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산업+우리금융 메가뱅크 핵심은 ‘관치금융’

초대형 정부은행 실효성도 ‘미미’… 금융권 비판 확산

  •  

cnbnews 제224호 성승제⁄ 2011.05.30 12:04:30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우리금융지주를 매각하는 초대형은행(메가뱅크) 설립 목표가 점차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대부분 지금 금융환경에서 메가뱅크 설립은 시기상조라는 이유와 함께 관치금융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로 촉발된 은행권 도덕적해이가 속속 공개되면서 메가뱅크에 대한 회의론이 한층 더 힘을 얻고 있는 추세다. 현재 가장 큰 논란은 관치부활이다. 이미 강 회장을 비롯해 국내 4대 금융그룹의 회장이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로 짜여져 관치금융의 중심에 정부가 서 있는 인물이다. 만약 정부가 또다시 100% 지분을 가진 정부 사유화 초대형은행이 탄생될 경우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500조 원의 대형 국책은행은 글로벌 금융경제에서도 경쟁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메가뱅크 구상은 관치금융의 부활이며 감당해야 할 위험도 메가톤급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 소속금융산업노조 역시 “‘메가뱅크를 추진하면 총파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이한진·진보금융네트워크 연구실장은 최근 한 기고문을 통해 “은행 대형화의 기대효과로 거론되는 근거는 규모의 경제 실현”이라며 “합병을 통해 일정 이상의 규모를 가지게 되면 생산단위당 비용절감을 통해 이전 두 개 은행이 제공하던 수준보다 낮은 비용으로 금융서비스 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실장은 그러나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은행업의 시장집중도(CR, Concentration Ratio)는 미국과 비교해 봐도 매우 과도한 상태”라며 “미국 상위 3개 은행의 집중도는 총자산, 예수금, 총부채 순으로 35.7-24.5-35.7%에 불과한 반면 국내 상위 3개 은행의 집중도는 65.5-67.3-65.9%에 달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산업은행이 우리은행을 인수합병 한다고 전제할 경우의 집중도는 76.5-70.1-75.9%로 대폭 상승한다”면서 “합병을 통해 집중도가 더 심화될 경우 규모의 경제보다는 한계효용이 마이너스가 됨으로써 규모가 커지면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가 야기되는 규모의 불경제 효과 (diseconomy of scale)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메가뱅크가 탄생할 경우 이익은 사유화 손실은 사회화가 될 것”이라며 국민들의 부담이 더 증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만수 회장 최악의 낙하산 비판 확산 이번 메가뱅크 논란 중심에는 강만수 회장이 있다. 그렇다면 강 회장은 이번 메가뱅크 설립에 대해 어떤 방식을 내세웠을까. 우선 두 은행이 합쳐지면 ‘듀얼뱅크’ 체제로 가겠다고 입장이다. 일본의 미즈호금융그룹을 벤치마킹 하겠다는 의미다. 미즈호그룹은 2000년 다이이치간교은행(DKB), 후지은행, 니혼고쿄은행 등 3개은행이 합병해 탄생한 일본의 2위 금융그룹으로, 이들 세 은행은 미즈호라는 같은 이름을 사용하지만 법인체는 독립돼 있다.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하나금융지주도 최근 인수 후 듀얼뱅크 체제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때 사례 연구 대상이 미즈호그룹이었다. 신한금융이 조흥은행을 합병할 때는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라는 2개의 행명을 유지하며 약 3년간 공동경영을 한 바 있다. “강 회장 퇴임 후에는 어떻게 되느냐”는 한 직원의 질문에 강 회장은 “(합병 조짐이 있으면) 산업은행 노사가 힘을 합쳐 막아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업무 영역이 겹치는 부분이 많은데 듀얼뱅크가 영원할 것으로 믿는 직원은 별로 없다”며 “그런 면에서 설득력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은 물론 산은지주 내부에서도 강 회장의 방안에 공감대를 갖지 못한 셈이다. 따라서 금융계 일각에서는 애초부터 강 회장이 산은지주 회장으로 선임된 것 자체를 지적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논평을 통해 “(강만수 회장 선임은) 이명박 정부 최악의 낙하산”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만수-이팔성 회장 소리 없는 기(氣)싸움 전쟁 경제부처 관료 출신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경제개혁연대는 “한 번도 금융회사 관련 업무를 접해보지 못한 행정 관료에게 금융회사의 경영을 맡기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한마디로 ‘무면허 운전자’”라고 질타했다. 강만수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인수에 목소리를 내면서 이팔성 우리금융회장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애초에 독자생존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방향을 잡던 우리금융은 산은지주와의 합병을 환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주주가 정부인 만큼 이 회장은 섣부른 언급보다는 ‘침묵모드’에 들어갔다. 이 회장은 최근 한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체 민영화를 포기했는지에 대해 “말이 말을 낳는다〃며 말을 아꼈다. 우리금융과 산은금융지주 간 합병이 시너지 효과를 낳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 회장의 침묵은 우리금융 민영화가 민감한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회장의 한마디가 낳을 수 있는 파장과 이로 인해 받을 수 있는 대내외적 압력을 고려한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금은 회장이 대외적으로 입장을 밝히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어떤 자리에서든 가급적 말을 아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