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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하이브리드 차가 잘 팔리려면?

하이브리드 경쟁에서 이겨야 미래 확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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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68-269호 박현준⁄ 2012.04.09 15:31:52

친환경차를 대표하는 하이브리드 차의 국내 역사는 일천하다. 4년 전 출시된 현대의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와 기아의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 두 종이 국내 최초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델은 일본의 특허를 피하기 위해 LPi 엔진을 적용했고, 기술적 수준도 특성이 떨어지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방식어서 그리 인기를 끌지 못했다. 아마도 진정한 하이브리드 모델은 작년 5월 출시된 현대의 쏘나타 가솔린 하이브리드와 기아의 K5 가솔린 하이브리드일 것이다. 하이브리드와 관련된 대부분 특허를 가진 일본을 피해 국산 원천기술을 확보했고, 연비도 수준급인 풀 하이브리드급이어서 진정한 하이브리드 원년을 장식했다. 작년 5월 출시되면서 몇 개월 동안 관심과 인기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 뒤 인기가 하락하면서 판매는 물론이고 하이브리드 중고차 가격이 동급 모델에 비해 떨어지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 물론 그 동안 다양한 수입산 하이브리드 차가 출시돼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으나 소비자 취향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최근 이를 만회하고자 해당 메이커가 다양한 이벤트를 시작했고 각종 옵션을 뺀 저가형 하이브리드도 출시되고 있다. 과연 국산 하이브리드가 다시 인기를 끌 수 있을까? 우선 한 가지 생각해봐야 할 요소가 있다. 지난 1997년 12월 일본 토요타는 세계 최초의 가솔린 하이브리드 준중형급 ‘프리우스’를 선보였다. 그 당시 프리우스는 세계적으로 큰 관심의 대상이 되면서 각종 상을 받았다. 최고의 친환경 차 등장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누구나 본격적으로 친환경 차의 시대로 접어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모델에서 토요타는 2007년 후반이나 돼서야 실질적으로 흑자를 보기 시작했다. 10년 이상 동안 수조 원을 쏟아 붇게 만든 애물단지였던 것이다.

현재 프리우스는 3세대급까지 나오면서 인기 모델이 됐다. 그러나 그 동안 토요타의 마음고생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다시 말하면 일본 국민들이 이 하이브리드를 진정한 모델로 인정하고 본격 구입하기 시작한 것은 10년을 넘긴 시점부터다. 우리보다 약 15년 이상 앞서 시작한 일본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인정받기까지 많은 세월이 필요했던 만큼, 우리의 기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하이브리드 차가 출시된 지는 2년째에 접어들었다. 그렇다면 국산 하이브리드 차에서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하이브리드가 시대를 대표하는 차종이 되는 시기는 언제일지 궁금할 것이다. 몇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로 소비자의 신뢰성 불식이 가장 중요하다. 하이브리드 차의 가격은 동급 가솔린 차에 비해 아주 높지는 않다. 그러나 배터리가 내장돼 모터에 의한 동력이 가미되는 만큼 내구성은 물론이고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불신이 존재한다. 물론 수년간 연료 절약으로 인한 보상이 가격 차이를 극복시키고, 배터리에 대한 무상 보증 기간을 늘리는 방법 등으로 소비자의 인식을 바꿀 수도 있지만 분명히 시간을 요한다. 작년 말 현대차 그룹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용 배터리 무상보증 기간을 10년, 20만km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얼마 전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국산 하이브리드 차의 배터리 무상보증 기간을 평생 보증으로 정하며 큰 관심을 쏟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미국 시장에서의 보증 기간을 국내 시장에서도 적용할지가 관심사다. 이렇게 배터리 보증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전략은 소비자가 불안해하는 배터리 내구성 문제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다. 매우 좋은 방향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이러한 전략이 힘을 받기에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소비자는 당연히 기존 차의 가격 대비 인센티브가 얼마나 되고 감가상각으로 인한 손실이 얼마일지를 이것저것 따진다. 이러한 불신이 일반 차 수준으로 안정화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고, 지속적인 홍보와 마케팅은 긍정적인 변화를 촉진시킬 것이다. 물론 일본에 비해 훨씬 빠르고 긍정적으로 바뀔 것으로 판단된다. 메이커는 하이브리드 차를 긍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각종 정보를 알려주고 불안해하는 부분을 충분한 보증을 통해 안심시켜주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 역시 친환경 차 지원에 대해 적극적인 정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차가 세계를 누비고 있지만, 이렇게 자리잡는 데까지는 10년이 넘도록 엄청난 적자를 보면서도 투자를 계속한 역사 있다는 사실 기억해야 둘째로 연비에 대한 안정적인 업그레이드 노력도 필요하다. 이미 수년 전 LPi 하이브리드 차의 연비 측면이 그리 부각되지 못했다는 부정적인 인식은 이번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생각 이상으로 연비가 좋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 따라서 충분한 시험 데이터를 통해 홍보를 하고 업그레이드 기술을 선보여야 한다. 수입산 하이브리드 차보다 훨씬 높은 연비 수준을 달성할 연구개발 능력이 필수적이다.

셋째로 수입산 하이브리드 차와의 일대 격전이다. 이미 입증된 수입 하이브리드 차가 많은 만큼 가격과 연비는 가장 기본적인 핵심 비교 요소다. 이를 극복할 차별화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이미 수입차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현대차 그룹의 걱정도 커지는 상황이고, 하이브리드 차 같은 친환경 대표 모델에서 뒤질 경우 상징적인 의미에서도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극복 요소를 찾아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치열하게 다퉈야 하는 기종이 바로 하이브리드 차다. 추후 이 싸움의 결과는 어떤 메이커가 세계 최고의 친환경 기술을 가진 메이커냐는 인식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작년에 발표된 미래의 차종 판매율 전망치는 2020년쯤 하이브리드 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의 판매율이 20~25%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향후 수십 년간 하이브리드 차는 가장 대표적인 친환경 차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의 위상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일본산 하이브리드 차와의 국내외 시장에서의 일전은 향후 성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로 작용할 것이다. -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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