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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민주당 도청’ KBS 의혹,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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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9호 심원섭⁄ 2011.07.04 13:46:35

심원섭 CNB저널 편집국장·정치전문대기자 6월 24일 열린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전날 민주당 최고위원·문방위원 연석회의에서 천정배 최고위원의 발언이 담겨있는 녹취록을 공개함으로써 촉발된 ‘민주당 대표실 도청’ 의혹에 대해 KBS의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측이 수신료와 이해관계가 있는 언론사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면서 사실상 KBS를 겨냥하자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파문이 정치권으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민주당의 한 관계자가 사건직후 “이 문제(KBS 수신료 인상)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집단이 (회의장에) 마이크를 갖다 댄 것 같다는 심증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 발언에서 좀 더 진전된 내용이다. 특히 한 당직자는 “‘관계 언론사’는 곧 KBS”라고 말했다는 게 일선 기자들의 전언이다. 물론 한 의원은 “KBS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민주당 당직자들이 적어 놓은 메모를 넘겨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녹취록의 내용을 살펴보면 토씨 하나까지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도청’이라는 것은 누가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도청이냐 아니면 소위 ‘벽치기’라는 엿듣기냐라”는 논란을 떠나서라도 만에 하나 공영방송 KBS의 개입이 사실이라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문제의 회의가 비공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도덕성과 공익성을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가 취재보도가 아닌 자사 이익을 위해 불법으로 정보를 입수해 한나라당에 전달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것도 도청에 의한 것이라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언론사의 존재 이유를 의심케 하는 중대한 범법행위다. 더구나 수신료 인상 여부를 둘러싼 논란의 대전제가 바로 KBS의 공영성과 공정성 문제라는 점에서 KBS의 연루가 사실일 경우 수신료 인상의 명분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도청 의혹에 대한 KBS 연루 여부는 반드시 진실이 규명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이번 파문의 원인 제공자인 한선교 의원은 진실을 알면서도 굳이 경찰에 맡기겠다는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일이기 때문에 본인이 입을 열어야 한다. 그리고 KBS도 노조 측이 밝혔듯이 지금 공영방송 KBS의 도덕성은 그 어느 때보다 위협받고 있다는 측면에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따라서 KBS 새 노조 측은 “KBS가 녹취와 그 내용을 전달한 것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확산되는 마당에 침묵은 의혹만 증폭시킬 뿐”이라며 사측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에 KBS는 공식자료를 통해 “민주당이 주장하는 식의 이른바 도청 행위를 한 적은 없다”며 “회사와 기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주장과 행위에 대해 즉각 법적 대응에 착수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KBS 국회팀 소속 기자들은 ‘KBS 기자들에게 재갈을 물리겠다는 건가’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최근 문방위 점거농성 취재를 야당 의원에 대한 협박이라고 논평한 홍영표 원내대변인에게 “정당한 취재활동을 폄하하고 방해하는 어떤 언행에도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며 논평 정정과 공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경찰도 이번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은 검·경 수사권 분리의 당위성을 말 백마디로 설파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라는 점에서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해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밝혀 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경찰의 민주당 대표실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국회 차원의 조사도 중요하지만 이미 경찰 수사를 맡긴 이상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것만이 더 이상 ‘국회 도청’이라는 불명예를 씻을 수 있는 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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