을 보기까지는 무려 3년이 걸렸다. 10년째 범죄 없는 마을 삼매리. 주말 농장 준비로 바쁜 이곳에 어느 날 참혹하게 찢긴 시체가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시체는 전직 포수 천일만(장항선 분)의 하나뿐인 손녀. 천일만은 이 모든 것이 변종 식인 멧돼지의 소행임을 깨닫고, 이를 믿는 무리 김순경(엄태웅 분), 동물 생태 연구가 변수련(정유미 분), 스타급 사냥꾼 백만배(윤제문 분), 수사를 담당한 신 형사(박혁권 분)와 함께 멧돼지 사냥에 나선다. 하지만, 암컷을 인간의 손에 잃고 흥분한 수컷 식인 멧돼지와의 싸움은 쉽지 않다. 인간보다 날렵하고, 두뇌도 뛰어나고, 거기다 인간 못지 않게 종족에 대한 사랑도 깊은 식인 멧돼지. 5인의 ‘차우 헌터스’가 갈 길은 멀어만 보이는데…. 7월 15일 개봉. ※‘차우’는 짐승을 꾀어서 잡는 틀인 ‘덫’의 경기ㆍ충북 방언이며, 영어 속어로는 ‘잘근잘근 씹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괴수 영화는 끔찍하다는 편견, <차우>가 깬다! 영화 <차우>의 장르가 ‘괴수 어드벤처’여서 미리부터 끔찍할 거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면 버려야 한다. <차우>는 찢기고 뜯기고 밟히고 피가 난발하는 기존의 괴수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코믹적인 요소가 곳곳에 포진돼 있어 웃다가 끝난다. 우선, 차우 헌터스의 캐릭터는 독특 그 자체.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만삭인 아내 미영과 함께 서울에서 시골 마을로 좌천돼 내려온 김 순경은 ‘망상꾼’이다. 엄한 꿈을 꿔 관객을 놀래켰다 웃음에 빠뜨린다. 동물 생태 연구가 변수련은 무늬만 연구가이다. 그의 지식은 식인 멧돼지를 잡는데는 쓸모가 없다. 빵을 팩 소주와 먹는 엉뚱한 모습도 보여줘 웃음을 자아낸다. 변수련과 같이 천일만 역시 전설의 포수라는 수식어가 아까울 정도이다. 총만 다양하게 갖고 있을 뿐, 제대로 쓸 줄 모른다. 결국 식인 멧돼지에게 우산으로 방어했다 당하고, 노장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신 형사에게 이끌려 마을로 대피한다. 극중 유학파로 설정된 백만배는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다. 스타급 포수답게 날카롭다가도, 변수련 앞에만 서면 귀여운 모습으로 관객을 웃긴다. 또한, 유학파지만 외국인 친구들 앞에서 굳이 한국어를 구사해 폭소를 자아낸다. 더욱이 개들과 알 수 없는 언어로 대화하는 장면은 엉뚱함의 극치를 달린다. 신 형사 역시 관객을 웃음 폭탄으로 이끄는 인물.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캔 커피, 남이 모르고 두고 간 담배 등 작은 물건을 주머니에 슬쩍하고,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바바리 코트 속의 쫄 바지를 드러낼 때는 웃음의 강도가 다른 어떤 캐릭터에 비할 바 아니다. 다섯 명의 주인공 외에도, 식인 멧돼지보다 더 무서운 덕구 엄마, 식인 멧돼지도 안 건드리는 치매 노인 김 순경 어머니, 순진한 듯 과격한 김 순경 아내 미영, 사투리가 요상한 삼매리 이장, 외계어를 구사하는 백만배의 애견(?) 등 전 캐릭터가 웃음 요소를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차우>는 배꼽 빠질 만큼 웃기는 영화임 분명하지만, 결코 가벼운 영화는 아니다. 그동안 죄의식 없이 자연과 동물을 파괴해 온 인간들의 잔혹성에 반성의 메시지를 던져주는 작품이다. 인간을 무자비하게 해치는 식인 멧돼지가 죽음을 불사하고 새끼 멧돼지를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장면에서는 과연 식인 멧돼지를 죽일 권리가 인간에게 있는지 물음을 던진다. “영화, 잘 부탁드려요”…영화 <차우> 기자간담회 7월 8일 오후 2시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 영화 <차우>의 언론·배급 시사회. 영화 시사 후 시작된 기자간담회는 영화의 재미를 반영한 듯, 영화의 명성과 규모에 비해 훨씬 많은 취재진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일반적인 언론시사회가 질문이 드문드문 있어 썰렁한 반면, 이날은 취재진의 질문이 넘쳐나 오히려 영화 홍보 쪽에서 끊어야 될 정도였다. 기자간담회에는 신정원 감독을 비롯하여 엄태웅·정유미·장항선·윤제문·박혁권 등 차우 헌터스가 모두 자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식인 멧돼지 CG의 리얼리즘을 살리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은? <차우> 속의 괴물은 가상의 괴물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많이 알고 있는 멧돼지의 형상을 하고 있다. 물론 식인 멧돼지의 형상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던 생명체라는 데에 중점을 뒀다(신정원 감독). 극중 식인 멧돼지와 사투를 많이 벌이는 역이다. 영화 촬영 중 식인 멧돼지 CG를 본 적이 있나? 7일 기술시사 때 식인 멧돼지 CG를 처음 봤다. 그래서 연기할 때 처음엔 쑥스러웠고, 지나다 보니 당황스럽고 걱정이 되고 무서웠다. 이 멧돼지가 어떤 소리를 내고, 어떤 냄새를 갖고 있고, 어떤 액체를 뿜을지 머릿속에서만 생각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외국인 스태프가 “할리우드 배우들 모두 그렇게 한다”고 하길래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였다(엄태웅). 전작 <시실리 2km>에 이어 한국의 시골에 대해 안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영화를 또다시 연출했다. 실제 시골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다면? 없다. 가상 지역을 만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골을 택하게 된 것이다. 내 영화를 보면 시골 사람들이 아니라,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 시골에 내려와 나쁜 짓을 저지른다. 서울이 안 좋지, 시골은 좋은 곳이다(신정원 감독). <차우> <10억> 등 올해 개봉되는 출연 영화를 모두 외국에서 촬영했는데, 해외 촬영이 있는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차우>는 1년 전에 찍은 영화이다. <차우>의 작업이 정말 힘들고 괴로웠다면 <10억>도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힘든 점이 있었더라도 배운 점도 많고, 배우로서 느끼고 알아 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정유미). 이 영화를 보면 관객들을 웃겨야 한다는 강한 욕구가 느껴지는 장면이 많이 있다. 코미디에 중점을 뒀나? 웃기려는 의도는 없었다. 단지, 촬영 때 배우들과의 교감을 통해 진실된 것을 표현하려다 보니 웃기는 장면이 나온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코미디가 가장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내공이 떨어지지만, 진정한 코미디 영화를 연출하는 것이 꿈이다(신정원 감독). 극중 애벌레를 입에 넣는 장면이 있다. 실제로 먹었나? 개봉 3주 전에 그 장면을 다시 찍었는데, 변수련이라면 먹지는 않아도 맛은 봤을 것 같았다. 그런 자리를 다시 마련해줬는데 안 먹을 수 없었다.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정유미). 흔치 않은 유머 코드의 시나리오이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어땠나? 처음 시나리오는 지금과 많이 다르다. 현장에서 만들면서 이야기가 생겼던 것 같다. 만들면서도 많이 웃었다. 처음 감독님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이야기했는데, 나 역시 그런 (독특한 유머) 코드를 좋아하기 때문에 재밌게 받아들였다(엄태웅). 정유미 씨와의 애정 구도 등, 그런 장면들도 원래는 시나리오에 없던 내용이다. 순전히 영화를 촬영하면서 만든 이야기이다. 기저귀 신 장면도 시나리오에는 없던 것이다. 없는데 하자고 해서 기저귀까지 차고(웃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듯, 즐기면서 했다(윤제문). 독특한 캐릭터의 설정, 직접 했나? 대본에는 눈동자가 안 보이는 검정색 선글라스였다. 그런데, 예전에 한 친구가 색은 짙은데 눈동자가 보이는 선글라스를 낀 적이 있었다. 그 모습이 정말 이상해 보였다. 이런 이야기를 감독에게 말했고, 좋은 것 같아 시도했던 것이다(박혁권). 전설적인 포수 역인데, 갈수록 어리바리한 모습이 인상 깊었다. 캐릭터 설정은 어떻게 했나?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핵심이 사냥꾼 이야기로 시작해 사냥꾼 이야기로 끝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나름대로 작품에 몰입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백만배와 변수련의 러브 라인, 뭘 자꾸 주머니에 넣는 신 형사의 행동 등 예상치 못한 이야기들이 생겨났다. 솔직히 이런 영화는 해본 적이 별로 없다. 신정원 감독이 얄밉도록 엉뚱한 사람이더라(장항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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