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한국의집 대표 골프에서 벙커는 피할 수 없는 장애물이어서, 평소에 훈련을 쌓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도심 연습장에서는 벙커 샷을 할 기회가 없어, 골퍼들은 벙커 샷에 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벙커 연습장이 있는 골프장에 도착하면 꼭 연습을 할 것을 권유한다. 아니면, 해수욕장이나 강변, 때로는 한적한 시골 개울가에서도 연습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벙커는 골프 스코어 메이킹에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벙커 샷은 여러 가지 상황에서 전개된다. 예컨대, 평탄한 벙커에서는 벙커 페이스를 눕히고 아웃사이드 인으로 스윙하면서 공의 3cm 뒤를 치면 대개는 탈출하게 된다. 영국이나 스코틀랜드의 골프 코스에서는 항아리 벙커를 비롯하여 한국 골퍼들이 상상도 못 하는 벙커가 출현한다. 중하위 핸디캐퍼들은 이런 상황에 봉착하면 어쩔 줄을 모르고 당황하여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인생이나 골프나 어려움이 닥쳤을 때 침착해야 한다는 진리는 다르지 않다. 벙커 샷도 이러한 요령을 알면 쉽게 탈출할 수 있다. 그립을 짧게 잡고 발을 모래에 30% 정도 묻어 어드레스 자세를 확실하게 잡아주어야 한다. 그리고 모래의 종류가 어떤 것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또한 공을 발끝에 놓고 자세를 벙커 경사에 맞추어야 한다. 턱이 높다 하여 샌드웨지 페이스를 너무 낮추면 공이 충분히 날아가지 못해 다시 벙커에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왜냐하면, 자세를 충분히 경사면과 맞추었기 때문이다. 특히 모래 입자가 너무 고우면 탈출하기가 더욱 어려우므로, 정확하게 공의 2cm 뒤를 쳐주어야 한다. 이유는 경사면이 있어 공을 평지보다 더 가깝게 붙여서 쳐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벙커의 턱이 너무 높아 자신이 없으면 과감하게 포기하고, 벙커 뒤의 얕은 쪽으로 내놓고 다음 샷에 승부를 거는 수밖에 없다. 벙커에서 탈출하려고 무리하게 치다 보면 서너 번을 더 치게 되어 스코어를 망치고 기분마저 상하게 되므로, 이러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현명하다. 골퍼도 인간이기 때문에 미스 샷을 하게 되면 화가 화를 불러 판단력을 잃고 아무렇게나 막 치게 된다. 이렇게 어려운 벙커에서는 아예 핀에 붙인다는 생각은 버리고 그저 그린에 온만 시키면 행복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치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아무리 벙커 샷을 잘한다고 해도, 벙커에 넣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니, 깊은 벙커는 아예 피하거나 들어가지 않도록 짧게 치는 것이 현명하다. 인생이나 골프나 우회하는 쪽이 손해 보는 것 같지만, 때로는 결과적으로 득이 된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인식하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