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산하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은 6월20일 지난달 6일 영업정지 된 솔로몬·미래·한국·한주 저축은행의 불법대출 규모가 총 1조 2882억 원에 달하며 지금까지 구속된 대주주 및 경영진의 횡령, 배임 액수는 1179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액수는 앞서 퇴출된 토마토, 제일 등 7개 저축은행 전체의 불법대출 8600억 원, 횡령 1000억 원을 능가하는 규모로서 엄청난 규모의 고객 돈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물 쓰듯이 써버린 것이다. 합수단은 이날 발표에 앞서 1차 수사에서 제일저축은행 유동천 회장 등 13명을 사법처리했고, 올해 2월 2차 수사결과 발표 때 38명을 추가로 사법처리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 3차 수사에서 미래저축은행의 김찬경 회장, 솔로몬저축은행 임석 회장, 한국저축은행 윤현수 회장, 한주저축은행 김임순 대표 등 저축은행 관계자들 11명을 이미 구속했으며 이들에 대한 은닉 재산 등 압류가 가능한 재산 3327억 원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문제는 저축은행 회장들이 빼돌린 돈을 어떻게 정관계 로비에 사용했는지를 밝혀내는 일이다. 지금까지 수사 결과 금융감독원 관계자와 세무공무원 등이 저축은행 비리를 묵인한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을 적발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전 보좌관 박배수 씨와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인 김재홍 씨 등도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사법처리 됐다. 그러나 총 43페이지에 달하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자료를 보면 의문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다. 엄청난 액수의 부실대출과 횡령이 이뤄졌는데도 불구하고 조성된 자금이 어디로 갔는지 알 길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불법자금의 사용처를 추적해 정·관계 로비 등의 범죄를 척결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는 한 문장으로 갈음했고, 질의응답 순서에서도 이 부분에 기자들의 질문이 집중됐지만 검찰은 “수사하고 있다” “확인 중이다” 등의 답변만 되풀이했다. 도무지 믿을 수가 없는 수사 결과이며 태도다. 검찰이 “수사 중”이라는 인사로는 한 저축은행에서 퇴출 저지 로비 명목으로 4억 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전 부의장을 비롯해, 하나캐피탈의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대통령의 친구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그리고 대통령의 참모인 김 모 청와대 선임행정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합수단은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이 김 모 행정관에게 100억 원의 채무 탕감 특혜를 줬다는 의혹과 관련해 그를 소환조사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이 전 부의장실의 여직원 계좌에서 발견된 출처 불명의 7억 원에 대한 수사도 이렇다 할 소득을 내놓지 않고 있다. 즉 이 전 부의장에 대한 수사 기록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합수단은 지금이라도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들의 혐의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특히 합수단은 저축은행 비리의 당사자들은 물론 그런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돕고 불법 로비를 한 정관계 인사들까지 반드시 밝혀내 엄정하게 사법처리해야 한다. 따라서 합수단은 대주주의 책임재산, 은닉재산을 확보해 서민을 보호하는 노력 못지않게 그들의 정·관계 커넥션을 치밀하게 추적해 엄정문책 함으로써 수사의 대미(大尾)를 장식해 더 이상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 - 심원섭 정치전문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