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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찍으면서 ‘운명은 있다’ 생각하게 돼”

‘평행이론’에 휘말린 부장판사 연기한 한류 스타 지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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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156-157호 이우인⁄ 2010.02.08 17:17:06

<평행이론>은 지진희·이종혁·윤세아·박병은·하정우·박근형·오현경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사건 전개가 한순간도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만큼 짜임새가 뛰어나다. 권호영 감독은 “평행이론은 할리우드 영화계도 놀랄 독특한 소재”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한국 영화와는 다른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는 영화”라고 <평행이론>의 특징을 덧붙였다. 특히 주인공 김석현으로 나오는 한류 스타 지진희는 ‘평행이론’에 휘말린 운명, 딸과 자신의 죽음을 막으려는 모습을 절제 있는 연기로 완성해냈다. 2월 3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평행이론>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지진희는 이번 영화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동안 자신이 출연한 영화들이 흥행과 거리가 멀었다면 <평행이론>은 누구나 좋아할 대중적인 영화임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믿나요? “이 영화를 찍기 전에 케네디와 링컨의 삶에 대해서 흥미롭게 본 적이 있습니다. 재밌게 봤기 때문에, 운명이라는 것에 대해 ‘정해진 것일까?’ ‘아니야. 정해졌다면 이 모든 사람이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등등 여러 생각을 했죠. 케네디와 링컨은 유명한 사람이기 때문에 비교해볼 자료가 많이 남아 있지만, 저처럼 평범한 사람끼리는 비교할 근거가 전혀 없어요. 운명이 존재하느냐 마느냐를 생각해볼 때 이랬다 저랬다 하긴 하지만, 영화를 찍으면서 운명이 존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더 갖게 됐습니다.” -격한 몸싸움 신이 많은데, 괜찮았나요? “액션 신은 많지만 많이 다치지는 않았어요.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만 하는 영화를 찍어봤기 때문에 쉬웠죠. 스태프와 동료가 걱정을 많이 했지만 괜찮습니다.” -어떤 점이 힘들었나요? “여러 가지 감정 신이 있는데, 운명을 믿지 않는 석현이 운명을 어쩔 수 없이 믿어야 하는 상황에서의 느낌, 범인이 범인인 줄 알았을 때와 범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을 때의 기분 등 여러 반전 때문에 감정 변화 연기가 힘들었어요. 시나리오는 재밌게 봤지만 걱정이 되더라고요. 이런 걱정은 크랭크인 두 달 전부터 대본을 리딩(reading)하고 만나고 여러 가지 관계를 쌓아오면서 해결해 나갔던 것 같아요. 중요한 장면은 모든 스태프가 모여서 직접 찍어보곤 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남자만 주로 나오는 영화인데, 촬영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남자들만 나와서 분위기가 딱딱할 거라고 여기는 분이 많은데요. 저희는 취미 생활도 비슷하고 나이도 비슷해서 현장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촬영 전에는 술도 마시고 등산도 다니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는 사전 작업이 굉장히 많았죠. 정말로 도움이 많이 됐어요. 제작비도 많이 남기고 회차도 많이 줄이는 등 엄청난 일을 해냈죠(웃음). 영화도 즐겁게 찍었고요. 영화를 보니 생각보다 훨씬 잘 나온 것 같아서 너무 좋습니다.”

-하정우를 캐스팅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설득했습니까? “솔직히 하정우에겐 미안했습니다. 그 역할에 맞는 배우로 모두 정우를 생각했는데, 정우가 그동안 살인자 역할만 이번 영화로 세 번째나 찍었거든요. 그의 이미지 자체가 무섭다더군요. 미안하긴 했지만, 정우가 아니면 대안이 안 떠올랐어요. 그나마 안면이 있고 친분이 있는 제가 정우를 설득하겠다고 나섰죠. 정우에게는 ‘이 역할을 굳이 네(하정우)가 안 해도 된다. 그런데 너 아니면 할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했더니, 정우가 제게 ‘내가 이걸 하게 되면 대신 형도 자기가 출연하는 저예산 단편영화에 출연해 달라’고 제안해서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끼리의 계약도 성립됐습니다. 정우의 모습 그대로가 살인자 같기도 하지만(웃음), 스스로 머리도 기르고 렌즈도 끼고 치아에 장치도 해서 또 다른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정우에게 미안했고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정신과 선생님을 소개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이 영화에 모시고 왔죠.” -그동안 주로 부드러운 역할을 해왔는데, 이번 작품에 출연한 계기는요? “가족이 함께 보는 TV의 특성상 착한 역할이 많고 운 좋게 착한 역할을 많이 해서 그런(부드러운) 이미지가 강한데요. 영화에서는 반대 성향의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왔습니다. 그런데 그 영화들이 흥행보다는 마니아층이 좋아할 만한 영화였다면, 이번 영화는 굉장히 흥행성 있고 대중적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는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으며, 운명을 믿든 안 믿든 흥미를 갖고 볼 수 있는 영화라고 믿거든요.” -현실에서 지진희 씨는 어떤 아버지인가요? “아버지라는 기분은 애를 낳아보고 알았어요. 부모가 된 다음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면 아이는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죠. 저와 아내를 통해서 나온 한 인격체,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해주자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물론 이 방식이 아이를 잘되게 할 수도 잘못되게 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그러기로 했습니다.” -살면서 운명이라고 느낄 때가 있다면? “예전에 교통사고가 났는데, 덤프트럭 3대가 덮쳐서 정말 죽을 뻔했어요. 살아남은 뒤에는 ‘아! 정말 내가 큰일을 하기 위해 살아남은 건가’라는 생각을 했고요. 또 10여 년 전에 라는 스릴러 작품을 하고 나서 바로 사극 <대장금> 촬영에 들어갔는데, 이번에도 <동이>라는 <대장금> 감독님의 사극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대장금> 다음에는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이라는 재밌는 작품을 했는데요. 3월부터 방송되는 <동이> 다음으로 4월에는 <집 나온 남자들>이 개봉됩니다. 패턴이 있어서 신기합니다.” -이 영화를 보고 관객들이 어떤 기분을 느끼길 바라나요? “이 영화에는 많은 요소가 있으니 맞춰서 보시면 됩니다. 누가 와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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