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 / 한국의집 대표 미국 골퍼들도 내기 골프를 즐기는데, 스킨스·낫소·라스베이거스·딩동댕·후세인 등등 많은 종류의 내기 게임을 한다. 이 중에서 가장 즐겨 하는 골프 내기 중 하나가 우리 용어로 ‘니어핀 내기’, 영어로는 ‘그리니’, 때로는 순수 한국어로 ‘근접상’이라고 표현하는 내기이다. 그런데 미국 골퍼들은 니어핀 내기를 하자고 할 때 ‘니어핀’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대신 그리니(즈)[greenie(s)]를 하자고 한다. 골프 용어사전을 찾아보면 ‘그리니는 가장 부수적인 골프 내기의 한 종류다(A greenie is one of the most popular side bets.)’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니(greenie)는 파3홀에서 티샷을 온 그린시킴은 물론이고 핀에 가장 가깝게 붙인 플레이어에게 정해진 금액을 주는 내기인데, 반드시 2퍼트로 끝내야 하는 조건이 있다. 이 외에, 부수적 게임으로 샌디(sandy:벙커샷을 한 후 원퍼트로 끝내 파를 잡았을 때), 오피(offie:그린 밖에서 칩샷이 들어가 파를 잡았을 때), 우디(woody:나무에 맞은 공으로 파를 잡았을 때), 장타대회(the longest drive) 등이 있다. 참고로, 골프 대회에서 가장 핀에 가깝게 붙인 골퍼에게 주는 니어핀 상은 한국식 영어이며, 정식 영어로는 ‘Closest-to-the pin’ 혹은 ‘Nearest-to-the flagstick’이다.
골프 대회에서 시상식을 할 때 KP 상이 있는데, 이게 바로 우리말로 니어핀 상 즉 ‘Closest-to-the pin”이다. 왜냐하면 영어 C 발음이 K로 나기 때문이다. 그린 위에서 동전 한 닢만큼 자꾸만 앞에다 갖다 놓으려고 하는 골퍼들의 속성에다 때로는 4명이 짜고 근접상을 주는 바람에, 큰 대회에서는 전담 도우미를 두어 부정을 방지하고 있다. 큰 골프 대회에서 니어핀 상을 탄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실력도 좋아야 하지만, 운도 따라야 한다. 그러나 근접상에서는 대부분 좋지 않은 상품이 나오는데, 이것은 잘못된 관행이라고 본다. 120명 중 가장 가깝게 붙이는 것은 보통의 실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골퍼들은 근접상 홀에서는 힘이 들어가게 되어 있다. 이는 상을 타겠다는 욕심이 생겨 필요 이상의 기교와 힘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골프와는 별도로, 하이네켄 맥주의 별칭은 골프의 ‘그리니(greenie)’와 스펠링이 동일함을 참고로 하여 외국에 가서 맥주를 주문할 때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맥주 캔의 표면이 녹색이어서 이런 별명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