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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경제위기와 공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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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2호 박현준⁄ 2011.10.23 11:07:22

안명옥 차의과학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교수, 전 국회의원 이제는 국가 부도 위기라 한다. 대한민국이 그리스 발 세계경제의 위기로 ‘위기 국가’라 불리던 프랑스보다 국가 부도 위기가 더 큰 나라가 됐다는 언론의 급박한 전언들이다. 3년 전 리만 브라더스 사태 때보다 더 심각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자본주의 4.0을 말하는 시대. 신자유주의 체계 위기를 경제체계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얼굴을 한 경제에 대한 갈망은 이제 자연스럽고 절실하다. 인간 존엄성을 무시하고 무한경쟁으로 몰고 가는 사회·경제 체계에서 “이건 아니다”라는 경종이 여기저기서 울리고 있다.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행복이 아니고, 경쟁이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사랑에 근거한 공동체 의식, 공동선을 지향하면 행복은 저절로 올 수 있다. 관련 주체들이 어떻게 실천하는가, 즉 선택의 문제다. 위기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역사를 살펴보자.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세계가 일대 변혁으로 몸살을 앓을 때 가톨릭에서 ‘사회교리’가 태어났다. 종교는 삶의 한가운데 깊숙이 자리한다. 삶과 분리될 수 없으므로 정치와도 분리될 수 없다. 1891년 태어난 가톨릭 사회운동인 교황회칙 ‘새로운 사태’는 노동자 문제를 다뤘다. 경제의 문제이다. ‘노동헌장’이라고도 불리는 이 회칙은 사회주의 이론을 반박하며 사유재산 제도를 옹호하고 고용자와 노동자가 상호원조와 자기방어를 위해 조합을 갖도록 권장했다. 시대적으로 일어난 자본주의 노동 현상이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막스 베버는 자본주의의 기원을 크리스천 문화(특히 캘빈주의)에 연계시켰다. 현실과 인간의 일에 가치를 부여하면서 근대 자본주의가 성장했다. 경제 현상을 탐구하는 학문인 경제학은 개인의 가치를 확고히 하는 내용을 최대한으로 표현한 과학 분야 중 하나다. 시대가 지나며 개인의 가치로부터 개인주의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개인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게 됐다. 이렇게 추구하는 가치가 한쪽으로 치우치며 신자유주의적 경제 체제가 세계 경제의 주류로 자리매김했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혜택이 되는 부(富)는 끊임없이 창출되고 극대화 돼야 한다. 그러나 이 부(富)는 관계된 개인 각자가 능력과 자원을 동원해 함께 창출한 부(富)다. 편중된 분배는 탐욕의 다른 이름이다. 분배는 공정하고 정당하게 이뤄져야 마땅하다. 사회교칙이 발표된 뒤 120년이 지났다. 세계 도처에서 경제가 무너진다는 소식이 들린다. 빈부 격차는 여전히 심해지고 있고 가장 고통 받는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빈곤한 사람들이다. 2011년 10월 31일로 세계 인구는 70억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새천년 개발목표가 무색하게 빈곤율은 여전히 높고 우리나라 안에서 빈곤층은 증가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루이지노 브루니는 이득의 극대화를 우선으로 하는 과거의 경제적 합리성에서 벗어나 친교가 가능한 경제적 합리성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창했다. 상호적 친교의 관계는 보편적이며 무조건적이기도 하다. 사람의 얼굴을 한 사랑의 문화가 포함된 공유 경제는 이 사회 공동체 구성원들이 더욱 갈구하는 평균적 보편적 경제가 될 수 있다고 나는 전망한다. 공유경제를 실천하는 일은 각 경제 주체들의 선택이지만 우리 모두가 지향하면 좋을 프로젝트다. 꼭 정확한 의미를 지닌 공유경제 회사를 만들어야만 공유경제를 실천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지금 선택해 실천할 수 있는 만큼의 나눔과 도움을 정하고, 이를 실천하면 된다. 내가 나눌 수 있다는 믿음, 나는 나누겠다는 다짐, 내가 실천하겠다는 행동이 바로 공유경제를 시작하는 첫 걸음이다. 주는 문화인 사랑의 경제를 행동화 시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국가 부도위기에서 탈출하는, 아니 자유로워지며 해방되는 길이다. 주는 문화, 사랑이 내재한 공유경제를 실천하려는 결심이 각자의 마음에 불씨를 지펴 불꽃이 활활 타오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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