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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기 성 칼럼]회장님의 축 늘어진 성욕

남성 호르몬 부족하면 우울증…나이 70에도 되살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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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52호 박현준⁄ 2011.12.12 14:41:56

어느 날 K 회장(70세)이 전화를 걸어왔다. 이유인즉 요즘 성 욕구가 생기지 않고 살맛이 안 난다는 말이었다. 복용하는 약이 있냐고 묻자 잠이 잘 안와 수면제와 정신과의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했다. 약 때문에 성욕이 저하되고 사정도 잘 안 될 가능성이 있으니 정신과 선생님과 상의해 약을 가능하면 반으로 줄이고 그래도 안 좋으면 진찰을 받으러 오라고 했다. K 회장. 이미 10여 년 전에 세조각보형물 삽입수술을 받고 발기 문제는 아무 염려 없는데 이제는 성욕이 없어 흥미가 없다니…. 남부럽지 않은 굴지의 상장회사를 잘 이뤄 놓고 남들 보기엔 아무런 걱정이 없을 것만 같은 그. 경제적으로는 아무 걱정 없으나 어쩐지 허전하고 재미있는 게 없고 우울하기만 하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하물며 손자들 재롱 보며 사는 게 좋은데 자식들은 손자들 공부시킨다고 모두 외국으로 데려가 버리고 두 부부만 남으니 그 허전함이 더해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갱년기 증세로 남성 호르몬이 떨어지면 기력 약화 및 우울 증세가 나타납니다. 우선 혈액화학검사 및 호르몬 검사와 전립선 초음파검사 및 전립선 특이항원(PSA) 검사를 받아보자”고 권했다. 남부럽지 않은 회사를 일궈 남보기에는 부럽지만 “어쩐지 허전하고 재미없고 우울하기만 하다”니 검사 결과, 남성 호르몬 수치가 2.0ng/ml 로 낮고, 전립선 검사에서는 비대증으로 35gm 정도로 조금 커져 있었다. PSA수치는 1.5ng/ml로 정상 범위였다. 다만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수치가 정상보다 많이 떨어져 있었고, 요산 수치는 많이 올라가 있었다. 통풍의 위험이 있으니 고기류는 피하고, 남성 호르몬이 부족하므로 치료받으면 좋아질 것이라고 했더니 그는 치료를 받겠다고 했다. 남성 호르몬제는 먹는 약과 바르는 약, 주사제가 있는데 빠르게 효과를 보기 원해 한 번 맞으면 3개월 동안 가는 지속성 호르몬제 네비도를 근육에 주입했다. 그 다음날 K 회장이 찾아와 말했다. “주사도 맞고, 먹는 약도 반으로 줄였는데 아무 기별이 없으니…”라는 걱정이었다. 그래서 “조금 더 기다려야 합니다. 열흘에서 보름 쯤 지나야 기별이 갈 겁니다”라고 말해줬다. 열흘 뒤 그의 상태가 궁금해 전화했더니 반갑게 전화를 받으며 하는 말. “그렇지 않아도 고맙다고 전화하려는 참이었는데 아주 고맙습니다.” 벌써 목소리 톤이 달라져 있었다. 그래서 운동도 즐겁게 하고 3개월 뒤 상태를 보기 위해 만나자고 했다. 환자가 즐거우면 의사도 즐겁고 보람을 느낀다. - 최형기 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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