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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디자인]잘못된 걸음걸이가 병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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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156-157호 편집팀⁄ 2010.02.08 17:12:50

설준희 연세의료원 심장혈관병원 교수 인간이 두 발로 자유로이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신의 축복이라 할 수 있다. 인체 해부학에 달통(達通)했던 저 유명한 천재화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도 인간의 발이 신체 가운데 최고의 예술품이라고 극찬할 정도로, 발은 52개의 뼈와 76개의 관절, 64개의 근육, 그리고 100여 개의 인대로 연결되어 있어 정밀기계도 감히 따라갈 수 없는 정교함과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사람이 10세가 되면 96%는 정상의 곡선을 가진 발을 갖게 되고, 4%만 평발로 남는다. 이와 같이 몸이 성장하면서 발도 변하게 되는데, 나이가 들면서 발은 또 한 번 변화를 겪게 된다. 젊었을 때는 강한 다리와 허리를 갖고 있으므로 힘찬 걸음을 걸을 수 있다. 거기에는 인체가 태어나서부터 진화하면서 갖게 되는 올바른 걸음걸이가 기본이 된다. 따라서, 의식을 하고 걷지 않아도 강한 다리와 허리를 가지고 올바른 걸음걸이로 힘찬 걸음을 걸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습관, 직업에서 오는 신체의 불균형, 운동에 대한 관심 부족,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변화 등은 우리의 걸음걸이를 나쁘게 하고, 이는 곧 우리 몸의 디자인 자체를 무너뜨리게 된다. 또한 우리 몸의 균형이 무너지면 양 다리의 길이에도 차이가 오게 되어, 위로는 골반의 이상, 아래로는 무릎과 발목의 이상까지도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호흡운동에 이어, 올바르게 걷는 습관과 방법, 그리고 여기에 균형운동이 병행되면, 나이가 들면서 변하고 약화되어가는 걸음걸이와 신체 디자인의 변형을 막아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다리의 길이를 비롯한 신체의 디자인이 올바른가를 반드시 확인한 후, 걷는 방법이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진단을 받고, 올바르게 걷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양다리의 길이와 걸음걸이 사람의 성장 과정에서 양다리의 길이에 차이가 나는 경우는 다음의 두 가지가 있다. ①어렸을 때부터 한쪽 다리의 성장이 충분히 되지 않거나, 양쪽 다리의 성장 정도가 달라서 생기는 경우(성장판의 손상, 감염). ②살아가면서 신체 좌우의 균형이 맞지 않아 좌우 다리의 실제 이용 길이가 달라지는 경우. 양쪽 다리의 길이에 차이가 날 때, 1cm 정도의 차이라면 별다른 이상증세는 보이지 않으나, 이를 교정하지 않고 방치하면 신체의 균형이 조금씩 어긋나고 양쪽 다리의 길이 차이는 더 벌어져, 길이 차이가 2cm 이상이 되면 체중이 한쪽 다리에만 많이 실리게 되어 발·무릎·대퇴부·골반·허리까지도 손상이 시작될 수가 있으며, 특히 운동선수에게는 큰 부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양다리의 길이 차이가 2cm 이상인 사람에게서 무릎 관절염 45.3%, 고관절 관절염 30.5%의 발생률이 보고되었으며, 길이 차이가 5cm 이상인 경우에는 그 발생률이 거의 100%였다.

한편,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독특한 걸음걸이 형태를 갖고 있다. 이 걸음걸이의 양상은 그 사람의 인체 구조, 건강 상태, 직업, 인격뿐 아니라 심리적인 특성까지도 나타낸다. 예를 들어, 구르는 듯한 걸음은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의 배 위에서 흔들리는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선원들이 보이는 독특한 보행법이며, 좌우로 흔들면서 걷는 모습은 비만한 사람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좌우로 쏠리는 몸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나타내는 걸음걸이이고, 비틀거리는 보행은 술 취한 사람이나 기진맥진한 사람이 넘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걸음이며, 통통 튀는 듯한 보행은 활력과 힘과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 걷는 모습이다. 우리는 걸을 때 머리와 체간(體幹, 몸에서 머리와 사지를 뺀 흉부·복부·둔부)의 무게, 즉 체중의 75%를 앞으로 전진시키면서 지탱하는데, 여기에 중력의 영향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한쪽 다리가 지면을 떠날 때 남은 한쪽 다리는 순간적이나마 체중으로만 계산해도 머리와 체간에다 한쪽 다리의 무게까지 합쳐 체중의 85%를 지탱해야 한다. 이 체중과 중력이 우리가 걷는 동안 두 다리에 교대로 작용한다면, 여러분은 걷는다는 운동이 우리 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발을 번갈아 옮겨놓는 동작인 걸음의 주기는 발이 지면에 닿아 있는 시기(stance phase)와 발끝이 지면 위에 떠서 움직이는 시기(swing phase)로 나뉜다. 지면에 닿아 있는 시기는 한쪽 다리의 발뒤꿈치가 지면에 닿는 순간부터 발이 지면에서 떨어질 때까지의 주기이며(보행주기의 60%), 지면 위에 떠서 움직이는 시기는 한쪽 다리의 발끝이 지면에서 떨어져 그 발의 뒤꿈치가 지면에 닿기까지의 주기이다(보행주기의 40%). 올바르게 걷는 방법 1-앞을 향하여 양발을 평행하게 선다. 2-걸음을 걸을 때 양발의 안쪽 라인은 같은 직선상에 놓여야 한다(그림4).

3-몸의 중심은 항상 지면과 수직이 되게 유지하고, 어깨와 등을 바로 세운다. 4-몸 전체에서 힘을 뺀다. 특히 어깨의 힘을 뺀다. 5-팔은 팔꿈치에서 90° 각도를 유지한다. 6-한쪽 발뒤꿈치를 조용히 바닥에 대어 딛는다. 이때 무릎을 완전히 펴서는 안 되며, 약간 구부려주어야 한다. 또한 양쪽 엉덩이가 조여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 좋다. 7-발가락으로 바닥을 차고 나가기 전에 다리가 먼저 앞으로 나아간다는 느낌을 가진다. 8-어깨 넓이로 보폭을 유지한다. 9-팔의 움직임은 앞뒤로 왕복하는 진폭(振幅)의 크기가 같게 한다. 10-엉덩이는 앞쪽으로만 향하여 움직이게 하며, 좌우로 흔들거나 회전되는 것은 막는다.

11-잎은 다물고, 코로 호흡(복식호흡)을 한다. 이때 의식적으로 호흡을 하며 걷는다. 12-앞을 멀리 보고 명랑한 기분으로 리듬 있게 걷는다. 13-다소 빨리 걷는다(파워 워킹). 14-최소 40분 이상 걷는다. 하루에 6000보를 합해서 걷는 것보다 계속해서 40 분 이상 걷는 것이 효과적이다. 15-내리막길을 걸을 때는 걸음을 빨리 하며, 탁 탁 하고 뒤꿈치로 지면을 치는 것을 피한다. 16-운동효과를 높이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되도록 내리막이 심한 곳은 피한다. 17-계단을 걷는 것은 권장할 만하나, 체력의 안배가 중요하다. 18-신체 디자인과 운동효과를 함께 도모해야 한다. 19-하루 100회 정도 앉았다 일어나는 운동을 1주일에 3회 한다. 20-6개월에 한 번 걷기 테스트를 받는다.

30여 층 아파트에 사는 50대 남자가 건강을 위하여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 1층에서 30층까지 걸어 올라가는 시도를 하였다. 처음 한동안은 괜찮았으나, 2~3개월 지나자 무릎과 허리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이 사람의 보행 습관을 보니, 양쪽의 보폭이 달라서 한쪽 사타구니에 근육위축이 오고 골발의 한쪽이 낮아져 있어, 매일 계단을 걸어 오르는 무리한 운동으로 통증이 오게 된 것이다. 균형운동과 함께 근육위축 해소, 그리고 골반운동을 약 3개월 실시한 후 다시 계단 오르기를 시작했는데, 1년여가 지난 지금은 30층까지 걸어 올라갔다가 내려와 다시 걸어 올라가 20층에 있는 집으로 가는 계단 오르기가 수월해졌다. 신체 디자인 운동에서 걷는 방법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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