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명옥 차의과학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교수, 전 국회의원 사랑엔 나눔이 내재한다. 나눔은 실천이며, 내가 행동하는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지진, 해일과 원전 사태를 보며 역사 속 일본과의 복잡한 관계를 떠나 착잡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가눌 길 없다. 일본 지진은 사랑, 정치와 나눔의 여러 면을 생각게 한다. 사상자들과 이재민들께 깊은 마음의 위로와 격려를 드린다. 모두 한 마음으로 함께 도와 고난을 극복하고, 서로 나누며 도와 하나뿐인 소중한 생명과 삶을 희망으로 빛내시기를…. 생명나눔과 함께 반드시 생각할 부분은 생명존중이다. 생명에 대한 존중이야말로 생명나눔의 근본 철학이다. 생명나눔 운동이 생명존중 사상의 중흥과 함께 활활 타오르기를 기대한다. 오늘은 생명나눔의 여러 예(헌혈, 장기기증, 제대혈 공여와 응급처치술, 심폐소생술 익히기)중 첫 번째로 헌혈운동, 피의 나눔부터 생각해 본다. 피를 나눈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다. 부모 형제간은 피로 맺어진 관계다. 정치적으로나 친구 사이, 혈맹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배반이 불가능한 관계를 말할 때 쓴다. 철학적 이야기는 접고 인간 생명을 영위키 위해 몸에 꼭 필요한 피의 나눔, 헌혈만 이야기 한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했어도 이직 피는 만들 수 없다(인공혈액이 있다지만 초보 단계에 불과). 피가 필요하면 헌혈을 통해야만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병원들은 수혈할 피가 모자라 언제나 긴급 상황이다. 통계수치를 보자. 2011년 3월 20일 상황은 농축 적혈구의 경우 적정 재고량은 7일분이지만 보유량은 3.7일 분에 불과하다. 고 농축 혈소판의 경우도 적정 재고량이 3일분이지만 보유량은 2.3일분에 그쳤다. 1997년 이래 2003년까지 국민 헌혈률 5% 이상을 기록하며 2003년 헌혈자 253만 5343명, 헌혈률 5.3%를 기록한 이후 매년 헌혈률이 감소했다(2002년 5.3 %, 2004년 4.8%, 2006년 4.7%, 2008년 4.8% 자료: 대한적십자사, 2010년). 2009년 김수환 추기경 선종 이후 장기 기증 등 생명나눔 운동이 확산되며 신종플루 등의 악재 환경에도 역사상 최대 헌혈 기록(헌혈자 256만9954명, 헌혈률 5.3%)을 이뤘지만 아직도 한참 모자라다. 중복 헌혈자를 고려하면 실제 헌혈자 수는 159만6809명으로 줄어들며, 17-65세의 헌혈 가능 인구가 2009년 당시 3434만 4977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대형 사고라도 나면 모자라는 피 때문에도 많은 사람이 생명을 잃게 될 절박한 처지다. 아직 헌혈에 인색한 세태를 반영하는 숫자다. 나 자신부터 오늘 당장 헌혈을 행동화해 보자. 빈혈이 없는 한 헌혈은 건강 유지에도 좋다. 우리 몸의 적혈구는 120일이 수명인데, 조금 더 새로운 피로 우리 몸을 구성하려면 6개월에 한 번씩은 헌혈을 하는 것이 좋다. 건강에 좋은 헌혈이, 잘못된 상식 때문에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오해되는 경우도 있어 안타깝다. 혈소판 등 분획 헌혈은 시간도 잠깐 걸릴 뿐더러 헌혈 하려는 뜻만 있으면 자주 해도 좋은 방법이다. 요즘 단체 헌혈이 크게 줄고 있으며, 이것이 혈액 부족의 한 요인이다. 내 직장, 내 단체의 벗들을 격려해 함께 헌혈을 실천하자! 보건복지부의 ‘혈액 장기수급 전망’ 자료를 보면 2025년에는 공급이 수요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심각한 ‘혈액 기근’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앞으로 환자가 혈액 공급자를 데리고 와야 수술을 할 수 있을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대형 사고가 아니더라도 인구 고령화에 따라 암 등 중증질환의 증가로 수혈 필요량은 늘어날 텐데 학생과 군인 중심의 헌혈자는 감소해 심각한 혈액 수급 불일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수입 혈액도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체 혈액에 대한 연구와 자가수혈 방안도 활성화돼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헌혈 운동이 전개돼야 우리의 이웃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오늘부터라도 당장 생명나눔공동체를 만드는 첫 걸음, 즉 헌혈에 동참하자. 구체적으로는 정기 헌혈자 되기 운동, 또는 분획 정기 헌혈 기증자 운동(혈소판, 적혈구 등을 기증)을 전개할 수 있다. 전국 132곳(www.bloodinfo.net, www.bloodnet.or.kr) 헌혈의 집에서도 바로 할 수 있다. 교회별, 직장별로 자발적 참여자, 운동가로 시작할 수 있다. 안전한 헌혈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제도 중 하나인 등록헌혈회원 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자. 더불어 헌혈은 나와 이웃의 생명을 살리는 고귀한 실천인 만큼, 범국민적 차원의 헌혈동참 운동이 절실히 필요하다. 획기적이고 전폭적인 헌혈 운동이 불꽃처럼 타오르기를 기대해 본다. 나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