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이 사건 발생 21년 만에 영화로 부활한다. 내달 10일 개봉되는 이규만 감독의 영화 ‘아이들…’은 1991년 3월 대구 달서구 뒷산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5명의 실종 사건을 다루고 있다.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은 화성 연쇄 살인사건, 이형호 군 유괴살인사건과 함께 대한민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미제 사건 중 하나다. 5명의 아이는 지난 2002년 유골로 발견됐고 2006년 공소시효가 끝났기 때문에 범인을 잡아도 처벌할 수 없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화성 연쇄 살인사건과 이형호 군 유괴살인사건은 각각 영화 ‘살인의 추억’ ‘그놈 목소리’로 만들어져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2007년 ‘수술 중 각성’이라는 참신한 소재를 다룬 영화 ‘리턴’의 이규만 감독은 잊혀가는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다시 모으기 위해 이 영화를 기획하고 3년여에 걸쳐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은 비극적이고 한때 사회 전체가 패닉상태에 빠질 만큼 충격적인 사건이다. 사건 자체의 크기로만 보자면 나 외에 모든 감독이 한 번쯤은 머릿속에 떠올렸을 소재다. 나 또한 이 사건이 나와 어떤 인연이 있을 거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제작사로부터 (연출) 제의를 받았다.” 11일 오전 11시 서울 롯데시네마 피카디리에서 열린 ‘아이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이규만 감독은 다소 차분한 어조로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을 영화화하게 된 경위를 이같이 밝혔다. 누구나 탐내는 소재지만 실제로 있었던 실종 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이 감독은 무수한 걸림돌을 뛰어넘어야 했다. 이 영화가 이 사건으로 가장 고통스러웠을 유족들의 상처를 도려내는 칼날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게 모두의 바람이다. 시나리오 작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이규만 감독은 “어떤 관점에서 보이느냐에 따라 어떤 분에게는 즐거움을, 어떤 분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는 다중적인 소재고 살아 움직이는 소재여서 대단히 고민했다”면서도 “결론만 말하자면 가슴으로 이 영화를 찍으려고 노력했다”고 진심을 전했다. 끝으로 이규만 감독은 “관객들이 영화관을 나설 때는 마음이 뭉클해져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그들에게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만들기보다 사건 자체에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를 잘라서 단면을 바라보듯이 비극의 단면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