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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클리닉]심장이식수술

말기 심장병 환자의 유일·영구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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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47호 편집팀⁄ 2009.12.07 14:31:14

장병철 연세대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원장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1994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46세인 장모 씨는 입원하기 6개월 전부터 급성 심근경색증을 앓은 후 자주 발생하는 호흡곤란 증상과 더불어 가끔 실신하는 증상으로 입원하였다. 심장 정밀검사 결과, 좌심실이 수축하지 못하는 심한 말기 심부전증과 함께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실신의 원인인 심실세동이 진단되었다. 심장 이식수술만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어서 심장 이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당시에는 심장 이식수술이 보편화되지 않고, 심장을 줄 뇌사환자가 매우 드물어, 과연 심장 이식이 가능할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하루하루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냈다. 수술을 기다리는 중에도 여러 차례 실신과 심부전 증상이 와서 심장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었는데, 그해 11월 21일 다행히 심장 공여자가 나타나 심장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건강한 몸으로 퇴원하였다. 외아들인 장 씨는 그후 노모를 모시고 두 자녀와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런데 심장 이식수술 2년 후, 장 씨는 활동이 많아지면서 전에 아프던 오른쪽 고관절 통증이 더욱 심해져, 정형외과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괴사성 고관절염으로 진단되어 인공고관절 이식수술을 받았다. 장 씨는 그 후에도 담낭결석증 및 담낭염 진단을 받아 복강경 담낭 절제수술까지 받았다. 그는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두 명의 자녀들을 결혼시키고, 주기적인 운동요법과 더불어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면서 지난 15년 동안 행복한 생활을 해왔다. 그런데 장 씨의 병마는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는 금년 9월에 건강검진을 받으려고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한 결과, 뜻밖에도 대장암이 발견되었다.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약 8mm 정도 크기의 혹이 발견되어 다시 조직검사를 했더니 조기 대장암으로 진단되어, 10월에 내시경을 통한 대장 절제수술을 받고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장 씨는 심장 이식수술, 인공고관절 이식수술, 담낭 절제수술, 대장 절제수술을 연달아 받고서도 건강을 되찾은 불사조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심장 이식수술의 역사

심장 이식수술은 42년 전인 1967년 12월 3일 남아연방의 크리스찬 바나드 박사가 세계 처음으로 시도하여, 수술 후 환자는 약 2주 동안 생존하였다. 그 후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에서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한 많은 연구로 장기생존율이 매우 향상되어, 1980년대 중반 이후 세계의 많은 병원에서 심장이식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되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심장 이식수술 후 1년 이상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매우 향상되었으며, 매년 세계적으로 심장 이식수술은 약 3400여 건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면역억제제 투여에 따른 문제점인 수술 후 감염 문제와 만성 거부반응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으며, 심장 이식수술 후 10년 생존율은 약 50%로 보고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심장 이식수술 결과도 매우 우수하여 선진국에 버금가는 수준이며, 이미 15년 이상 생존자들이 있다. 심장 이식수술, 어떻게 하나 심장 이식수술은 자신의 심장으로 1년 이상 생존할 수 없는 말기 심장병 환자에게 유일하고도 영구적인 치료법이다. 심장 이식수술 자체는 비교적 간단하다고 할 수 있다. 수술은 심장병 환자의 심장을 제거하고, 뇌사로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는 환자가 기증한 공여 심장을 심장병 환자의 2개 동맥과 좌심방 및 우심방을 연결해주는 수술법이다(그림2). 심장 이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식할 심장을 4시간 이내에 환자에게 이식함으로써 심장 기능이 약해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다. 심장 이식수술, 어떤 환자에게 하나 심장 이식은 1년 이상 생존할 수 없는 말기 심장병 환자에게 시행한다. 말기 심장병의 원인은 많으나, 대부분 급성 심근경색증이나 심근염 등이며, 그 밖에 복잡한 심장기형으로 교정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이식수술을 하게 된다. 심장근육(심근)이 심근경색증이나 염증 등으로 괴사(근육세포가 죽는 현상)하면서 흉터 조직으로 바뀌면 수축력을 잃게 되어 심장의 펌프 기능이 약해지므로 전신에 혈액을 충분히 보낼 수 없게 된다. 심장의 펌프 기능이 약하여 폐가 붓고 전신이 붓는 증상을 울혈성 심부전증이라 한다. 약물 치료에도 심부전증이 호전되지 않고 악화되어 6개월~1년 이상 생존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이식수술 대상이 된다. 심장 이식수술 후의 관리

심장 이식수술을 하면 다른 사람의 심장이 수용자 몸에 들어오게 되므로 거부반응이 일어난다. 즉, 음식을 잘못 먹거나 꽃가루·옻나무 등에 노출되면 두드러기 등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듯이, 이식된 심장에도 거부반응을 일으켜 이식된 심장이 붓고 펌프 기능을 잘 못하게 된다. 이를 억제하기 위하여 지난 40여 년 간 많은 연구와 새로운 약물이 개발되어 최근에는 거부반응으로 인한 문제가 많이 줄었다. 그러나 거부반응을 줄이면 우리 몸의 정상적인 방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박테리아나 진균(곰팡이) 등에 의한 감염이 많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면역억제제와 항생제 등의 적절한 사용이 중요하며, 근래에 많은 연구로 생존율이 매우 향상되었다. 그러나 5~10년이 지나면서 발생하는 만성 거부반응에 대해서는 아직 뾰족한 해결 방법이 없어 이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의학의 발전 덕분에, 심장 이식수술 후에도 필요하면 인공관절 이식수술을 하고, 그 후 암이 발견되면 이를 조기에 치료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앞에서 소개한 장모 씨의 경우처럼 심장 이식 후에도 건강을 잘 관리하면 정상인들처럼 보람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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