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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이야기]포도주에 대한 기본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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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30호 편집팀⁄ 2009.08.11 10:43:23

이종구(이종구심장내과 원장·예술의전당 후원회장) 잘 익은 포도의 당분을 발효시켜 만든 알코올 음료인 포도주는 영어로는 와인(wine), 프랑스어로는 뱅(vin), 이탈리아어로는 비노(vino), 독일어로는 바인(wein)이라고 하는데, 어원은 라틴어 비눔(vinum:포도를 발효시킨 것)에서 온 것이다. 사과·복숭아·라즈베리 등 다른 과실을 발효하여 만든 와인은 앞에 그 과실의 이름이 붙는다. 포도주의 주요 성분은 물·설탕·알코올이지만, 600가지 이상의 합성물이 포도주의 맛과 향과 색을 좌우하며, 타닌(tannin)의 구성 요소인 프로시아니딘과 레스베라트롤·안토시아닌 등은 영양학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다. 포도주는 음료인가 술인가 포도주는 알코올(alcohol)을 포함하기 때문에 주류(酒類)로 분류된다. 그러나 와인을 많이 소비하는 프랑스·이태리 또는 스페인에서는 와인을 술이라기보다는 음식의 일부 즉 음료로 생각한다. 그들이 와인을 술(liquor)에 앞서 음료로 생각하는 이유는, 와인이야말로 그들에게는 언제나 음식의 일부로서 아침식사를 제외하고는 와인 없는 식사는 하지 않으며 또한 식사 없이는 와인을 마시지 않기 때문이다. 그 외의 이유도 있다. 위스키·진·럼 등의 술은 곡류와 물로 만든 술을 다시 증류시켜서 만드는 반면, 와인은 물 한 방을 없이 100% 포도를 발효시키는 제조 방법이 완전히 다르다. 이런 이유를 불문하고 필자는 와인을 음식의 일부로서 식사의 맛을 돋우고 소화를 잘 시키는 보조식품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또한 와인을 하루에 한두 잔씩 마시면 심장병과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들도 많다. 그렇다면 와인도 건강식품의 일부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와인은 자주색의 적포도와 청색의 백포도로 만들어진다. 대부분의 적포도주(vin rouge)는 적포도로 만들어지며, 백포도주(vin blanc)는 백포도로 만들어지지만, 적포도도 백포도주나 샴페인을 만드는데 쓰이기도 한다. 포도주의 알코올(ethanol) 함량은 보통 10~13%인데, 이는 위스키(40~45%)와 소주(20~35%)에 비해 약한 편이다. 위스키는 알코올 함량이 많기 때문에 오래 보관하여도 맛이 변하거나 변질되지 않는다. 그러나 와인은 특히 고온에서 공기와 접촉하면 산화작용으로 인하여 식초로 변한다. 그러므로 와인은 코르크로 만든 병마개로 밀봉하여 보관해야 하며, 변질되지 않도록 12~18도의 온도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위스키는 효모나 세균이 화학작용을 일으킬 수 없는 술이지만, 와인은 세월이 지나면서 화학작용으로 숙성하기도 하고 변질될 수도 있다. 와인, 즐기면서 마시는 방법 와인을 마시는 방법은 소주나 위스키를 마시는 방법과는 많이 다르다. 우리는 상대방에게서 술을 받을 때 한 손 또는 양손으로 술잔을 든다. 그러나 와인을 받을 때 잔을 손으로 들면 안 된다. 다만 와인 잔을 상대방이 따르기 쉬운 장소에 놓으면 된다. 와인 잔을 들어주면 와인을 엎지르기 쉽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차이는 술잔을 얼마나 채우느냐이다. 우리의 습관은 술을 잔에 가득히 채우는게 미덕이다. 그러나 와인은 잔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잔의 4분의 1 정도만 채워야 한다. 보통 와인 한 병은 750ml인데, 이 한 병으로 6잔 정도 즉 120ml 정도가 적당하다. 이 양은 순수 알코올(ethanol) 15g에 해당하므로, 하루에 마시면 건강에 좋다는 두 잔 분량은 30g이 된다. 와인을 마실 때 레스토랑에서는 웨이터가,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와인을 전담하는 소믈리에가 와인을 따라준다. 그러나 가정집에서는 주인 즉 호스트가 와인을 따라준다. 소위 병권(甁權)은 호스트에게 있다. 손님이 와인을 마음대로 따르거나 주문하는 태도는 좋은 매너가 아니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와인은 물처럼 마시는 술이 아니라 조금씩 음미하면서 홀짝홀짝(sipping) 마시는 술이라는 점이다. 와인을 마시는 속도는 1시간에 약 2잔 정도가 적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시는 속도는 호스트와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 와인을 너무 빨리 마시면 호스트보다 먼저 취하거나 호스트가 예상했던 양보다 더 많은 와인을 주문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와인을 취하도록 마시면 그 은근한 향과 진미를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외국 특히 프랑스의 좋은 레스토랑에서는 와인의 값이 음식 값의 약 1/3 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 비싸고 좋은 요리일수록 더 좋은 와인을 마셔야 그 요리의 진미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의 사정은 다르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프랑스의 고급 요리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음식문화에 걸맞게 와인을 즐기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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