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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 칼럼]의무장착 예상되는 자동차용 블랙박스

6월 국가표준 고시될 예정…안전장치로 비중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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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2호 박현준⁄ 2011.05.16 15:31:54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 120년 역사를 가진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이동 생활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앞으로 자동차에는 안전이라는 전제조건을 비롯하여 더욱 다양한 기능이 생겨날 것이다. 그중 안전을 위한 각종 의무 장치의 비율이 커지고 있다는 것 또한 중요한 흐름 중 하나다. 재작년부터 미국에서 의무화된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이하 TPMS)도 결국 세계적으로 의무화 되도록 바뀌어, 한국 또한 2013년부터 의무 장착하도록 결정됐다. TPMS는 운전석에서 실시간으로 운전 중 타이어의 공기압을 알 수 있는 예방 장치로, 안전에 큰 영향을 준다. 주간 주행등(이하 DRL)도 유럽에서 이미 의무화되어 필수적인 안전장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DRL는 일종의 전조등 형태로, 저전력을 유지하면서 낮에도 켤 수 있는 장치다. 자신의 위치를 남에게 알려주어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일종의 등화장치라고 판단하면 된다. 최근 유럽에서 수입되는 수입차를 보면 낮에도 전조등 주위에 몇 개의 고휘도 LED가 켜져 밝게 빛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DRL이다. 이 장치도 의무화 가능성이 큰 장치 중 하나이다. 최근 여기에 또 하나의 의무화 장치가 부가될 전망이다. 바로 자동차용 블랙박스다. 우리가 법적으로 정의하는 명칭은 ‘자동차용 사고영상 기록장치’이다. 이 블랙박스가 최근 시중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블랙박스의 기능은 회사별로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이 장치를 탑재했을 경우 앞뒤 전후 또는 좌우까지의 영상과 음성을 저장할 수 있다. 교통사고 등 문제 발생했을 때 객관적 자료를 제공 이에 따라 교통사고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장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된다. 이미 택시나 개인 자동차에 흔히 탑재된 블랙박스는 연간 10만대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큰 시장을 형성했다. 이미 시중에는 100여 가지의 블랙박스가 수십만 원에서 일백만 원 이상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나와 자웅을 겨루는 상황이다.

이 장치는 개인의 사생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자료로도 이용이 가능하다는 역기능도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 원인 불명의 급발진 사고나 가해자와 피해자 구분이 어려운 교통사고 등에 가장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하는 장치로 등장하면서 긍정적인 면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3년 전 도요타 리콜 사태로 홍역을 치룬 미국의 경우 객관적인 자료 확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자동차용 블랙박스의 의무 장착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블랙박스 의무 장착은 이미 미국 하원 등을 통과하여 내년 12월부터 경차 수준부터 적용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전 차종의 의무 장착은 시간문제라는 의견이 많다. 유럽이나 일본 등도 블랙박스에 큰 의미부여를 하며 대표적인 의무 장치로 부각시키는 추세다. 국내의 경우 다른 나라에 절대 뒤지지 않는 기술과 품질로 블랙박스 제품의 다양성을 확보했다. 그러나 최소한의 기준에 못 미치는 제품도 난립하며 소비자와의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작년 4월부터 자동차용 블랙박스 기술표준 위원회를 두고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6월 국가 표준안을 고시하게 됐다. 지난 4월 최종 간담회에는 각 업체나 전문가가 참여해 의견 개진을 했으며, 곧 우리 실정에 맞는 국가 표준안이 나올 예정이다. 사고 영상 등을 담는 메모리의 기능과 내구성은 물론이고 함부로 접근할 수 없는 기밀성, 렌즈의 기능과 영상 정보의 최소한의 기능 및 상하 좌우 각도, 사고 전후 메모리 시간 등 블랙박스가 가져야 할 모든 기준이 마련됐다. 위원장을 맡았던 필자로서는 각 전문가의 의견과 해외 사례 등 다양한 정보를 보편적으로 넣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 기준안은 이미 등장한 제품에 대한 강제 규정이 아니라, 최소한의 권고 사안이다. 이 최소한의 기준을 지키며 기업체별로 차별화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라는 의도인 것이다. 또한 미국 등처럼 우리나라도 블랙박스 탑재가 의무화될 경우, 이 표준안이 내수 시장과 수출 시장의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될 것이다. 또한 그 활용 용도는 신차에 의무 장착되는 ‘비포 마켓’과 소비자들의 기존 차량에 탑재하는 ‘애프터 마켓’, 두 가지 분야로 양분화 될 전망이다. 의무 장착의 가능성이 큰 만큼 블랙박스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네비게이션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며 활성화되던 시기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우리의 뛰어난 전자-IT 기술을 조화시켜, 세계 시장 선두에 서는 국산 자동차용 블랙박스가 만들어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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