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 골프에서 제일 무서운 강자는 누구일까? 장타자도 아니고 페어웨이우드를 기막히게 띄워서 잘 치는 자도 아니고 아이언으로 잘 부치는 자가 될 수도 있으나 그중에서 퍼트를 잘하는 자가 제일 무서운 강자다. 인생사에서도 마찬가지로 연애를 잘해서 변죽만 울리면 소용이 없고,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로 열심히 쫓아다녀도 성사가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듯이 골프에서도 절체절명의 순간 원 퍼트로 마무리를 지어야지 부와 명예가 들어온다. 프로골퍼의 세계에서 승부의 갈림은 그린 위의 퍼트에서 결정이 난다. 그래서 퍼트는 골퍼들을 울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는 묘령의 여인과 같다고들 흔히 말한다. 어떤 날은 신들린 듯 잘 들어가다 그 다음날이 되면 30cm 짧은 퍼트도 안 들어가 골퍼를 울린다. 골퍼들은 이 묘령의 여인을 정복하기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한다. 프로골퍼들의 경우 하루 4시간 이상 연습을 하는데도 여간해서 정복이 되지 않는 것이 퍼트다. 퍼트는 그린에서 연습만 한다고 잘 되는 게 아니고 그린 주위의 자연 상황과 경사, 빠르기, 휘는 강도 그리고 인간의 심리적 면을 관찰하고 고려한 것이 합쳐질 때 좋은 퍼트가 생성되기 마련이다. 골퍼도 인간이기에 어느 날 퍼트가 잘되면 교만하고 오만방자해져서 그린 읽기나 휘는 강도를 우습게 여기고 게을리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퍼트의 실패가 온다.
성공적 퍼트를 위해서는 늘 그린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야한다. 특히 처음 가는 코스는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우선 전체적인 특징과 윤곽을 그린으로 향할 때 보아두자. 높은 산이 어느 방향에 있는지, 바다나 호수가 그린을 향해 어떻게 놓여있는지, 상향 그린인지, 하향 그린인지, 급경사인지 ,핀의 위치와 근방의 굴곡은 어떤지를 본다. 이어서 그린의 빠르기와 잔디의 결을 한 번 보고 거리를 목측이나 걸음걸이로 재어본다. 다음으로 그린의 경사에 따라 퍼트의 강약을 정한다. 내리막 퍼트의 경우 구르는 힘으로 넣을 것인가 아니면 직접 밀어넣을 것인가를 결정한다. 특히 오르막 퍼트는 안이하게 생각하여 오직 집어넣어야 하겠다는 강한 일념으로 홀을 지나치게 강하게 치면 들어가면 다행이지만, 안 들어갈 경우에 내리막 퍼트에 걸리게 되어 짧은 거리에서 쓰리펏 이상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아서 강약을 조절해야한다.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브레이크가 있는 경우 얼마만큼 휘는 강도를 정할 것인가도 계산해서 이를 염두에 두고 퍼트를 해야만 성공할 확률이 크다. 퍼트어드레스에 들어가기 전에는 앞에서 한 번 뒤에서 한 번 퍼트라인을 보고 퍼트에 임할 때 자신감이 생긴다. 또한 매번 캐디에게 일일이 물어보면서 퍼트를 하는 골퍼가 의외로 많은데 이는 퍼트실력의 장애 요소가 되니 모든 판단과 결정은 자가 자신이 해야 한다. 평소에 그린 읽는 실력을 연마해야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퍼트에 자신감이 생기고 두려움이 없어져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캐디의 조언은 그저 참고가 될 뿐 모든 그린 읽기는 내가 한다는 자세를 일관되게 유지해야 한다. 끝으로 볼이 홀을 지나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Never Up, Never In”의 명언을 너무 지키려 들지 말아야 한다. 골프나 세상사든 무리를 하면 반드시 탈이 나기 때문이다. 그린을 읽는 것은 좋은 퍼트를 하기위한 필요 불가결 핵심사항이라는 사실을 한 번 염두에 두면 실력은 반드시 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