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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조각이 만나 원을 이루면…

갤러리나우 ‘정하선 사진전-원으로부터’ 4.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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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19-220호 김금영⁄ 2011.05.02 13:30:56

둥그런 눈과 귀, 둥그런 시계와 컵, 둥그런 동전 등 주변에서 원 모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원은 사람 몸에도 존재하고, 사람이 살아가는 세계에도 여러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원의 모습에 주목하는 작가 정하선의 사진전 ‘원으로부터’가 서울 관훈동 갤러리 나우에서 4월 27일~5월 3일 열린다. 작가에게 원은 단순한 도형이 아니다. 모나고 각지지 않은 원만한 원은 모든 것을 아우르는 포용력이 있다고 그는 말한다. “단순한 점 하나에서도 원의 모양을 발견할 수 있듯이 모든 존재의 시작에는 원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작은 존재에서 시작된 원은 저 넓은 우주의 달과 해 모양과 비슷한 모습을 지니고 있지요. 모든 것을 보듬고 안아주는 듯한 원의 느낌이 편안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런 원의 모습에 세상의 모든 것이 들어가 있다고 느꼈어요.” 이런 부드럽고 아름다운 원의 선을 완성하기까지는 힘든 과정이 따른다. 8년 전부터 작가는 사진의 앞뒤에 아크릴판을 두고 압축하는 디아섹 작업을 해왔다. 하지만 단순히 디아섹 작업을 하기보다는 사진과 조각을 접목해보자는 생각에 새로운 과정을 추가했다. 그는 실내 안팎의 마음에 드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은 뒤 초강화 아크릴판을 드릴로 파서 그 안에 금분을 넣는다. 그리고 사진을 아크릴판 사이에 두고 진공 압축한다. “아크릴을 깎는 조각 과정 끝에 탄생한 작품은 금분이 들어감에 따라 입체감이 생기면서 새로운 느낌을 줍니다. 힘든 과정이지만 제 작업에 자부심을 갖고 하고 있습니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그는 조색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면서 색에 대한 연구도 해왔다. 금분은 작품의 굴곡을 살리기 위해 그가 선택한 색이다. 금분의 효과로 작품 전체는 화려하기보다는 차분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같은 색이라도 조색에 따라 색이 달라집니다. 작품에 가장 맞는 색을 찾아서 잘 매치시켰을 때 느끼는 희열은 어떤 감정과도 비교할 수 없지요.” 사진 작업의 매력은 단순히 대상을 찍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담는 것이라 말하는 작가는 아직 해보고 싶은 작업이 많다고 했다. “남들이 흔히 하는 작업과 다른 특별한 작업을 하고 싶어요. 흔해 빠진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이런 작업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거죠. 스무 명 중 단 한 명이라도 제 작품을 보고 마음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작업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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