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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혹시나’ 디도스 공격사건, ‘역시나’로 검찰에 넘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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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52호 심원섭⁄ 2011.12.12 15:10:34

경찰은 9일 10·26 재보선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 사건이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전 비서 공 모 씨의 사실상 단독범행이라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공 씨가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찾지 못하도록 선관위 홈페이지를 다운시키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생각했으며 자신이 모시는 최 의원을 위해 우발적으로 저질렀다고 진술했다는 게 전부였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경찰은 공 씨가 자신의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는 내용을 대단한 성과처럼 발표한 게 고작이었다. 배후가 누구인지, 오고 간 자금의 규모는 얼마나 되며 출처는 어디인지 등 숱한 궁금증은 하나도 풀린 게 없다. 국민 입장에서 보면 한심하기 이를 데 없는 수사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경찰 수사 결과를 되짚어보면 처음부터 공 씨한테 철저히 농락당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다. 공 씨가 범행에 연루된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데도 속수무책으로 그의 입만 쳐다보는 수사에 머물렀다. 이렇게 경찰 수사는 ‘윗선 개입’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 셈이다. 어차피 10일간의 수사로는 확실한 물증은커녕 계좌추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사건 전모를 밝히기 어려운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경찰도 시인했다. 따라서 경찰의 수사결과를 믿을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치밀한 사전준비가 필요한 디도스 공격을 20대 후반의 말단 수행비서가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결정했다거나, 국회의장 전 비서가 만류했는데도 공격을 감행했다고 하는 등 국민의 눈에서 보면 ‘의문투성이’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당장 민주당의 대여 공세는 뒤로 하더라도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조차 “혼자 했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라는 의문을 제기할 정도다. 경찰의 허점투성이 수사는 박희태 국회의장실 의전비서 김 씨에 대한 수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여러 정황상 김 씨는 이 사건의 윗선이 누구인지를 밝혀낼 중요한 연결고리로 지목됐음에도 경찰은 김 씨한테서 아직 아무런 혐의점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도리어 김 씨가 공 씨한테서 선관위 누리집 공격 계획을 전해 듣고 “큰일 난다. 잡혀 들어간다”고 만류했다는 공 씨의 주장을 그대로 전하는 한심한 모습을 보였다. 경찰이 이런 식으로 수사를 하니 몸통은 커녕 꼬리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은 검찰의 손으로 넘어갔다. 특별수사팀을 꾸린 검찰은 자백만으로는 안 되고 물증으로 뒷받침하겠다면서 처음부터 다시 수사할 계획이라고 한다. 수사 인력도 검사 4명을 포함해 40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다.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배후가 정말 없는지, 있다면 누구인지, 오고 간 자금은 없는지, 있다면 출처는 어디인지 등 숱한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검찰이 경찰과 다른 수사의지와 능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민주당 등 야당의 요구대로 국정조사와 특검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검찰의 신뢰는 또다시 땅에 떨어지게 된다. 그렇지 않도록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 국민의 불신을 말끔히 없애길 기대한다. 그것만이 추락한 검찰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 심원섭 정치전문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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