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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한국 싫다’ 발언하면 바로 매장?

연습생 시절의 한국 비하 발언으로 ‘강제출국’된 박재범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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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148-149 이우인⁄ 2009.12.14 16:31:02

“한국이 싫다” 비하 글에 상처받은 한국인 2PM과 리더 재범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예능이면 예능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아이돌 그룹으로 본격적인 굳히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연습생 시절의 재범이 한국과 한국인을 비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한국인에게 상처를 입혔다. 미국 시애틀에서 나고 자란 재범이 미국의 친구 맺기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에서 한국과 한국인을 비하한 사실이 9월 5일 모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와 뒤늦게 알려졌다. 이 글은 2005년에서 2007년 사이에 재범이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연습생으로 가수 데뷔를 준비할 때 미국의 친구와 교환한 메시지다. 이 메시지에서 그는 “한국은 정말 역겹다. 나는 한국인이 싫어. 돌아가고 싶다” “나는 랩을 잘 못하는데 여기 사람들은 잘한다고 생각해. 멍청이 같아” “해결해야 할 비즈니스 때문에 한국에 있다. 일생의 행복을 위해 몇 년 정도는 희생할 수 있다. 미국으로 돌아갈 거다” 등 한국과 한국인을 비하하는 메시지를 비속어와 함께 썼다. 글을 본 팬과 네티즌의 충격은 컸다. 크게 실망한 일부 팬과 네티즌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한국이 싫으면 미국으로 가라” “그렇게 싫어하는 한국에서 돈 버니 행복하냐” “제2의 유승준으로 두 번 다시 한국 땅을 못 밟아봐야 정신을 차리겠다” “양키 XX야” 등 배신당한 감정을 격하게 퍼부었다. 그러자 재범은 즉각 공식 팬카페에 사과문을 게재하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다. 그러나 네티즌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고, 네티즌들은 그를 쉽게 용서하지 않았다. 이에 같은 그룹의 멤버 우영과 찬성이 각자 자신의 미니홈피에 나란히 글을 올려 재범을 감싸려 했으나 “멤버를 감싸는 것도 상황을 봐 가면서 해야 한다”는 네티즌의 비난에 글을 재빨리 삭제하는 해프닝도 일어났다. 재범, 2PM 탈퇴 후 미국행…팬들 “돌아와” 자신을 두둔한 우영과 찬성마저 네티즌의 질타를 받자, 재범은 3일 뒤인 8일 공식 팬카페를 통해 2PM을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이날 오후 6시3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시애틀행 여객기에 몸을 실었다. 이날 공항에는 재범의 미국행을 말리기 위해 팬 수백 명이 몰려들어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런데 이날 재범이 한국에 애정을 담아 남긴 글들이 팬들에 의해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일명 ‘재범 애정발언’으로 알려진 이 글은 재범이 지난 2006년에 친구들의 마이스페이스를 방문해 미국 친구들에게 남긴 글이다. 재범의 ‘애정발언’에 분위기는 갑자기 반전됐다. 재범의 팬들은 온·오프라인에서 재범의 탈퇴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특히 JYP 건물은 ‘탈퇴반대’ 쪽지로 도배되다시피 했으며, 재범의 진실을 밝혀 달라는 내용의 메일이 언론사에 하루에도 수십 통씩 들어왔다. 뿐만 아니라, 재범이 없는 2PM의 활동을 반대하거나 2PM 관련 상품의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일명 ‘2PM 보이콧’ 운동이 전개되기도 했다. 이에 JYP의 대표이사 박진영은 10일 공식 홈페이지에 장문의 글을 올려 전후 사정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박진영은 소속 가수를 지켜주지 못한 무책임한 대표”라며 비난의 화살을 박진영에게 돌리기도 했다. 한편, 2PM의 팬연합은 일간지 1면 하단에 ‘4년의 기다림, 1년의 비상, 그리고…단 4일 만의 추락’이라는 제목의 광고를 게재하고, 재범의 탈퇴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아직 배울 것이 많은 청년 박재범이 대한민국에서 다시 비상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재범사태’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난 11월 11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한 박진영은 “재범이 복귀한다면 2PM으로 복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범을 생각한다면 언론도 팬도 그를 가만히 내버려뒀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PM은 재범이 없는 6인조로 재정비해 정규 1집 <01:59PM>으로 컴백하여 여전히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11월 2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 MAMA(Mnet Asian Music Awards)’에서는 올해의 가수상을 수상해 한국의 최고 가수임을 입증했다. ‘재범사태’로 드러난 우리의 자화상 ‘재범사태’는 우리 사회의 그릇된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지나친 국수주의와 인터넷 마녀사냥도 지적됐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흥밋거리 다루듯 계속 양산한 인터넷 언론의 무책임한 태도도 지적받았다. 이와 함께, 악성 댓글 때문에 자살을 택한 많은 연예인도 다시 조명되면서 “이제는 정말 반성할 때”라는 각계각층의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특히 우리의 고질병인 국수주의는 ‘재범사태’를 계기로 새롭게 조명됐다. 최규성 대중문화 평론가는 “한국 사회는 ‘애국심’을 건드리는 일에 굉장히 민감하다”고 말했다. 재미교포 출신인 가수 유승준도 2002년 병역의무 회피로 입국금지를 당한 뒤 다시는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연예인이 해외에 나가 한국에 관해 잘못 발언하거나 실수하면 절대 용납이 안 된다. 인터넷 소설가 귀여니는 8월 20일 자신의 장편 소설 <신드롬>의 출판기념회에서 “중국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에 앞서 8월 초에 영화배우 정우성도 일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김치’를 ‘기무치’(Kimuchi)로 표기한 실수가 알려지면서 큰 비난을 받았다. 4월에는 일본에서 활동 중이던 개그우먼 조혜련이 방송에서 일본 천황의 시대가 영원하기를 염원하는 내용의 ‘기미가요’를 들으며 박수 치는 장면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비난 세례를 맞은 바 있다. 한국의 자존심을 건드리면 외국인이라도 봐주지 않는다. KBS2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 중인 독일 미녀 베라 홀라이터는 독일에서 펴낸 책 때문에 잠시지만 ‘제2의 미즈노 교수’로 떠오르며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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