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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뉴A6, BMW 아성 무너뜨리다

미 전문지 “새 A6가 모든 분야에서 BMW535i를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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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37호 정초원⁄ 2011.08.29 11:02:18

아우디-폭스바겐 그룹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이른바 독일의 3대 명차(BMW, 벤츠, 아우디)라고는 불리지만 항상 BMW-벤츠의 아성에 가려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아우디가 최근 여러 품질 테스트에서 잇달아 ‘고급차의 최고봉’ BMW를 제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품질 향상과 더불어 아우디의 움직임이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 시장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최근 행동으로 표출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우디 코리아는 지난 8월1일부터 3주 일정으로 인천 송도에 마련된 특별 주행로에서 아시아 지역의 기자-VIP 등 1600여 명을 초청해 새 차 A6를 소개하는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진행 비용만 30억 원이 들었다는 초대형 행사다. 이렇게 아우디가 한국 시장을 새 차를 선보이는 무대로 활용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 소비자의 수준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사실 그간 특히 유럽 차 메이커들은 “한국만큼 소비자가 까다롭고 아는 게 많은 시장은 드물다”며 한국 수입차 시장을 주목해 왔다. ‘한국에서 통하면 아시아는 물론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이 그간 여러 경험을 통해 증명됐기 때문이다. 아우디 코리아가 송도에서 뉴A6를 소개하는 초대형 행사를 시작한 지난 8월1일 미국에서도 ‘아우디 낭보’가 전해졌다. 럭셔리 중형 세단 시장의 ‘만년 1등’으로 여겨졌던 BMW 5시리즈를 새 아우디 A6가 완전히 제압했다는 실제 테스트 드라이브 결과였다. 미국 품질평가 매체 “과거 중형 럭셔리 세단의 모든 영광은 BMW가 독차지했었지만, 이제 BMW의 왕관은 벗겨졌다. 왕관을 물려받은 A6의 판매가 535i를 앞지를 것“ 전망 테스트 결과를 내놓은 곳은 미국의 유명한 자동차 품질 조사 기관인 에드먼즈닷컴(edmunds.com)이었다. 허접한 매체가 아니라 미국의 자동차 구입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매체다.

에드먼즈닷컴의 기사 제목은 ‘2012년형 아우디 A6 대 2011년형 BMW 535i 비교 테스트’로 건조하지만 기사 내용은 그렇지 않다. BMW 535i에는 “이제 당신은 더 이상 최고가 아니다”는 선고를 내리는 한편, 뉴A6가 새로 최고 자리에 올랐음을 선언하는 내용이기 때문이었다. 여러 테스트 수치와 실제 승차감을 제시하면서 BMW 5시리즈가 더 이상 최고가 아님을 아주 구체적으로 보여 준 이 기사는 심지어 “여태까지 BMW 5시리즈가 아우디 A6보다 4 대 1의 비율로 더 많이 팔렸지만 이번 테스트 결과를 보면 앞으로 A6 판매가 BMW 5시리즈를 능가할 것”이라는 아주 구체적인 시장 예측치까지 내놨다.

에드먼즈닷컴이 특히 자동차 구입과 관련된 데이터를 주로 내놓는 조사기관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실리는 예측이기도 하다. 달려 나가기, 급정거 하기, 장애물 피해 달리기 등 거의 모든 측정 분야에서 새 A6가 ‘수십년래 최강자’였던 BMW 535i를 물리치는 놀라운 성능을 보여 줘 이 매체의 테스트 결과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거의 모든 측정 항목에서 A6가 535i를 눌렀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이 A6 5.2초, 535i 5.5초로 차이가 적지 않게 났다. 4분의 1마일을 달리는 시간도 A6 쪽이 0.5초나 빨랐다. 자동차의 민첩성과 핸들링 성능을 측정하는 슬라롬 테스트(장애물을 지그재그로 빠져나가는 시험)에서도 A6는 시속 67.2마일의 최고 속도를 냈지만, 535i는 64.5마일에 그쳤다. 직선으로 달려 나가는 폭발적 성능은 물론 코너링-방향전환 능력에서도 A6가 535i의 코를 납작하게 누른 결과다.

특히 코너링에 대해 평가진은 “A6로 코너링을 하고 나면 얼굴에 미소가 절로 번진다”며 뛰어난 성능을 칭찬했다. A6를 시승해본 한 국내 기자도 “A6를 몰아보면 코너링에서 미끄러진다는 개념이 도대체 무엇인지 잊어버리게 된다”고 평가했다. 핸들링의 정확성에 대해서도 평가진은 “BMW 535i에는 정확하고 전자적으로 제어되는 아주 논리적인 방향전환 능력이 있다”며 “잘못된 점은 하나도 없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점도 없는 핸들링 성능”이라고 꼬집었다. 에드먼즈닷컴 평가진은 “이런 드라이빙-코너링 감각은 예전에 BMW 5시리즈에서만 맛볼 수 있었지만, 더 부드러워지고 더 화려해진 2011년형 535i에서는 더 이상 느낄 수 없다”고 너무 젊잖아지고 고급화된 BMW를 혹평했다. 시속 60마일로 달리다 급정거하는 데 걸리는 거리도 A6 111피트, 535i 118피트로 차이가 났다. 물론 급정거 거리에는 타이어의 성능이 중요하고, 이번 테스트에 동원된 차량(각 메이커가 공급) 중 A6에는 피렐리 타이어가, 535i에는 굿이어 타이어가 각각 장착돼 “굿이어 쪽이 다소 불리하다”는 한계를 평가진 역시 인정했지만 차이는 분명히 발생했다. 뒷좌석의 다리 공간(leg room)도 A6가 더 넓었다. 또한 오디오-내비게이션 등 대시보드의 각종 장치를 조작하는 방식도 BMW 535i는 특유의 iDrive를 사용했지만, 평가진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불편함 점이 남아 있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반면 A6에 대해서는 “내비게이션에 3G 이동통신 기술을 적용해 휴대전화가 되는 구역에서는 언제든 구글 맵의 지도 정보를 실시간으로 내비게이션 화면에 띄울 수 있는 능력도 A6에만 있다”고 칭찬했다. 앞바퀴굴림이지만 새로운 MLB 샤시 설계를 적용해 차의 가운데 부분으로 무게중심을 옮김에 따라 안정감 높이고 코너링 등에서 막강 성능을 발휘 에드먼즈닷컴은 A6가 뛰어난 주행-코너링 능력을 갖는 근거로 아우디의 독특한 MLB(Modular Laengsbaukasten) 샤시 구조를 거론했다. 앞바퀴굴림이면서도 엔진을 차의 길이 방향으로 길게 배치해 앞바퀴굴림 방식의 단점인 ‘지나치게 앞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는’ 문제를 해결하고, 엔진 파워의 60%를 뒷바퀴에 전달해 4륜구동을 구현하는 방식이 MLB의 요체다. MLB 샤시를 적용하면 앞바퀴 굴림 차의 엔진을 좀 더 차의 중심 쪽으로 배치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차의 실제 길이를 늘이지 않고도 휠베이스(앞바퀴 축과 뒷바퀴 축의 거리)를 더 늘릴 수 있다. 실제로 A6의 앞쪽 오버행(앞바퀴 차축과 차 맨앞 사이의 거리)에서 A6는 535i보다 3인치가 짧다. 이런 첨단 기술의 적용으로 A6가 잘 달리고 특히 코너링에서 막강한 차가 된 반면, 높은 인기 탓에 고급화를 추구한 535i는 “더 크고 육중한 BMW 7시리즈의 축소판이 된 느낌”이라고 평가진은 밝혔다. 예전의 경쾌한 감각을 더 이상 535i에서 찾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기사는 BMW 5시리즈가 벌써 20년 가까이 최고 자리를 지켜온 역사도 언급한다. 워낙 독보적인 드라이빙-엔진 성능을 자랑했기에 중형 럭셔리 세단 분야에서는 BMW 5시리즈가 그야말로 ‘세계 표준’이었다. 기사는 “여태까지는 독일 뮌헨의 BMW 본사 경영진이 ‘내년 모델은 좀 더 조용하고 부드럽게 달리는 대신, 드라이빙 성능에는 조금 덜 신경을 쓰자’고 결정하면, 그것이 곧 중형 럭셔리 세단의 트렌드가 됐고 다른 업체들은 BMW를 따라가느라 정신이 없었다”면서 “그러나 ‘잃을 것이 없는’ A6의 도전과 성취에 따라 그런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진단했다. 이 기사는 자극적인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2등이라는 자리가 BMW에게는 아주 낯설고 이상할 것이다. 그러나 BMW 5시리즈는 이미 왕관을 물려주었다.” 아우디-폭스바겐 차가 BMW를 누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독일 본토의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차이퉁’이 최신호에서 독일 내 시판 중인 16개 SUV 모델을 비교평가한 테스트에서도 폭스바겐이 SUV 티구안이 최고 점수로 1등에 올랐고, 2등은 자매 모델인 아우디의 Q5가 차지했다. BMW X1은 4위에 머물렀고, 벤츠 GLK 200은 5위에 그쳤다. ‘독일 3강’의 대결에서 아우디-폭스바겐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결과였다. 독일 3강끼리의 비교에서 티구안은 달리는 성능에서 최고점을 받았고, Q5는 디자인과 차체안정감 두 부문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잘 달리고 잘 생긴 SUV란 평가다. 독일 언론의 SUV 평가에서도 아우디-폭스바겐이 BMW-벤츠를 물리쳐. 한국내 판매 최근 급증했지만 애프터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열세인 것이 문제 반면 BMW X1은 전통적으로 X시리즈의 최고 장점 중 하나인 직선코스 달리기에선 가장 빠른 기록을 달성했지만 디자인 점수가 3강 중 최하였다. 벤츠 GLK 200은 3개 부문(직선코스 달리기, 주행감, 차체안정성)에서 3강 중 최저점을 받아 순위가 뚝 떨어졌다. 물론 아직도 고급차 분야의 최고 강자는 BMW이고, 이는 국내에서의 판매실적으로도 증명된다. BMW의 판매대수가 벤츠-아우디를 훨씬 능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판매대수에서의 우위는 애프터서비스의 우위로 이어진다. 더 많이 파니 더 많이 애프터서비스를 해 줘야 하고, 구입자는 더 만족하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식이다. 독일 3강 중 최약체인 아우디의 단점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게 바로 애프터서비스가 약하다는 점이다. 적게 팔리고, 수리센터도 적은 악순환이 계속되는 식이다. 심지어 미국의 한 필자도 자신의 책에서 “아우디 차? 좋다. 그러나 나는 가끔 성능 좋은 아우디를 빌려 탈 뿐 소유하고 싶지는 않다. 수리망이 적기 때문”이라고 써 놨을 정도다.

아우디-폭스바겐의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한국소비자원 통계에서 잘 드러난다. 소비자원이 발표한 2009~2010년 수입차 시장점유율 1%당 피해구제 건수(업체와 소비자 사이의 분쟁을 소비자원이 나서서 해결해 준 건수)를 보면, 아우디가 56건으로 수입차 중 가장 많았다. 독일계 경쟁사인 BMW는 33건, 벤츠는 22.5건으로 훨씬 적었다. 소비자원 피해 구제 건수는 사실상 ‘악성 분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구입자와 자동차 메이커 사이에 분쟁이 원만히 해결되면 굳이 관청에까지 번거롭게 찾아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아우디 코리아 관계자는 “2009~2010년 주력으로 판매된 소형 A4를 주로 젊은층이 많이 구입했고, 평균적으로 상위 모델보다는 엔트리급 모델에서 클레임이 더 많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아우디의 판매대수가 2009년부터 급격히 증가(신장률 41.3%)했지만 이에 따른 애프터서비스 망 확충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아우디 코리아 측은 “이런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우디가 최근 좋은 차를 내놓으면서 한국을 주요 시장으로 보는 태도에 따라 앞으로 이런 단점도 일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의 변화를 눈여겨 볼만 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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