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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캐릭터, 또 있다!

드라마 속 닮은꼴 캐릭터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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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7호 이우인⁄ 2009.07.21 15:57:43

한류 드라마 <대장금>의 작가가 집필하는 사극 <선덕여왕>, <올인>의 작가와 연출이 콤비를 이루고 출연진·스태프진이 화려해 방영 전부터 ‘태삼 드림팀’으로 화제를 불러 모은 새 수목극 <태양을 삼켜라> 등 과거의 명성을 되살려 인기를 이어가는 드라마가 있다. 마찬가지로, 드라마 속 캐릭터들도 속속들이 살펴보면 생김새와 극의 배경만 다를 뿐 비슷한 유형의 캐릭터가 많다. 현재 안방극장에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속 캐릭터들 가운데 닮은꼴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를 찾아 비교해봤다. 여성 사극 속 닮은꼴 캐릭터…<천추태후> VS <선덕여왕> 올 초부터 KBS-2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주말극 <천추태후>와 월화극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MBC <선덕여왕>의 공통점은 남성보다 더 뛰어났던 역사 속 실존 여성이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 천추태후(채시라) VS 미실(고현정) ‘천추태후’(채시라 분)와 ‘미실’(고현정 분)의 공통점은 남성보다 더 뛰어나고 패기가 넘치지만, 자신의 권력을 키우다 결국 파멸로 치닫는 인물이다. 천추태후는 태조의 손녀이자, 경종의 왕후, 성종의 누이동생, 그리고 목종의 모후였던 여인으로, ‘대고려’를 세우겠다는 이상 때문에 자신의 혈육과 정적이 된다. 극 초·중반 천추태후는 정의롭고 백성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영웅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나, 극 후반으로 갈수록 권력에 대한 탐욕과,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형제를 죽이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 잔인한 면모를 드러낸다. 이 때문에 아들 목종과의 사이가 소원해진다. 또한, 천추태후의 주위에는 남자들이 가득하다. 자신만을 바라보는 우직한 남자 강조(최재성 분)와 평생의 연인 김치양(김석훈 분), 천추태후에게 권력을 쥐게 한 남자 경종(최철호 분) 등은 천추태후를 목숨처럼 떠받들고 사랑하는 인물들이다. <선덕여왕>의 팜므파탈 역을 맡고 있는 미실은 천추태후 못지 않은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뛰어난 미모와 엄청난 색공술을 무기로 왕들과 화랑들을 휘어잡았던 여걸이자, 뛰어난 정치 감각과 카리스마의 소유자이다. 왕후가 되기 위해서는 자식도 이용할 줄 아는 냉혹함도 보인다. 자신의 권력에 팽팽하게 맞서는 천명공주·덕만공주·김유신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경계한다.

미실의 애욕은 천추태후를 훨씬 뛰어넘는다. 첫 번째 남편인 경종에 대한 정조를 지키려 한 천추태후와 달리, 미실은 진흥왕을 휘어잡으면서 느낀 권력의 맛을 잊지 않으려고 동륜태자·진지왕 등에게 색공하고, 남편 세종과 정부 설원(전노민 분) 두 사람을 자신의 휘하 부리듯 무소불위의 권력을 보인다. 또한, 진지왕과의 사이에서 낳은 비담, 설원과 낳은 아들 보종, 남편 세종과 낳은 하종 등 다산의 여왕이기도 하다. 하지만, 친자식들도 그저 권력을 위한 도구로밖에 사용(?)하지 않는 냉혈한이다. # 강조(최재성) VS 설원(전노민) 천추태후와 미실에게는 오직 자신만을 사랑해주는 그림자를 닮은 남자가 있다. 그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하염없이 믿어주고, 곁에서 굳건히 지킨다. 강조는 천추태후가 황보수로 불리던 공주 시절부터 곁에 있어준 남자이다. 천추태후가 경종의 아내가 되어 궁으로 들어가던 날 가마를 호종한 사람도, 경종이 죽고 아들마저 빼앗기고 궁에서 쫓겨난 천추태후의 곁을 지킨 사람도, 거란에 잡혀간 천추태후를 살리기 위해 불구덩이에 뛰어든 사람도 강조였다. 그는 마지막 죽음의 순간까지도 황보수를 위해 자신의 몸이 갈가리 찢기는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인물이다. 뛰어난 무예와 자신을 따르는 무리가 있음에도, 사랑 때문에 역사의 패역으로 남는 안타까운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방송에서 강조가 자신만을 사랑한 ‘천향비’(홍인영 분)의 소중함을 깨닫고 혼인하면서 <천추태후>의 전개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미실의 정부인 설원 역시 미실을 그림자처럼 따르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미실이 하는 일이라면 잔혹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충성도는 강조에 비해 약한 인물이다. 설원은 극이 진행될수록 점점 야망을 드러내고, 미실의 또 다른 사랑에도 질투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설원 역에는 그동안 착하고 반듯한 남자 역을 맡아온 전노민이 분하고 있어 화제가 됐다. 장르는 같지만 다른 캐릭터…<밥줘> VS <두 아내> 반면, 장르는 불륜 드라마로 같지만 캐릭터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일일극 <밥줘>와 <두 아내>. 두 드라마 모두 남편의 외도로 파경을 맞은 가정이지만, 피해자인 아내, 가해자인 내연녀, 그 사이에서 오가는 남편의 행동은 확연히 구분된다. # 조영란(하희라) VS 윤영희(김지영) <밥줘>의 조영란은 남편 정선우와 중매로 만난 지 일주일 만에 결혼했지만, 남편의 무뚝뚝함이 그저 성격이려니 여기며 참고 살아왔다. 하지만,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고 자신은 그저 밥이나 차려주는 식모에 다름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자 폭발한다. 남편의 내연녀 차화진을 찾아가 화를 내고 뺨을 때리거나, 남편을 서재 안에 감금하는 등 점차 난폭한 행동을 보여준다. 다 포기하고 이혼이라도 하고 싶지만, “이혼은 안 된다”는 뻔뻔한 남편과 너무도 당당한 내연녀 앞에서 혀를 내두른다. <두 아내>의 김지영은 억척 캐릭터이다. 결혼 10년 만에 내 집 장만에 성공하여 이제 남은 일은 작가 남편, 귀여운 아들과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는 일뿐이었는데, 남편이 바람이 났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한다. 게다가, 자신의 불륜이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믿으며 이혼해 달라는 남편 앞에서 과거의 추억은 모두 무너지고, 깊은 상처를 받는다. 남편 철수가 내연녀와 결혼한 지 3개월 만에 사고로 기억을 잃자, 다시 받아들인 뒤 서서히 복수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는 불쌍한 여자이다. # 차화진(최수린) VS 한지숙(손태영) 과거 드라마 속 내연녀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었다. 본처에게 사실을 들키고 “내가 죄인이요” 하는 인물과, “남편 간수 잘하지 뭐했느냐”며 적반하장을 보이는 인물이다. <밥줘>의 차화진은 후자 쪽이다. 그는 선우의 가정이 깨지는 일보다, 선우와 자신의 사랑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에 더 관심이 많다. 그래서 아무리 선우의 아내와 그 친정 식구들이 쫓아와 행패를 부려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자신이 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이 같은 성격은 화진이 자신을 설득하러 온 영란의 친정모에게 “우리는 위안을 주는 관계다. 누가 이혼해 달랬느냐”고 당당하게 말하는 대목에서 드러난다. <두 아내>의 내연녀 한지숙은 전자 쪽. 하지만, 가녀린 듯하면서 실속은 다 챙기는 실속파이다. 오히려 이런 캐릭터가 더 사람을 미치게 만들기도 한다. 착하고 여려 손만 대도 툭 꺾일 것 같아 화를 낼 수 없으니 말이다. 철수와 결혼한 지 3개월 만에 교통사고로 자신과 딸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리자, 그의 주위를 맴돌며 기억을 되찾게 하기 위해 온갖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 정선우(김석민) VS 강철수(김호진) 대체적으로 바람난 남편의 모습도 두 가지 유형을 띈다. 아내에게 무조건 잘못했다고 넙죽 엎드리는 남편과, “남자가 바람 난 것 가지고 뭘 그리 호들갑이냐”며 뻔뻔한 모습의 남편이다. <밥줘>의 정선우는 후자 쪽. 그는 자신의 외도가 알려진 뒤에 충격받은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절대로 안 된다”며 펄쩍 뛴다. 그렇다고 외도를 멈추지도 않는다. 버젓이 처자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진의 집을 들락거리며 급기야 화진의 집에서 입었던 옷까지 세탁해 달라며 집으로 가져오는 상식 밖의 인물이다. <두 아내>의 철수는 새롭게 찾아온 사랑을 지키기 위해 뻔뻔함을 보였지만, 결혼 후 핏줄인 아들에 대한 애정과 아내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남편의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사고로 불륜의 기억을 잃은 뒤, 아내의 새로운 사랑을 외도로 착각, 이성을 잃는다. # 유준희(조연우) VS 송지호(강지섭) 불륜 드라마의 묘미는 바람난 남편보다 더 싱싱하고 멋진 남성 캐릭터와의 러브 스토리이다. 얼마 전 종영된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에서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담당했던 ‘태봉이’ 윤상현의 인기는 뜨거웠다. <밥줘>에서는 사진작가 유준희 역의 조연우가 싱싱한 남자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14회분에 첫 등장한 준희는 사진작가로, 자신의 사진이 전시돼 있는 것을 본 영란이 놀라 펄쩍 뛰자, 이를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인물이다. <두 아내>에서는 송지호 역의 강지섭이 멋진 남자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그는 어릴 적에 좋아했던 영희 누나의 상처를 보듬어주다 사랑에 빠지는 화끈한 인물이다. 철수의 기억이 돌아오고, 영희가 철수와 지호 사이에서 갈등할 때, 강한 남성의 모습으로 영희를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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