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 기간 동안 장식용 보석으로 사용된 터키석(터쿼이즈 Turquoise)의 기원은 BC 5000년쯤으로 추정된다. 이집트 왕족과 멕시코 문명의 대표적 보석이라 인류가 사용한 가장 오래된 보석 중 하나로 꼽힌다. 이집트의 여왕 제르(Zer)의 미라가 끼고 있던 팔찌는 8000년 전 금과 터키석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서기 1900년경 발굴 당시에도 그 아름다움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니 거의 1만 년을 건너 빛나는 보석이라 할 만하다. 터키석은 사수자리(11월22일~12월21일)의 보석으로 12월의 탄생석이다. 행운과 성공, 번영과 번창을 상징한다. 성공과 번영, 불굴을 뜻하는 의미로 어원은 프랑스어 "Pierre uios"로부터 유래됐으며, 13세기 초부터 '터키의 돌' 또는 '터키의 여자'로 불렸다. 터키에서 산출되지도 않는 이 광물의 이름이 왜 터키석이 되었을까?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그 중에 시나이 반도에서 산출되는 것이 터키를 지나 유럽에 전해지면서 터키석이라 불렸다는 해석이 있다.
구리의 함유량에 따라 하늘색에서 녹색을 띤 청색까지 다양한 터키석은 많은 미국 인디언들에게 매우 신성한 돌로 인정받는다. 한 때 인디언들은 터키석과 산호를 곱게 갈아 모래 페인트로 만들어 마른땅에 페인팅을 하고 비가 내리도록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미국 서남부와 멕시코에서는 터키석이 죽은 사람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무덤에 가지고 가서 묻는 풍습이 있다. 그리고 돈을 얻고 싶을 때는 터키석을 초록색 촛불 주위에 둥글게 삥 둘러놓는다든지 혹은 목걸이를 만들어 착용하기도 한다. 더욱 재밌는 사실은 터키석은 스스로 구입하는 것보다 선물로 받아야 더욱더 큰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어 왔다는 것이다. 터키석 선물은 받는 사람은 부와 행복을 누리며 사랑에 있어서도 마법적 힘을 가졌다고 한다. 이 돌을 몸에 지니면 보호, 용기, 돈, 사랑, 우정, 치료 그리고 행운을 얻게 된다는 설이 내려오는 이유다.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선물 받은 터키석 가운데 만일 그 빛이 바래는 것이 있다면 그와의 사랑 또한 식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랑이 끝나면 그 색이 흐려진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부류아의 '독자 편람'은 “터키석의 색을 보면 그것을 지닌 사람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고, 그 광택이 변하는 것을 보면 그 소유자에게 위험이 닥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것을 다른 사람에게 주면 보석을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은 서로 화해하게 된다. 또 성적 정열을 고조시켜준다”고 썼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터키석이 색이 바랐다고 하여 사랑이 식었거나 건강이 나빠졌을 거라고 무조건 낙담하지는 말자. 진품이 아닌 합성 터키석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상급의 터키석 색깔은 불순물이 없는 부드러운 파랑이며, 반투명의 반짝이는 표면을 갖는다. 로빈 에그 블루(Robin Egg Blue)라 불리는 이유다. 여기서 로빈은 미국 버지니아에 서식하는 붉은색 가슴을 가진 새의 이름이다. 이렇게 최상의 아름다움을 지닌 하늘색 터키석이 가장 가치가 높으며, 일부 수집가들은 거미줄을 닮은 불순물 탓에 생긴 가는 줄을 천연석의 증거로 이용한다. 터키석의 세계 3대 산지는 이란, 이집트, 미국이다. 가장 우수한 질의 터키석은 이란 북동부의 메슈드 근처의 수많은 광산에서 산출된다. 미국산과 러시아산은 이란산보다 저렴하지만 빨리 변색하기 때문에 구입 때 주의해야 한다. 아메리카 인디언이 죽은 자를 보호한다고 믿은 돌, 이란에서 나는 것을 최고로 치는 터키석. 색깔이 바래면 사랑이 식었거나 건강이 나빠졌다고 하지만…
유럽의 여행지에서 관광 상품으로 많이 판매되는 터키석 쥬얼리는 놀랄 만큼 값싸고 예쁜 것들이 많다. 구입할 때는 그것이 천연인지 합성인지, 아니면 모조인지 잘 따져 봐야 한다. 여행지에서 고가의 보석은 아예 사지 않는 게 현명하다. 값싸다고 덥석 구입했다가 색이 바라는 등 ‘싼 게 비지떡’임을 확인하는 경험을 하기 쉽다. 연말연시와 설날을 맞아 식사 자리가 많은 계절이다. 점점 불어나는 체중에, 이런저런 이유로 다이어트를 할 수 없다면 힘이 되어주는 터키석을 몸에 지녀보도록 한다. 정신적으로 안정됨을 점차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며, 음식 섭취욕으로부터 자유롭게 될 수도 있다. 요즘도 티베트인들은 터키석이 행운과 건강을 가져오고 전염병과 악마로부터 보호해 준다고 믿기 때문에 개인 장식품의 재료로 가장 인기가 높고 종교 의식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쓰인다. 티베트 불교에 빠진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는 구슬 21개로 만든 작은 염주를 항상 팔에 차고 영화나 TV에 등장했다. 이런 유래로 행운의 팔찌(Power Bracelets)라며 자연석을 소재로 한 팔찌가 한때 독일에서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다. 장미석영으로 된 팔찌는 사랑을, 터키석은 부와 건강을, 오닉스는 의지를, 자수정은 총명을 가져온다며 이 자연석 팔찌는 사랑을 받고 있다. - 조윤정 서울 내셔널심포니 오케스트라 기획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