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 / 한국의집 관장 골프에는 ‘사랑’(love)과 관계된 용어들이 꽤나 많다. 우리나라 골프장의 그늘집에 오리 알이나 거위 알이 있는 것을 보고 흥미롭게 생각하는 외국인이 많다. 거위 알은 테니스 용어나 골프 용어로 사용할 때 사랑의 러브(love)로 변신한다. 테니스 팬들은 러브 게임(love game)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상대방을 완봉시키는 스코어이기 때문이다. 테니스 15-0(fifteen-love)에서 ‘love’는 숫자 0을 뜻한다. 프랑스어에서 달걀을 뜻하는 ‘L’oeuf’의 발음이 ‘love’와 유사한 데서 테니스의 ‘love’라는 표현이 유래한 것이다. 골프 대회장 본부석 옆에는 Leader board(스코어 집계표)가 있다. 신지애 선수가 계속 파(par)만 기록할 때면 스코어 보드 판에 ‘0’이라고 계속 붙는데, 거위알과 비슷하여 ‘goose egg train(파 열차)’이라고 한다. 이 숫자 0은 아무것도 없다는 제로(zero)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대신, 골프 코스에서 버디를 잡으면 캐디가 스코어 카드 숫자란에 빨간 ‘사랑의 하트’를 붙여준다. 사랑의 하트 표시가 많으면 많을수록 스코어도 좋아지고 기분도 좋아진다. 사랑이 골프장의 스코어 보드에까지 올라오는 셈이다. 시험지에 매겨진 0점도 거위 알과 비슷하여 goose egg이다. 골프에서 어프로치 샷의 일환인 ‘로브 샷(lob shot)’은 그린 주위에서 샌드웨지와 같은 로프트가 있는 클럽으로 볼을 높이 띄워 정지시키는 샷을 말하는데, 발음은 사랑한다는 ‘love(러브)’와는 다르니 발음에 주의해야 한다. ‘러브 샷(love shot)’은 섹스의 용어가 되어 전혀 다른 의미가 되므로, ‘로브 웨지(lob wedge)’로 발음해야 한다. 그린 밖이나 또는 벙커에서 친 볼이 그냥 홀로 쑥 들어가는 chip in을 ‘노 드로즈(No drawers)’라고 하는 시니어 골퍼들이 많은데, 남자가 팬티를 안 입은 여인을 정복하는 연상을 하여 만든 일본 골퍼들의 속된 표현이다. 칭찬은 사랑을 낳기 때문에, 아무리 칭찬을 해주어도 싫어하는 여인은 없다. Sweet heart는 애인을 뜻하고, sweet spot은 골프 클럽의 중심인 심(芯)을 말한다. 타산적인 사랑은 cupboard(커버드) 러브인데, 최근 카바레의 꽃뱀(imposter)들이 춤 세계에서 골프장으로 무대를 바꿔 상대방의 지위나 재정 능력을 보고 계산된 골프와 사랑으로 남자를 홀리는 경우가 많다. 하룻밤 정사(one-night stand)로 돈 있는 골퍼들로부터 거액을 훑어가는 재능을 가진 여인들과는 아예 골프를 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서양에서 3대 금기 사항 중 첫 번째는 “사랑하는 부인에게 골프와 운전은 가르치지 말라(Never teach golf and drive to your wife)”는 것이다. 원초적으로 부인에게는 성질 부리며 가르치게 되어 있어, 잘못하다간 이혼을 당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