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5호 최인욱⁄ 2011.01.20 08:55:18
'한류‘는 한국 정부의 자랑거리다. 전세계 사람들이 한국 노래, 드라마를 좋아하고 한국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정부의 주장에는 허풍도 일부 포함돼 있겠지만 일본에서 한국 연예인들이 활동하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사실인 것도 같다. 그런데 일본에서 ‘뜬’ 동방신기가 갈라서더니, 이번에는 또 걸그룹 ‘카라’에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해 일본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는 소식이다. 카라의 해체 가능성에 대한 일본 언론들의 보도와 그에 대한 일본 네티즌의 반응들을 보면 ‘일본에서의 한류 인기’가 자칫 ‘한국 망신’으로 연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일본 언론의 보도 내용과 그에 대한 일본 사람들의 반응들이다. 아사히신문: 이번 카라 사건은 이전 슈퍼주니어의 한경이나 동방신기의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에 이어 또다시 인기 아이돌 그룹이 전속 계약에 불만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석간 후지: 카라는 몇몇 일본 기업과 스폰서 계약을 맺었으며 추진되고 있는 계약도 있다. 이번 사건이 파문을 던질 것. 한국 연예전문 인터넷매체 WOWKOREA: (한국 가수들의) 일본 활동에 적신호. 일본 언론들은 불만, 파문, 적신호 등의 점잖은 표현을 사용했지만,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좀더 격렬하다. 한 네티즌은 "한국의 걸그룹들이 노예적인 계약을 맺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고, 요미우리신문의 카라 관련 기사에는 “한국 연예계에서 걸핏하면 전속 계약을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지는 이유가 뭐냐”는 등 비판적인 댓글이 100여 건 이상 달렸다. 일본 네티즌들은 "일본에서 활동해 보고 한국에서의 대우가 심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 "일본 그룹이 급료를 얼마나 받는지를 듣고 (한국 연예인들이) 쓰러질 듯 놀라는 반응을 보인바 있다. 일본에 온 한국 아이돌이 소속사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이런 이유일 수도 있다"는 글들을 올렸다. 또다른 네티즌들은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또 다른 분열’이라며 항상 분열하는 한국인들을 비꼬았고, ‘한국의 아이돌, 돈 문제로 해체되나’ 등 돈에 모든 걸 올인하는 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09년 연예인에 대한 ‘노예계약’을 없애기 위해 표준전속계약서라는 걸 만들어 연예기획사들이 사용하도록 권장했으며, 박진영의 JYP엔터테인먼트가 이를 처음 사용했다고 보도됐었다. 한국 정부가 이른바 ‘한류’에 대해 아무 관여를 안했다면 모르겠으나 한류를 자랑하고 지원해 왔다면, 이제 연예인에 대한 부당 계약서, 노예계약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의 단속과 계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입만 열면 ‘국격’을 외치는 한나라당 의원들은 카라의 분열 소식과 일본 네티즌들의 ‘역시 한국은…’이라는 비아냥거림을 어떻게 듣고 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