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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 골프 칼럼]새봄 골프장의 향연과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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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68-269호 박현준⁄ 2012.04.09 15:00:56

봄이 되면 필자는 한참 동안 티잉 그라운드에 서서 눈앞에 펼쳐진 봄의 향연, 넘실대는 크고 작은 산봉우리와 숲 속을 바라본다. 캔버스에는 진달래, 벚꽃, 연분홍 살구꽃과 샛노란 개나리가 함께 어우러져 피어 있고, 먼발치 높은 언덕 위에 피어 있는 오동나무의 자색 꽃은 꽃가마를 타고 오는 신랑 같이 도도하다. 홀과 홀 사이를 거닐다 보면 막 순이 솟아난 잡목과 소나무 숲이 교차되고, 그 속에서 다람쥐가 봄의 정기를 받아 부지런히 오가며 바삐 뛰노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뿐이랴, 울긋불긋 찬란하고 화려한 색깔로 치장한 여성 골퍼들의 의상은 녹색 그린과 어울려 남성들을 넋을 잃고 혼미스럽게 만든다. 그늘집에서 맛보는 달래와 냉이가 들어간 봄나물 비빔밥은 향긋한 냄새가 봄 풍경과 어우러져 색다른 풍미를 느끼게 한다. 자! 이제는 골프 코스를 봄의 풍경에 취해 계속 돌아보자꾸나. 대지가 태동하는 봄의 페어웨이는 부서진 사이로 새 잔디가 올라오는 관계로 맨땅이나 마찬가지여서 아이언이나 페어웨이 우드 치기가 쉽지 않아 뒷땅에 토핑이 속출하는 제일 어려운 시즌이다. 아이언의 경우 풀이 없는 경우가 많아 벙커에서처럼 스핀이 잘 걸려 그린에 짧은 현상이 발생하니 한 클럽 길게 잡을 것을 권한다. 그리고 페어웨이 우드는 3번이나 4번 우드를 자제하고 5번 또는 7번 우드와 같이 로프트가 있는 것을 쓰는 것이 실패할 확률이 줄어든다.

또한 봄바람이 시시때때로 방향을 바꿔 부는 탓에 그린까지의 거리 측정이 어렵고 그린에 결이 거센 새싹이 올라 공이 잘 구르지 않아 짧은 퍼터가 잘 들어가지 않는 점을 고려해 골프에 임하는 것이 좋은 스코어를 내는 비결이라 하겠다. 하늘 높이 날아 봄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종달새와 서글픈 운치를 자아내는 뻐꾸기의 울음소리, 그리고 딱따구리의 힘찬 나무 쪼는 소리가 만들어내는 봄의 교향곡으로 몸은 가벼워졌고, 산천에 피어 있는 꽃과 힘찬 박동으로 새 잎을 피워내는 나무들을 보고 영혼이 맑아짐을 느꼈다. 이렇듯 신이 축복한 봄의 하늘 아래서 자연을 벗 삼아 라운드를 하는 골퍼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골퍼가 아닐까 한다. -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겸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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