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한국의집 대표 골프장 디자이너들은 골프장을 설계할 때 골퍼들에게 긴장감을 줌으로써 흥미를 유발시키는 기법을 잘 활용하고 있다. 골퍼가 18홀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도록 각종 해저드, 페어웨이의 폭, 도그래그. 그린의 경사 등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이런 골프 디자이너를 우리는 골프 설계의 명인이라 칭한다. 만약 골프 코스가 그냥 대평원처럼 넓게 퍼져 있다면 골프는 재미없는 게임으로 전락해버려 인기를 잃고 말 것이다. 골프나 인생이나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고 목적을 달성했을 때 짜릿한 쾌감을 맛볼 수 있는 것이 공통의 묘미이다. 중·초보자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벙커와 워터 해저드인데, 평소에 잘 치다가도 막상 이런 해저드가 눈앞에 다가오면 온 몸이 얼어붙어 호흡이 빨라지고 스윙 리듬을 잃어버려 공을 해저드에 빠뜨리는 경우가 많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우리의 격언이 골프에도 적용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중·초보자들이 친 공이 벙커를 찾아다닌다는 말은 바로 이런 연유 때문이다. 하와이의 로얄쿠니아 골프 코스 13번 홀 파4에는 벙커가 그린 앞으로 듬성듬성 길게 뻗어 있어 보기만 해도 겁에 질리고 만다. 이런 벙커가 앞에 전개되면 사전에 겁을 먹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호흡을 크게 하고 연습 스윙을 가볍게 하여 몸의 리듬을 찾아야 한다. 너무 크게 스윙 연습을 하면 오히려 몸이 경색되어 샷의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짧은 클럽으로 휘두르는 풀 스윙보다는, 한 클럽 크게 잡고 부드럽게 스윙하는 것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
그리고 이어서 확실하게 피니시를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는 실패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골프 디자이너의 함정을 넘어 그린 온을 시켰을 때 정복한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 이렁 장애를 극복하고 나면 다음 홀부터는 자신이 생겨 쉽게 그린을 향해 공격할 수 있고 자신감도 배가되어 골프 실력이 한 단계 향상됨을 느낄 수 있다. 골프 디자이너의 설계를 역이용할 수 있도록 실력을 쌓으면 바로 싱글 핸디캐퍼가 되는 것이니, 벙커가 있다고 불평불만을 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