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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공포’로 더위 날려볼까

영화 ‘두 개의 달’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등 공포물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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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81호 김금영⁄ 2012.07.02 20:21:51

부쩍 더워진 날씨와 더불어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은 공포와 스릴러물의 등장이다. 극장가와 대학로 등에 더위를 싹 가게 해줄 다양한 공포와 스릴러물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 중 일부를 꼽아본다. 일단 눈에 띄는 공포 영화가 셋 있다. 첫 번째는 ‘미확인 동영상: 절대 클릭 금지(이하 미확인 동영상)’다. 이 영화는 클릭하는 순간 죽음이 시작되는 저주 걸린 동영상을 본 동생 정미를 구하기 위해 언니 세희와 남자친구 준혁이 고군분투하다 저주에 같이 말려들면서 벌어지는 알 수 없는 괴이한 현상들을 다룬다. 4년 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박보영이 세희,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 활약하고 있는 주원이 준혁, 떠오르는 신예배우 강별이 정미 역으로 열연한다. 이 영화에는 귀신이 되는 강령술 등 오컬트적인 장면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무서운 것은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여러 곳에 등장하는 CCTV와 인터넷 동영상이다. 언제 어디서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도촬’을 당하고, 요즘 문제시 되는 ‘지하철 막말녀’ 등처럼 시시각각 자신의 행동이 인터넷에 유포되는 현실적인 공포가 섬뜩하게 다가온다. 또한 악의성 댓글 등 인터넷 문화가 담고 있는 폐해에도 집중한다. 인터넷에 유포된 영상이 진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손가락질 받고 흥미 거리로 전락하며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모습은 씁쓸함을 주는 동시에 인터넷 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영화를 만든 김태경 감독은 “인터넷 사회에서 누구나 피해자, 가해자가 될 수 있는 현실적인 공포를 담았다”며 “빠르게 변하는 기계문명에 인간이 속도를 못 맞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문제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는 두려움에 공감한다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보영 또한 “영화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관객들이 충분히 느꼈으면 좋겠다”며 “인터넷 문화는 장점도 많지만 그 단점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영화는 현재 절찬리 상영 중이다. ‘일본판 처녀귀신’ 사다코 시리즈의 첫 작품 ‘사다코 3D: 죽음의 동영상(이하 사다코 3D)’ 역시 죽음을 몰고 다니는 동영상을 다룬다. 한국의 소복 입은 처녀귀신처럼 사다코는 일본에서 공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캐릭터다. ‘링’ 시리즈와 ‘검은 물 밑에서’의 원작자 스즈키 코지의 미출간 신작 소설 ‘에스’를 신작으로 한다. 전작들에서 ‘링’ 시리즈의 원혼 사다코가 ‘비디오 테이프’를 통해 저주를 전파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인터넷 사이트’로 그 매개체를 변경했다.

‘HTTP//1.1 404 Not Found’가 모니터에 뜨는 순간 저주의 동영상이 재생되고, 그 영상을 본 사람들은 모두 “네가 아니야”라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사다코의 목소리를 듣고 죽어간다. 여고 교사인 아카네는 의문의 죽음들에 의문을 품는다. 연이은 자살 소동에 형사들이 조사에 나서고, 의문의 동영상이 사건과 얽혀 있음이 드러난다. 아카네는 죽음의 동영상을 최초로 인터넷에 올린 사람이 인기 화가이자 아티스트인 세이지 카시와다 임을 밝혀낸다. 죽음의 기운을 막으려는 아카네는 어느 날 자신의 노트북이 스스로 작동하는 것을 발견하고 모니터를 꺼버리려고 하지만 ‘404 File Not Found’ 오류 메시지는 사라지지 않고, 그녀 역시 모니터 속 동영상을 꼼짝없이 보게 된다. 영화 관계자는 “‘사다코 3D’는 사다코 시리즈 3부작 중 1편으로 사다코의 알려지지 않았던, 잊혔던 그녀의 히스토리를 공개하며, 그녀를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슬픈 원혼으로 재창조했다”며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중간 다시 우물이 화면에 비춰지고 ‘이 세상 자체가 무대니까’라는 대사 한 마디는 사다코의 무대가 이 세상으로 다시 확대될 것이라는 암시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토미에’ 시리즈를 선보인 후지오카 요시노부가 각본, 하나부사 츠토무가 감독을 맡았으며, 배우 이시하라 사토미가 여고 교사 아카네, 야마모토 유스케가 화가이자 아티스트인 세이지로 분한다. 일본에서 5월 개봉한 ‘사다코 3D’는 국내에 6월 14일 개봉했다. 또한 싱가포르에서 6월 21일, 대만에서 8월 31일 개봉 예정이며 중국과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이어 유럽에서도 연이어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기억 없는 채 깨어난 지하실의 공포 ‘미확인 동영상’과 ‘사다코 3D’가 동영상을 통해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다룬다면 영화 ‘두 개의 달’은 인간의 내면 심리에 대한 공포를 다룬다. ‘두 개의 달’은 영문도 모른 채 낯선 집 지하실에서 깨어난 공포 소설 작가 소희와 대학생 석호, 여고생 인정이 집을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기억을 찾아가는 내용을 그린다. ‘여고괴담 3’와 ‘요가학원’ 등 공포영화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박한별이 미스터리한 작가 소희, 제대한 뒤 첫 작품이라 각오가 남다른 김지석이 석호, ‘써니’에서 욕쟁이로 열연했던 박진주가 여고생 인정으로 등장한다.

‘두 개의 달’이 무서운 것은 아무 기억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에서 외딴 곳에 방치돼 있다는 점이다. 또 지하실에서 깨어난 그 순간부터 시간은 멈춰 있고, 아무리 벗어나려 숲을 헤매어 봐도 계속해서 제자리만 맴돌 뿐이다. 그때 집 밖에서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기이한 현상이 반복되는 집에는 분명 세 사람이 아닌 다른 이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두려움에 떠는 석호, 인정과 달리 뭔가를 알고 있는 듯한 소희, 그녀를 의심하는 인정과 점점 광기로 물들어가는 석호는 죽은 자들이 깨어나는 집에서 잃어버린 기억이 되살아날수록 무서운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박한별은 “세 번째로 출연하는 공포 영화지만 느끼는 게 비슷하진 않다”며 “세 작품 다 캐릭터가 다르기에 연기하는 느낌도 달랐다. 이전엔 공포를 주는 역할이었다면 이번엔 받는 역할인데 에너지 소모도 크고 많이 힘들었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전에 공포 영화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고 ‘두 개의 달’ 시나리오를 봤는데 공포 영화라는 느낌은 크지 않았다”며 “굳이 장르를 나눠야 하니까 공포 영화라고 불리지만 미스터리물 또는 스릴러물 같기도 한 게 기존의 공포 영화랑 다르게 다가왔다. 기존 공포 영화와 다른 신선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드 아이’와 ‘링’을 선보인 김동빈 감독 작품으로 7월 개봉 예정이다. 화재에서 극적으로 네 아이 구출한 그녀는… 영화계가 공포의 물결에 휩싸여 있다면 공연계에는 스릴러 열풍이 불고 있다.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는 심리 추리 스릴러 장르로, 1926년 대저택 화재사건으로 인한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에 얽힌 네 형제와 그들의 보모 이야기를 그린다. 1930년대 독일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그라첸 슈워츠 박사의 대저택 화제사건은 세간에 널리 알려지면서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준다. 박사의 연구조교이자 입양된 아이 4명의 보모였던 메리 슈미트가 전신화상을 입어가며 아이들을 극적으로 구출했기 때문. 하지만 다음날 메리 슈미트는 실종되고 아이들은 그날 밤 있었던 일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나고 4명의 아이들은 각각 다른 집에 입양된 채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들에게 그라첸 박사의 비밀 수첩 하나가 전달되면서 새로운 미스터리가 시작된다.

12년 전 사건의 전말을 알고 싶어 하는 네 형제 중 첫째 한스 역을 정상윤과 장현덕, 사건의 중요한 열쇠를 가지고 있는 둘째 헤르만 역을 전서우와 강하늘, 유일한 여자 형제 셋째 안나 역을 임강희와 정운선과 송상은, 막내 요나스 역을 김대현과 윤나무가 맡아 열연한다. 사건의 용의자이자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보모 메리 슈미트 역으로는 추정화와 태국희가 출연한다. 귀신 등 절대적인 공포를 일으키는 존재가 등장하진 않지만 숨겨진 진실을 추리해가는 과정 속에서 더위를 싹 물러나게 하는 것이 이 공연의 매력이다. ‘블랙메리포핀스’는 김수로가 프로듀서, 서윤미가 작/연출/작곡을 맡았으며, 배우 정상윤, 장현덕, 전성우, 강하늘, 김대현, 윤나무, 임강희, 정운선, 송상은, 추정화, 태국희 등이 출연해 열연을 펼친다.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7월 29일까지 공연된다. ‘죽음을 거두는 귀신’ 잭더리퍼의 이야기 뮤지컬 ‘잭더리퍼’ 또한 연쇄살인범 잭더리퍼를 추적하는 과정을 그리는 스릴러물이다. 1888년 런던. 강력계 형사 앤더슨은 화이트채플 지역에서 매춘부만 노리는 연쇄살인으로 유명해진 ‘잭더리퍼’를 수사 중이다. 수사 중 런던타임즈 기자 먼로에게 코카인 중독이라는 약점을 잡힌 앤더슨 형사는 특종기사를 제공하고 한 사건기사 당 1000파운드를 받는 거래를 하게 된다. 며칠 지나지 않아 네 번째 살인이 일어나고 범인을 알고 있다는 제보자인 외과의사 다니엘이 등장한다. 올해 공연에는 유준상, 안재욱, 엄기준, 김법래, 민영기 등의 초연 멤버와 신성우, 이정열, 성민(슈퍼주니어 멤버), 서지영 등 지난 공연을 통해 ‘잭더리퍼’를 빛낸 배우들이 뭉쳤다. 여기에 송승현(FT 아일랜드 멤버), 이희정, 양꽃님, 제이민 등의 신예가 가세해 환상의 호흡을 보여 줄 예정이다. 이번 캐스트는 2012년 7월 국립극장 공연과 9월과 10월에 도쿄 아오야마 극장 공연에 동시 출연한다. 뮤지컬 ‘잭더리퍼’의 프로듀서이자 엠뮤지컬의 대표인 김선미는 “뮤지컬 ‘잭더리퍼’의 일본 공연진은 국내외 유수의 파트너가 의기투합했음은 물론, ‘잭더리퍼’를 성공작으로 이끈 제작진과 배우까지 해외 진출 역사상 최고의 드림팀으로 구성됐다”며 “국내에서의 성공에만 만족하지 않고 아시아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로 한국 뮤지컬의 위상을 떨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잭더리퍼’는 의심이 의심을 낳는 상황에서 앤더슨이 예기치 못했던 또 다른 사건을 만나면서 과연 진짜 살인마는 누구인지를 추리해가는 과정이 공연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7월 20일부터 8월 25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왕용범이 극본 및 연출을 맡았으며, (주)엠뮤지컬아트, CJ E&M, 인터파크 INT가 공동제작을 맡았다. 어둠 속에서 관객의 피부를 더듬는 공포 연극 ‘두 여자’는 공포가 보다 가미된 공연이다. 공연 포스터에는 ‘임산부와 노약자는 관람을 삼가라’는 경고 문구가 눈에 띈다. 극에는 귀신이 등장하고 더더욱 소름을 끼치게 하는 건 그 귀신이 관객들과 직접적으로 스킨십을 한다는 것. 암전된 극장에서 귀신들의 손이 언제든 당신을 건드릴 수 있다. 귀신들은 무대와 객석을 자유자재로 넘나들어 관객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든다. ‘두 여자’는 평범했던 가정이 정신병원에 방화한 한 여자에 의해 비극적인 일들을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약간 기묘한 분위기가 감도는 집안에서 정신병원 화재 사건이 난 기사를 보고 아내가 심하게 동요한다. 이윽고 집으로 의문의 전화가 걸려오고, 연이어 이상한 상황들이 발생한다. 남편은 아내를 안심시키고 다독이지만 딸도 점점 이상해져만 간다. 엄마 주명희와 엄마의 숨겨진 동생 주명선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비밀들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공연 관계자는 “그동안 공포 연극들이 여름 한 철 기획공연으로, 진부하고 상투적인 스토리라인을 갖고 단지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단편적인 공연이었다면 ‘두 여자’는 서스펜스 호러 장르의 공연”이라며 “그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한, 뼈 속까지 저려오는 색다른 공포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 전했다. 레츠고엔터테인먼트가 주최와 주관을 맡았으며, 서울 라이프씨어터에서 9월 2일까지 공연된다.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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