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 / 한국의집 대표 골프 플레이 중에, 골퍼가 샷을 실수하여 공이 다른 팀의 플레이어를 향해 날아가거나, 앞 팀의 플레이어가 뒷 팀이 친 공에 맞을 우려가 있을 경우, 우리 한국인들은 흔히 “볼(Ball)!"이라고 외친다. ‘내가 잘못 친 공이 그쪽으로 날아가니 조심하라’는 의미로 우리나라 사람끼리 ”볼!“이라고 외치는 장면은 서로 이해하고 넘어간다. 하지만 영어권 국가에 가서 외국인들과 함께 플레이를 하는 경우에는 “포~어!(Fore!)”라고 외쳐야 올바른 영어 표현이다. ‘포어(fore)’라는 용어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앞을 조심하라’는 의미인 ‘Beware before’를 줄여서 ‘fore’만 사용하게 되었다는 설이 일반적이다. 이 ‘포어(fore)’는 원래 군사 용어로서 포병이나 보병이 사격을 할 때 앞에 있는 아군에게 위험하니 조심하라는 경고성 외침으로 사용하는데, 이것이 골프 용어로 유입되어 사용하게 된 것이다. 마치도 자동차의 운전자가 앞에 가는 사람에게 위험 신호로 경적을 울리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앞쪽 팀에 여성 골퍼들이 라운드를 하는데 뒤쪽 팀의 남자 골퍼가 앞팀을 향해 친 공이 위험하여 “포~어!”라고 외친다는 것이 그만 발음을 잘못해서 “호~어(whore)!”라고 발음했다면 전혀 다른 의미인 ‘몸을 파는 창녀’가 되어 여자 골퍼들로부터 곤혹스런 질타를 받게 된다. 한국인들에게는 이 두 단어를 구분하여 정확하게 발음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영어에서 ‘fore’를 붙이면 ‘앞면’이라는 뜻이다. ‘포어 캐디’는 티샷을 하는 골퍼의 공이 낙하하는 지점을 전방에 미리 가서 보다가 볼이 떨어지면 마크를 해두는 ‘전방 캐디’를 뜻한다. 이와 같이 ‘fore’는 중요한 접두사이다. ‘forehead’라는 단어는 이마를 뜻하고, ‘forefather’는 선조·조상을 의미한다. ‘foremost’는 최상이라는 뜻을 갖는다. ‘forecast’는 미리 예상을 한다는 의미이다. 숫자 ‘4’의 발음과 ‘fore’의 발음이 동일하다는 것을 알면 쉽게 암기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로마에 가면 로마인이 되기를 글로벌 시대에 다시 한 번 당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